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플랫폼 페스티벌, 예술로 Burn짐을 다녀오다
2014 플랫폼 페스티벌, 예술로 Burn짐을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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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예술공간,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중구 해안동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다양한 예술가들의 창작과 연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으로 1920~40년대와 1890년대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리모델링한 곳, 인천아트플랫폼입니다. 교육관, 전시장, 공연장, 스튜디오 등 13개 동 규모로 2009년 조성되었습니다. 무너져가던 근대건축물을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한 사례입니다. 인천아트플랫폼이 개관5주년을 맞아 '2014 플랫폼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2014 플랫폼 페스티벌;예술로 Burn짐
아트플랫폼은 차이나타운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북적북적 한 예술의 기운을 찾아 평상시 인천아트플랫폼을 찾는다면 그 특유의 적막함이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특히, 공연이나 전시가 없는 기간에는 그 고요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 수많은 건물 벽 안에서는 약 150여 명이 넘은 예술가들이 창작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상상해보신 적이 있나요? 이 안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지. 1년에 딱 3일 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업실을 공개했습니다. 정말 멋진 일이죠? 하지만 이건 '2014 플랫폼 페스티벌' 축제의 일부분입니다.
지난 10월 17일부터 3일 동안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플랫폼 선언', 실험적 다장르 공연 ‘플랫폼 프리덤', 예술가들과 지역 공간의 만남 '플랫폼 살롱', 시민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 '플랫폼 펀(Fun)치' 구성된 '2014 플랫폼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플랫폼 선언 중 입주작가 퍼포먼스 '하품선언의 동시통역(윤주희)'
예술가와 시민, 우리 모두의 축제
2014 플랫폼 페스티벌은 예술가와 시민들이 예술을 매개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축제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예술가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시민들은 평소 인천아트플랫폼의 예술가들이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에 관해 호기심이 가득합니다. 이 양쪽의 오랜 짝사랑이 이루어지는 것과도 같은 정말 말 그대로 우리 모두의 축제였습니다.
▲오픈 스튜디오 '패트릭 칼린 모훈드로(Patrick Carlin Mohundro)'
▲오픈 스튜디오 '패트릭 칼린 모훈드로(Patrick Carlin Mohundro)'
그 비밀스러운 공간을 열다, 오픈 스튜디오
예술가의 작업실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지인도 아닌 길가는 이들에게 제 방을 공개하는 것과도 같은 느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1년에 한 번 3일 간 당해 연도 입주한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공개하는 '오픈스튜디오'. 가장 먼저 들여다 본 '패트릭 칼린 모훈드로(Patrick Carlin Mohundro)'의 작업실입니다. 주인도 자리를 비운 작업실에 발을 들이는 낯설음은 이내 소소한 즐거움으로 바뀝니다. 자신이 평소 사용하는 물건들을 책상 위에 가지런히 정리해둔 모습에서 작가의 환영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몰스킨 수첩, 연필과 포스트잇 그리고 깨끗이 설거지하여 물기 빠지게 거꾸로 세워둔 도시락통. 이 모든 것들이 그 작가를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책상 위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데 검정 가방 위 한글 말로 '반갑습니다'가 써져 있네요.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픈 스튜디오 '조현선'
작업실에 들어서는 순간 화려한 색감의 캔버스와 다양한 미술 도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에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입주해있기 때문에 방에 들어설 때마다 선물 상자를 여는 것과 같은 설렘이 있습니다. 이렇게 작업실을 공개한다는 것이 예술가로서 부담스럽지는 않은지에 관한 질문에 조현선 작가는 부담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 우리로서도 즐거운 일이라며 환하게 웃습니다. 작업실에 들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말을 건넴으로써 대화가 시작되고 그 대화로 작업실 공간 안의 공기가 어느 새 따뜻해집니다.
▲오픈 스튜디오 '조현선'
'당신의 지금은 어떻습니까?' 란 질문과 함께 노란 물감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여 나의 현재를 저 캔버스에 표현하는 이벤트를 마련한 것입니다. 3일 동안 이 방을 거쳐 가는 많은 이들의 지금이 저 위에 겹겹이 쌓이겠지요. 오픈 스튜디오는 단순히 작업실 공개를 넘어서 축제 안에 마련된 또 하나의 작은 축제이기도 합니다.
▲오픈 스튜디오 '김희연'
인천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풍경들을 캔버스에 담은 김희연 작가의 작업실입니다. 이곳이 인천인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렇게 멋진 건물들이 어디에 꼭꼭 숨어있었을까요? 인천아트플랫폼의 구석구석을 사진도 한 쪽 벽면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건 김희연 작가가 마련한 이벤트라고 합니다. 똑같은 곳을 찍어 오는 분에게 그림을 선물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저 멋진 그림은 어느 분에게 갔을까요?
▲오픈 스튜디오 '가이 코니스테인(Guy KONIGSTEIN)'
작업실에 들어오는 것을 부디 망설이지마라며 발길을 재촉하는 이 재밌는 카펫을 만든 이는 가이 코니스테인(Guy KONIGSTEIN)작가입니다. 그의 말대로 망설이지 않고 성큼 안에 들어가 봅니다.
▲오픈 스튜디오 '가이 코니스테인(Guy KONIGSTEIN)'
작업실 책상 위에는 휴대용 가스렌지, 냄배, 도마 등 여러 조리기구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다짜고짜 앉으라며 다시 한 번 망설임 없이 앉았건만 약 15분간 잘 못하는 영어로 빨래 쥐어짜듯이 꼭꼭 눌러 짜며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고된 시간의 보상은 달콤한 방울토마토 쨈이 가득 올려진 팬케잌.
이 이벤트는 가이 코니스테인 작가가 일반 사람들은 예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고자 마련한 것입니다. 이번 오픈 스튜디오에는 한국 외에도 미국, 이스라엘 오스트리아와 같은 다양한 나라의 예술가들도 참여하여 더 다채로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픈 스튜디오 '로미 아키투브(Romy ACHITUV)'
▲오픈 스튜디오 '배미정’
▲'Guide Tour' 퍼포먼스+설치(Bang&Lee)
▲프로젝트 전시(이하람)
▲11월_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하여(두들쟁이 타래)
'2014 플랫폼 축제'는 이런 오픈 스튜디오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었습니다. 평소 자주 접하기 힘든 실험적인 공연들을 무료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연부터 거리음악극, 퍼포먼스, 인형극까지 다채로운 공연들로 꾸며진 즐거운 축제의 현장이었습니다.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공연을 선보이는 설렘의 시간이기도 하구요. 예술 축제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가을입니다. 이번 플랫폼 축제를 뒤늦게 아셨다고 아쉬워하지 마세요. 매년 10월 '플랫폼 페스티벌'은 다시 돌아온답니다. (예정)
인천에서 예술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중의 하나인 인천아트플랫폼. 이번 '2014 플랫폼 축제' 기간 외에도 공연과 전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예술가들의 열정과 시민의 애정이 모여 함께 만들어가는 복합문화예술공간입니다. 아트플랫폼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일정은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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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플랫폼 페스티벌, 예술로 Burn짐을 다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