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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호로록 맛있는집

옥련동 떡볶이 맛집을 소개합니다!

 

 

 

떡볶이는 1970년대 정부에서 ‘분식 장려 운동’을 시행하면서 거리의 대표 음식이 되었지요.

매콤하고 달콤한 고추장 소스에 밀을 재료로 만든 떡을 넣어 입맛에 맞게 볶거나 끓여서 먹는 떡볶이.

가격까지 부담이 없어서 예나 지금이나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국민간식으로 자리를 굳힌 지 오래입니다.
요즘은 기호에 따라 치즈떡볶이, 카레 떡볶이, 짜장 떡볶이, 쌀 떡볶이 등
다양한 퓨전 떡볶이가 있지만,

변함없는 옛날 즉석떡볶이 맛을 고집하며 대를 잇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옥련동에 위치한 ‘즉석떡볶이’인데요. 할머니의 고단한 삶이 만들어낸 이 맛을

사람들은 ‘할머니 떡볶이’라고 부릅니다.

“처음에는 가게 이름이 없었어요. 그냥 즉석에서 끓여 먹는 떡볶이라서 ‘즉석떡볶이’ 집이였는데

사람들이 할머니가 만든다고 ‘할머니 떡볶이’라고 불러서 간판도 그렇게 걸었어요.”
이제는 입소문을 넘어 12개의 분점을 통해 그 맛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떡볶이집의 작은 주방에서는 송옥순 할머니(74)와 며느리가

그날 판매할 떡볶이재료를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쫀득한 떡과 함께 육수를 끓이고 어묵과 쫄면사리와 갖은 야채 등을 통에 담아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 손님이 들어옵니다.
8년 단골이라는 손님 김보미 씨(36, 중구 신흥동)는 “늘 손님이 많아서 일찍 포장하러 왔어요.

옛날에 먹던 맛이라서 질리지 않고 좋아요. 국물에서도 깊은 맛이 나는 것 같고...

이렇게 포장해가면 부담 없고 푸짐해서 가족들이 아주 좋아해요.”라며 포장주문을 합니다.

 

 

 

 

 

 

 

 

 

 

“고추장이 맛있어야 해요.” 송 할머니는 고추장 창고에서 붉은 빛깔의 고추장을 맛보며 흡족하게 웃습니다.

30년 전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떡볶이 장사를 시작했다는 송 할머니는 당시 빚더미에 앉아

아픈 남편을 비롯해 중학생과 고등학생이었던 자식들과 함께 살아갈 날이 막막하기만 했다고 합니다.

“돈을 벌어야하는데 할 줄 아는 게 없었어요.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그때 떡볶이 장사를 시작했지요.”
당시 서울 무허가판자촌에서 시작한 떡볶이가게는

손님들로부터 맛을 인정받으면서 단골이 하나둘 늘어갔습니다.
“떡볶이는 불경기일수록 손님이 많아요.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이 먹기에 부담이 없거든요.

그래서 비싸면 안돼요. 정신없이 장사할 때는 돈이 없어서 먹고 몰래 도망가는 손님들도 많았어요.

오죽 어려우면 그럴까? 생각하면서 용서하지요.”

 

 

 

 

 

 

 

 

 

하루에 3,4시간 잠을 자면서 떡볶이에 생계를 걸었습니다.

새벽시장을 다니면서 필요한 장을 보고 정성을 다해서 떡볶이를 만들었고요.

정성만큼 손님도 점점 늘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 떡볶이 맛을 만든 결과인데요.

추후 무허가 판자촌이 재개발 되면서 가게를 비워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9년 전 옥련동으로 와서 다시 시작했어요. 그때는 인천에 즉석 떡볶이 집이 별로 없어요.

학생들이 와서 먹고 가족을 데려 오면 그 가족이 단골이 되고, 또 다른 손님이 단골이 되면서

맛을 인정해 주었어요. 고맙고 감사하지요. 지금은 몸이 아파 아들과 며느리가 그 맛을 이어가고 있어요.”

 

 

 

 

 

 

 

 

 

작은 가게 안이 정오가 되자 손님들로 붐비고 손님들이 벽에 남긴 낙서가 기다림을 재미로 채워줍니다.
한쪽 벽면에는 용현동, 임학동, 부개동, 학익동, 논현동, 관교동, 모래네 시장, 삼산동, 간석동,

부천 상동, 시흥시 은행동, 경남 통도사 등 12개의 분점을 소개하는 표지판이 붙여져 있습니다.
“먹어본 손님들이 가게로 문의를 하십니다. 그분들에게 고추 장소스만 재료비를 받고 제공하고 있어요.

나머지 재료는 공동구매하면 원가절감이 되니까 싸게 구매할 수 있어서 서로 좋더라고요.

체인점은 거창한 게 아닌 그런 차원입니다.”

아들 정소운 씨(47)는 오늘 온 손님이 다시 찾아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떡볶이를 만든다고 말합니다.

 

 

 

 

 

 

 

 

 

송 할머니는 “맛도 중요하지만 양에 인색하지 않고 양념도 아끼지 말며,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직하게 만들어야 해요.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버리면 안돼요.

손님을 대할 때도 정이 가게 대해야죠. 기억해주고 알아주면서요.

그런 마음으로 장사를 하니까 손님이 먼저 알아주고 다시 찾아 와요.”라며 맛의 비결을 말했습니다.

 

 

 

 

 

 

 

 

 

▲박영희 I-View기자 pyh6061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