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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축제·공연·행사

동락… 어설프다. 근데 흥겹다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

 

동락… 어설프다. 근데 흥겹다
무대의 주인공은 참가자와 관객


동락(同樂), 함께 즐기는 무대가 펼쳐졌다. 남동문화예술회관은 짝수달 마지막 화요일마다 아마추어 재능인들이 모인 '동락, 열린무대'(이하 동락)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즐거움을 나누면 배가 된다고 한다. 지난 26일에 열린 6번째 '동락'의 즐거움을 나누는 현장을 다녀왔다.

 

 

 

 

시계바늘이 여섯시를 가리킬 즈음, 참가자들이 하나, 둘 모인다. 리허설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기타 공연을 준비한 김민희, 이현정 씨도 한창 연습 중이다.
"여기 남동문화예술회관에서 클래식기타를 수강하고 있어요. 동락무대는 2번째인데, 떨려요..."라며 기타줄을 다시 잡는다.
오늘 무대에 참가한 김영주 씨는 색소폰을 연주한다. "전 안떨려요! 청심환을 먹었거든요..(웃음) 색소폰을 배운지는 3개월째예요. 지난 동락공연을 관람하고 바로 참가신청을 했어요. 재밌을 것 같아서요."라고 말한다.
단소와 대금합주를 준비한 학생들도 대열을 맞추고 음을 다시 잡는다.


 

 


 

무대가 아직은 어색한 참가자들 사이에서 유독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마이크 음량부터 참가자 대열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남동문화예술회관의 박은희 관장이다. 그녀는 동락무대를 처음 고안하고 기획한 장본인이다.
"남동문화예술회관은 남동구 직영 예술회관이에요. 당연히 구민들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구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했죠. 최근에는 동구나 서구 등 다른 구에서도 참가하러 오세요." 

 

 

 

오후 8시, 객석의 빨간 의자가 사람들로 가득 채워졌다. 드디어 무대의 막이 오른다. 논현동에 거주하는 엄영숙 씨가 사회를 맡았다. 그녀의 입담으로 객석과 무대가 서서히 워밍업을 한다.
첫 무대는 기타 선율과 함께 시작된다. 떨리는 가슴 대신 기타줄을 부여잡은 김민희, 이현정 씨는 관객의 마음을 울리며 연주를 마친다.

 

 

 

 

김윤정 씨는 동락무대의 사회를 맡은 엄영숙 씨의 딸이다. "지난번 공연 때도 와서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구요. 무대가 부담스럽지도 않구요. 공연하는 시간도 적당해요. 직장인이나 학생들도 평일에 관람할 수 있으니까요."


여운을 남기는 무대에 이어 일산에서 달려온 김무성 씨(67)의 '대통령 성대모사' 무대가 바통을 잡았다. 그는 "시속 67km를 달리는 내가 교통체증을 일으키진 않을까 걱정했다."며 짧게 인사를 마치곤 '대통령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문을 낭독하며 금새 대통령으로 빙의되었다.
감탄사를 연발하고, 웃고, 즐기면서 무대는 계속되었다. 노래, 하모니카, 시낭송 등 시민들의 다양한 재능이 박수와 격려를 받는 무대였다.

 

 

 


오늘 동락무대를 처음 관람한 강재옥 씨는 손녀딸과 함께 왔다. "집이 가까워서 한 번 와봤는데 너무 신나고 재밌네요. 같이 노래하고 박수치고.. 주변에도 알려주고 싶어요. 3월 2일에도 공연이 있다던데, 보러 오려구요."
다음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미리 공연장을 찾은 사람도 있다. 여현미 씨는 다음 동락무대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기타연주를 할 거예요. 평소에도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즐기는 활동을 좋아해요."

 

 

 


동락무대는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참가자들의 장기 자랑, 2부는 UCC 감상, 3부는 다과 및 수다 시간이다. 무대에서 내려온 참가자와 관객은 휴게실에서 다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대에서 끝나는 공연이 아닌, 말 그대로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전문공연인이 아닌 참가자와 관객이었다. 다음 무대의 주인공은 지금 이 기사를 보고 있는 그대일 수도 있다. ‘동고(同苦)하면 동락(同樂)’ 할 수 있는 만고의 진리를 느낄 수 있다.


짝수달에 '동락'이 있다면, 홀수달에는 '빛, 소리, 색 탐험'이 있다. 올해 신설된 체험프로그램이다. 홀수달 둘째주 토요일마다 음향, 조명, 무대장치를 실제로 만지고 경험하면서 무대의 뒷모습을 엿볼 수 있다.
멀게 느껴졌던 문화생활이 내 집처럼 편안해 지는 곳, 남동문화예술회관은 문화복지공간이다. (문의 : 032.453.5710)


차지은 청년기자 minsable@hanmail.net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