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근대 개항기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거리. 잘 보존된 근대 건축물과 어우러지는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어 인천의 필수 관광지이기도 하다. 근대 개항거리에서 이제 우리의 근대문학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지난 세월의 어느 때에는 아픈 역사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인천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아트 플랫폼’, 바로 옆의 빨간 벽돌 건물. 일제 강점기에 세워져 물류 창고, 김치공장 등으로 쓰이던 오래된 건물이 한국 근대문학의 보고로 재탄생한 것이다.
인천시와 인천문화 재단이 2007년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건립 작업에 들어가 6년이 넘는 준비기간을 거쳐 9월 27일 ‘한국 근대문학관’을 개관했다. 대지면적 약 1,107㎡(335평), 연면적 약 1,669㎡(505평) 규모에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다목적 강의실, 수장고와 사무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2만 9천여 점이 넘는 작품, 자료가 보관된 문학관은 우리 근대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최초의 종합문학관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특별하다.
건립 당시의 콘크리트 벽과 나무기둥, 서까래가 그대로 살아있는 건물 내부에서는 120여 년간 세월이 느껴진다. 누렇게 색이 바래고 너덜너덜해진 표지를 바라보고 있자니 시계를 거꾸로 되돌려 과거에 와있는 기분이 든다.
1890년대부터 1948년까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 꾸며진 상설전시 1층에서는 우리 근대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모두 원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최남선, 이광수, 김소월, 한용운, 나도향, 현진건, 염상섭, 정지용과 백석, 카프(KAPF) 소속의 작가와 시인 등 대부분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배우는 작가와 작품이며 일반 시민들에게도 익숙한 작품이 많다.
단순히 보기만 하는 전시가 아닌 당시의 책을 읽어볼 수 있는 복각본 체험, 요지경 체험, 포토존, 콘텐츠 다운로드, 주요 작품 리플렛 서비스 등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체험하며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단막극장도 있다. 서울 출신이지만 인천에서 성장했던 작가 현덕의 대표작 <남생이>가 애니메이션으로 상영된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얼굴들. 작은 이름표를 들여다보니 근대 문인들의 얼굴이 새삼 친근하게 다가온다. 스마트폰의 근거리무선통신(NFC)가 적용된 캐리커처이기 때문에 한국근대문학관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뒤 얼굴에 갖다 대면 작가의 이력과 작품 원본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이 이런 세상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 문득 궁금해진다.
유은지 씨(서울)는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보고, 글로만 봤던 작품들인데 눈에 보이게 전시를 해둬서 이해하기가 쉽다. 원본을 직접 보고 퀴즈를 풀고 영상도 보니까 근대문학에 더 재밌게 접근할 수 있어서 좋다.”며 전시를 감상했다.
2층에는 인천의 근대문학과 한국 대중문학을 보여주는 전시가 마련돼 있다. 김동석, 함세덕, 배인철 등에 인천이 배출한 문인과 작품 소개, 인천 문학지도, 근대문학 속에 그려진 인천의 모습을 비롯해 인천의 근대문학을 소재로 한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어 인천의 근대문학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한국 대중문학 코너는 일제강점기에 대중의 사랑을 크게 받은 연애소설과 탐정 모험 소설을 주제로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이수일과 심순애 영상
백가면中 백가면과 경찰의 대치장면
기획전시장에서는 ‘입속의 검은 잎’이라는 주제로 기형도를 만날 수 있다. 인천 연평도 출신인 그는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지만 현대 시에 큰 영향을 남긴 문인이다. 그의 문학이 이종구, 리금홍, 차지량, 오재우 등 4명의 아티스트에 의해 사진, 영상, 설치물, 회화 등으로 되살아 났다. 앞으로도 소장 자료에 대한 연구, 문학과 미술, 영화 같은 타장르와의 만남 등 문학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획전시를 계획 중이라고 한다.
기형도 기획전시
일부러 시간을 내서 들렀다는 박윤기 씨(인천)는 “글 쓰는 사람으로써 이런 문학관이 세워졌다는 것이 흐뭇하기도 하고 앞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뿌듯하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윤기 씨
한국 근대문학관은 단순히 문학의 과거를 전시하는 곳이 아닌 현재와 소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공간이 되고자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과 과정 연계, 큐레이터 체험, 문학사 강좌를 비롯해 인문, 교양 프로그램인 세계문학 특강, 문화의 길 총서 강좌, 인문학 석학 강좌, 전문가 프로그램 학술 심포지움과 문학포럼, 교사를 위한 특별 강좌 등을 준비 중이다. 그 밖에 사진전, 애니메이션 상영, 감독과의 대화, 낭독극 등 다채로운 행사도 예정돼 있다.
인천문화재단의 함태영과장은 “당시의 중요한 문학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한국의 근대문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쉽게 배우고 재미있게 즐기는 문학관, 지속적인 재방문이 가능한 문학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문학관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근대문학관>
www.http://ifac.or.kr/
인천시 중구 신포로 15번길 76
032-455-7165
관람시간: 10:00 - 18:00 (17:30분까지만 입장 가능)
휴관일: 매주 월요일 (단, 월요일이 공휴일 또는 연휴일 경우 그 다음날) 및 공휴일,
1월1일, 설날, 추석연휴 또는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정하는 휴관일
단체관람: 20인 이상 단체관람의 경우 예약을 권장함 (중학생 이상만 단체관람 가능)
주란 청년기자 rri0217@naver.com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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