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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뜨렛길 작은음악회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3. 8. 19:18

“토요문화의 길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아뜨렛길 작은음악회
송림지하도가 아뜨렛길로 새 단장하면서 어둡고 무섭던 지하도는 이제 빛이 드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빛을 뚫고 나온 익숙한 멜로디와 음표가 만들어낸 길을 따라 파란 객석에 앉았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나도 몰라. 그냥 지나다가 노래가 들리길래.” 옆에 앉은 아주머니도 오늘 처음 오신 듯 했다. 공연을 보다 몸을 일으켜 이리저리 살피니 입간판이 눈에 띠었다.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음악회? 담당자를 찾았다.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물어 찾은 담당자는 색소폰을 연주하는 중이었다.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한상필 씨는 참가자들을 챙기느라 무대 밖에서도 바쁘다. 그는 왜 이런 무대를 꾸미게 되었을까?

한상필 씨(맨 왼쪽)
“버려진 공간이 아뜨렛길로 바뀌면서 볼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음악을 하니까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음악회를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초기엔 관객 한 두명을 위해 연주를 한 적도 있었다. 입소문을 타고 점차 관객이 늘었다. 4개월이 지난 지금은 파란 좌석이 가득 찰 만큼 인기가 좋다. 지나가던 행인들도 서서 박수를 치고 함께 즐긴다.

색소폰, 기타, 하모니카, 키보드 등 악기의 종류도 다양하다. 어떤 악기여도 상관없다. 노래를 불러도 좋고, 악기를 다루지 못해도 괜찮다. 원한다면 한상필 씨가 직접 기타와 색소폰을 무료로 강습해 준다. 오늘 작은 음악회에서 첫 데뷔를 한 이종수 씨도 한상필 씨의 색소폰 강습을 받고 무대에 올랐다.
“엄청 떨렸는데, 무사히 마쳐서 다행이에요. 제 취미로 지역 주민들을 즐겁게 해 드릴 수 있다는 사실이 보람되고, 무대에 오르면서 자신감도 얻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유나(예명)씨도 작은 음악회에서 주민들과 함께했다. “어릴 적 꿈이 가수였어요. 워낙 노래를 좋아해요. 기회가 되서 함께 활동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무대에서 노래를 할 수 있어 즐거워요. 지역주민께 봉사도 할 수 있어 보람 되구요.” 참여도 무료, 관람도 무료, 무대에 오르는 즐거움과 봉사의 보람을 느끼고 싶다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땅 밑의 작은 음악회다.

무대는 시민과 함께 꾸며진다. 무대에 오른 연주자가 준비한 노래가 끝나면 관객석에서 신청곡을 받는다.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들려주는 라이브 연주가 관객들에게 위로가 된다. 옛날 레코드판 돌리던 DJ오빠들처럼. 한 쪽에는 연주를 들으며 티타임을 즐길 수 있도록 커피와 녹차가 마련되어 있다.

객석에 앉은 한에스더(송림동) 씨는 “너무 즐겁고 신나요. 아뜨렛길이 생긴 뒤에 동네를 찾는 젊은 사람도 많아졌어요. 나도 공연보러 왔다가 근처 시장에 들르기도 하고 그래요.”
한상필 씨는 말한다. “언젠가 객석에 있던 노인분이 고맙다며 피로회복제 3병을 주시더라구요. 알고 보니 아드님께 받은 용돈으로 사주셨던 거였어요. 전국 노인인구 밀도 1위가 인천 동구지역 입니다. 특히 이 동네는 실향민이나 노인분들이 많이 거주하세요. 그분들이 한 두시간 잠시 앉아 쉬면서 즐거워하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무대가 끝나고 하나 둘 사람들이 일어섰다. 그리고 무대와 객석이 사라진다. 정리하는 사람들은 연주자와 인근 주민들. 어느새 주민들이 의자를 치워주고 계셨다. 작은 음악회는 무대 마지막 까지 주민의 손이 닿고 있었다.

<작은 음악회> 언제? ▶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어디서? ▶ 아뜨렛길 누가? ▶ 누구나 참여 가능 문의? ▶ 한상필 (010-9890-2331)
차지은 청년기자 minsable@hanmail.net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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