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가게 된 화도진 공원은 공원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작지만 당찬 모습으로 오랜 역사와 희망찬 내일의 인천시 동구'를 표현한다는 동이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화도진 공원은 인천시 동구 화수동 주택가에 자리한 곳으로 아주 작은 공원이었다. 인터넷으로 보는 것 과는 많은 차이가 났던 화도진공원이었다.
화도진은 1878년(고종 15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다음해인 1879년에 완공되었으며, 고종이 '화도진'이라 이름짓고 서해안 방어를 맡긴 곳으로, 1882년에는미국과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곳이다. 그 후 여러 변화속에서 화도진은 불타 없어지고, 주택들이 밀집되어 있는 가운데 인천광역시에서 1988년 9월에 옛 화도진도를 기본으로 다시 복원한 건물들로, 인천광역시 기념물 2호로 지정되었다.
단순하게 방어진지였던 화도진이 다시 옛모습으로 복원되고 공원화 되는 역사적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교류가 이곳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인것 같다.
동이 조형물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기역자로 된 '내사' 건물로 들어섰다. 넓은 앞마당 왼쪽에 자리한 '내사' 건물은 안주인이 생활하던 공간으로 대청마루와 안방에는 그 당시 사용했을 생활용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안방에는 병풍과 머릿장, 폐물함, 3층장등이 있고, 대청마루에는 찬장과 쌀뒤주등이 놓여 있었다. 안방과 안방에서 멀리 떨어진 끝방쪽에는 어머니와 며느리로 보이는 조형물이 방안에 들어 앉아 있었다.
내사에서 동헌으로 연결된 문을 들어서 왼쪽 계단위에 '육모정'이라는 현판이 새겨진 아담한 정자도 세워져 있다. 육모정은 화도진공원의 유일한 정자로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관리들이 손님을 접대하는 장소였던듯 싶고, 육각형태로 지어진 정자이기에 육모정이라 이름을 붙인것 같다.
화도진공원의 주요 건물인 동헌으로 들어섰다. 동헌은 지방 수령이 업무를 보던 건물로 현감, 수사, 병사, 감사가 주재하는 관아의 본 건물이다. 이곳 화도진의 동헌은 병인양요후 연안각지에서 새로 들어선 31문의 포대를 관할하기 위한 곳으로 행정업무를 위한 장소로 사용되었다.
동헌건물의 넓은 앞마당에는 새로 재현해 놓은 듯 말쑥해 보이는 우물이 놓여져 있고, 바로 옆에는 당시의 무기류등을 전시해 놓은 전시관이 1층 건물로 들어서 있었다. 동헌의 오른쪽 방에는 당시 '조미수호통상조약'의 체결 현장 모습을 재현해 놓은 방으로, 조선과 미국의 대표들이 마주 앉아 있었다. 인형으로 재현해 놓았지만,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듯 우리 선조들의 얼굴 표정엔 못마땅하고 기분 나쁘다는 듯한 표정이 보였고, 미국측은 자신만만하고 여유로운 듯한 얼굴들로 보였다.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현장의 모습만 보아도 아이들에겐 당시의 역사 현장을 보여 줄 수 있는 체험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자로 길게 지어진 전시관도 둘러보았다. 전시관은 후손들에게 외세의 개항 압력을 둘러싼 근대사의 전개 과정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동헌의 일부였던 행랑채를 개조한 곳이다. 전시관에는 화도진 복원의 기초자료가 되었던 옛 '화도진도'를 비롯해 미국과의 한미수호 조약 체결시 조선의 대표자였던 전권 대신 '신헌'의 영정과 그 당시 병사들의 의복류및 각종 무기 류를 둘러 볼 수 있었다. 전시관이라고 하기엔 의복 몇 벌과 무기류 몇 점만이 전시되는 공간이라 약간 아쉬움이 컸지만, 우리나라가 서구 국가와 최초로 조약을 맺은 유서깊은 자리에 있는 전시관 이었다.
당시의 조미수호통상조약집도 볼 수 있었다. 규장각에 소장되었던 것으로 조선과 미국이 국교와 통상을 목적으로 체결했다.
▲조미수호통상조약집
신헌 장군은 조선시대의 무신이자 외교가로 1876년에 강화도 조약을 1882년에 전권대관이 되어 미국의 슈벨트와 한미수호조약을 체결하고 판삼 군부사가 되었다. 예서와 문장에 뛰어났던 인물 이었다.
전시관을 나와 화도진 공원을 뱅그르 돌아 화도진의 정문으로 향했다. 나즈막한 담장위로 아름 드리 나뭇 가지가 내려앉아 제법 운치 있는 풍경을 보여주었다. 까치발을 하면 담장너머 안마당 이 환히 보일 듯한 키작은 담장은 오래전 시골길 풍경을 보는듯도 했다. 담장사이로 길을 거닐며 역사적으로 의미 있고 뜻깊은 화도진 공원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것만 같아 한편으론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나의 눈에 비친 화도진 공원은 지역주민들의 산책로로밖에 보이지 않았 으니 말이다.
한미수교 기념비도 볼 수 있었다. 한미 수호통상조약은 1882년 5월 22일 대조선국 전권대관 경리통리아문사 신헌과 대미국 전권대신 총병 로버트 윌슨 슈펠트 사이에 조인된 조약으로 우리 나라와 서구가 처음으로 맺은 조약이었다.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기념비로 1982년에 세워졌다.
야외전시장에는 홍이포와 중포, 소포가 전시되고 있었다. 명나라에서 정두원원이 도입하였지만, 사용되지 않다가 영조때부터 다시 만들어 사용했다는 홍이포와 신미양요를 겪은 뒤 국방강화를 위해 강화도 등지에 배치했던 우리나라 재래식 화포중 가장 발달된 중포와 소포도 함께 전시 되었다.
화도진은 과거에 서해안 방어를 위한 진지로서의 역할로 세워졌지만, 현재는 주택가에 둘러 쌓여 인근 주민들이 오며 가며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쉼터이자 작은 공원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미국과 최초로 조약을 맺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으로 군사적 요충지였지만, 왠지 홀대 받고 있는 건물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화도진공원은 미국과 통상조약을 처음으로 맺었던 역사적인 곳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 줘야 할 뜻깊은 곳이다. 화도진공원을 찾은 관람객은 우리 일행외에 단 한 사람 뿐이었 는데, 공원 주차장으로 이용될 주차장은 지역주민들의 차지가 되어 정작 멀리서 화도진 공원을 찾은 관람객은 주차장이 없어 도로가에 세워 놓아야만 했다. 관리요원이 있었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역주민의 주차난을 생각하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지만, 씁쓸한 기분은 지울수가 없었다.
화도진공원
인천광역시 동구 화수동 138번지
문의 032)763-3562(관리사무실)
032-770-6201~6(공원녹지팀)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6시 무료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