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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인천 역사] 최초의 금속활자로 찍은 상정고금예문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11. 6. 11:00

 

 

안녕하세요, 인천시청입니다.

책으로 보는 인천 100선 이야기 아홉 번째 시간이 왔습니다.

오늘은 최초의 금속활자로 찍은 상정고금예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죠.

 

 

 

 

 

 

 

 

 

 

고려 왕조가 무신집정기에 접어든 직후인 13세기 초,

동아시아의 국제정세는 몽골의 출현으로 새롭게 재편되었습니다.

당시 남송, 금, 동진국, 대요수국 등이 존립한 가운데 대제국을 건설한 몽골은

고려를 정복하기 위해 6차례에 걸쳐 전쟁을 도발하였지요.

1231년(고종18) 제1차 침공 이후 물러났던 몽골군이 재차 침공하려 할 즈음

고려는 개경에서 강화도로 수도를 옮기게 되었는데, 개경으로 다시 환도하기까지

39년간의 '강도시대'를 열게 되었습니다.

강도시대에는 특히, 팔만대장경 간행 등 정신력의 결집으로 외적을 물리치고자 했는데,

팔만대장경 간행 직전인 1234년(고종21)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상정고금예문'이란 책을 펴낸 바 있습니다.

상정고금예문은 고려 인종 때 최윤의 등 17명이 왕명으로

고금의 예의를 수집, 고증하여 50권으로 엮은 전례서인데요.

 

 

 

 

 

 

 

 

 

 

 

현재는 남아 있지 않지만, 강화도 천도 후 최이의 주도 아래 금속활자로

'상정고금예문' 28부를 인쇄했다는 사실이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 최이는 1234년 진양후로 책봉됐고 이규보는 1241년 숨졌기 때문에

아마도 최초의 금속활자본은 1234년에서 1241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직지심체요절'보다 130년이나 앞선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뒷받침해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있습니다.

최이가 직접 쓴 글에 따르면, 강도시대인 1239년(고종26) 당시 '상정고금예문' 외에

또 다른 책이 금속활자로 인쇄된 사실이 있는데, 책의 정확한 이름은 '남명천화상종증도가'입니다.

실제로 이 책은 보물 제 758호로 지정되어 현재 목판본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당시 금속활자본을 다시 목판본으로 만들어 인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239년은 고려 왕조가 강화도에 천도한 지 7년이 지난 시점으로 천도 직후의 어수선한 상황을 감안하면

금속활자 제작과 인쇄는 강화도 천도 이전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

당나라 현각 스님이 득도한 뒤 선종의 법문을 설명한 것에 송나라 법천(남명) 스님이 주석한 책입니다. 현재 원본(금속활자본)은 남아 있지 않고, 고려 무신정권 때(1239) 강화도에서 찍은 번각본(책을 뒤집어 목판을 새긴 다음 다시 찍음)만 전해 옵니다.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찍은 직지심체요절은 금속활자가 아니라 활자본인데요. 활자는 전해내려오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증도가' 자는 실물 형태로 남아있는 금속활자입니다. 현재 문화재청에서 고증 작업 중으로 직지와 비교해 적어도 138년(1239년 기준) 이상 세계 최고의 역사가 앞당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