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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체험 이색 카페, Cafe'ra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3. 28. 16:54



200만원짜리 렌즈를 커피 한 잔 값에?

카메라 체험 이색 카페, Cafe'ra


“찰칵!”, “찰칵!”

자그마한 카페 안, 카메라 셔터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카메라 보급률 1위 국가인 만큼 카페에서 DSLR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이 흔한 풍경이지만 송도 커넬워크에 있는 Cafe'ra의 풍경은 또 색다르다. 손님의 카메라가 아니라 카페의 카메라이기 때문이다. 



▲cafe'ra에 진열되어 있는 카메라와 렌즈, 삼각대


Cafe'ra는 ‘카메라를 체험하는 이색 카페’라는 테마로 2012년 7월에 오픈했다. 카페이름도 Cafe와 Camera를 더해 지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카운터 뒤를 가득 채우고 있는 카메라와 렌즈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담한 공간 안에 널찍하게 자리 잡은 6개의 테이블, 바에 놓여진 의자 몇 개, 전체적으로 원목 느낌의 인테리어가 세련되면서도 아늑하다. 군데군데 배치한 소품은 온통 아기자기한 것들이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음료 메뉴판과 카메라 체험 메뉴판, 2개를 가져다 주는데 직접 찍은 사진을 넣어 손수 만든 세심한 메뉴판이 꼭 잡지 같다. 

음료를 주문한 후에는 원하는 카메라를 사용해볼 수 있고 작동법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쉽게 촬영할 수 있도록 세팅해준다. 아메리카노 3,500원에 카페에 있는 모든 카메라를 무료로 써본다니 놀랍다.



▲아늑하게 느껴지는 Cafe'ra 내부   (Canon50D Fish-eye 8mm)



▲직접 찍은 사진을 활용한 인테리어 (Canon50D Fish-eye 8mm)



송창근 대표는 카메라 판매와 렌탈 사업을 했던 오랜 노하우를 살려 카페와 접목시켰다.

“사진은 취미로 찍는 정도고, 프로는 아니다.”라며 차분하고 조곤조곤하게 잇는 그의 말투에서 상냥함이 배어 나온다. “주말에는 죄송할 정도로 멀리서 오는 분들도 있다.”며 서울, 경기 지역은 물론, 전라도 광주에서 찾아 온 손님도 있었다고 한다. 

200만원이 넘는 렌즈를 돈주고 사러가도 실컷 사용해 볼 수는 없다. 사는 사람 마음은 이것저것 비교하며 만져보고 찍어보고 고르고 싶지만 눈치가 보이고 손이 떨리는데, Cafe'ra에서는 차 한잔만 주문하면 원하는 만큼 무료로 사용해 볼 수 있으니 먼 거리를 한 걸음에 달려오는 것이다. 



▲200만원이 넘는 렌즈로 촬영을 하고 있는 송창근 대표



▲손님과 상담 중인 송창근 대표



DSLR카메라는 Canon과 Nikon 종류로 20여개, 렌즈도 20여개가 넘게 있으며 그 외 컴팩트 카메라, 로모 카메라, 토이 카메라, 즉석카메라, 전시용 골동품 카메라까지 수십대의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다. 카페를 하기 전부터 소장하고 있던 제품도 있고 대부분은 카페를 위해 새로 구매하기도 했다. 트렌드가 계속 바뀌다 보니 꾸준히 사고팔고 한다. 

Cafe'ra에서 각종 DSLR 카메라, 렌즈 및 소모품 구입도 가능하다. 카메라와 렌즈는 중고 거래 수요도 많은 편인데 워낙 고가이다 보니 어려워하거나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있어 위탁판매도 하고 있다. 믿을만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위탁 판매이니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만족도가 높단다. 



▲장난감 같은 로모 카메라 (Canon_5D_Mark_Ⅲ,Nikon_50mm_f1.2)



▲카메라 수집가 김재규 씨의 소장품 (Canon_5D_Mark_Ⅱ,Nikon_50mm_f1.2)



Cafe'ra가 위치한 송도는 사진 찍기 좋은 명소가 많아 사진 좀 찍는다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나있다. 센트럴파크 주변은 트라이볼을 비롯한 초고층 빌딩의 야경을 담기 좋으며 인천대교 전망대에 올라서면 인천 대교의 야경과 인천앞바다를 담을 수 있다. 갈대습지공원의 일몰도 예술이고 조금만 나가면 인천의 크고 작은 섬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카메라를 대여해가는 사람의 편의를 위해 일부러 송도쪽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카페라 갈대 습지 공원의 환상적인 일몰 (Canon_EOS_550D,출처 Cafe'ra)      



▲센트럴 파크, 트라이볼의 아름다운 야경  (Canon_EOS_5D_Mark_Ⅲ,출처 Cafe'ra)



대여 손님이 꽤 많다. 주말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대여가 어려울 정도다. 잘 아는 사람은 본인이 원하는 것을 대여하면 되지만 잘 모르는 손님도 있어 패키지 상품을 마련해두었다. ‘송도 패키지’는 풍경 사진에 적합한 렌즈 두 개를 포함한 구성, ‘아이돌 패키지’는 고사양의 저가형 렌즈로 학생들을 위한 구성, 그 외 ‘일몰 패키지’, ‘스포츠 패키지’, ‘인물 패키지’로 상황별로 적합하게 구성했다. 가격은 1만원 후반대 부터 3만원대까지. 물론 개별 대여도 가능하다. 렌즈와 카메라의 사양에 따라 5,000원부터 60,000원까지다. 오전부터 당일 21시30분까지는 조금 더 저렴하고 장기 대여의 경우 20%할인도 되니 정말 착한 가격이다. 



▲전시되어 있는 골동품 카메라



▲360도로 회전하며 촬영을 하는 신기한 카메라



평일에는 주로 카페 손님이 주말에는 카메라 손님이 매장을 가득 채운다. 동호회에서도 종종 찾아온다. 신기해서 구경 오는 사람, 구매 전 비교체험을 위해 오는 사람, 못먹는 감 찔러라도 보려고 오는 사람. 찾아오는 이유도 가지가지다. 

캐논 L렌즈 4총사인 ‘이사벨, 사무엘, 오이만두, 만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렌즈와 망원 L렌즈인 EF 70-200 F4 애기백통부터 EF 28-300 F3.5-5.6 할배백통까지 구비되어 있으니 카메라 마니아들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다. 

메모리 카드를 소지하면 이미지를 바로 담아갈 수 있고 빈손으로 가더라도 이메일 전송을 해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DSLR카메라 외에 장난감 같은 카메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한 장에 1,000원인 필름을 사면 즉석카메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매장에서 찍은 사진을 바로 현상도 가능하다. 어여쁜 연인의 미소도 내 아이의 사랑스런 표정도 모두 담아 고르기만 하면 된다. 굳이 카메라를 만져보지 않아도 괜찮다. 바리스타를 따로 두고 커피를 만드는 만큼 음료도 맛있고 카페 구석구석을 둘러만 봐도 기분이 좋다.



▲카페 로고가 새겨진 머그잔, 블루 레몬에이드 (Canon_5D_Mark_Ⅱ,Nikon_50mm_f1.2) 



▲갤러리처럼 꾸며진 카페 한켠 (Canon_5D_Mark_Ⅲ,Nikon_50mm_f1.2)



주진하 씨(검단)는 딸 대신에 카메라를 반납하러 왔다고 한다. “딸이 카메라를 두 번이나 잃어버려서 안 사줬더니 빌려서 쓴 모양이다. 신기하다.”며 걸음을 바삐 옮긴다.

과제 때문에 카페를 찾은 하아름 씨는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카메라가 없는데 인물 촬영 과제가 있어 대여가능한 곳을 찾던 중에 Cafe'ra를 발견했다. “집근처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따로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음료만 주문하면 되니까 좋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과제를 위해 Cafe'ra를 찾은 하아름 씨 



멀티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하는 오유라 씨도 과제를 위해 방문했다. 사진으로 해야 하는 과제가 평소에도 많아 이미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과제는 카메라가 여러개 필요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Cafe'ra 덕분에 깔끔하게 해결됐다. “카페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촬영하기에도 괜찮고 좋은 카메라가 많아 마음에 든다.”며 자주 이용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촬영 중인 박근영 씨와 오유라 씨 (Canon_5D_Mark_Ⅱ,Nikon_50mm_f1.2)



▲Cafe'ra의 홍보와 ‘귀여움’ 담당, 김대규 씨 (Canon_5D_Mark_Ⅱ,Nikon_50mm_f1.2)



김대규 씨가 어안렌즈(fisf eye)는 누가 찍어도 기본적으로 잘 나오는 마법의 렌즈라며 추천해준다. 커피를 좋아하고 카메라를 즐기는 자신에게 Cafe'ra는 최고의 일터다. 

보유한 카메라가 있느냐 물으니 “여기 있는 카메라가 다 내꺼다.”라며 소리 내어 웃는다. 그는 요즘 봄을 맞아 카페를 새단장 할 계획에 설렌다. 메뉴판을 리뉴얼하고 미니어처, 피규어와 같은 사진 찍기 좋은 소품들을 더 많이 구비할 예정이다. 단골손님이 늘고 있으니 아무래도 카페 안에 새로운 피사체가 계속 생겨야 할 것 같아서란다. 


송창근 대표는 Cafe'ra를 DSLR이용자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을 즐기는 사람들의 온라인 동호회도 많이 있지만 밖에서 지속적인 만남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Cafe'ra가 그 만남의 장이 되길 바라고 있다. 

카페를 오픈하면서 만들었던 블로그는 지금 활발히 운영 중이고 얼마 전엔 온라인 카페도 개설했다. 

“Cafe'ra는 카메라를 매개체로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 싶다.” 그의 희망이다. 



▲송창근 대표가 찍은 Cafe'ra의 시계 (Canon_5D_Mark_Ⅲ,Nikon_50mm_f1.2)



사진은 ‘시간을 멈추는 마법’이다. 

멈추고 싶은 시간,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 많아진 요즘. Cafe'ra가 있어 위안이 된다. 


Cafe'ra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18-1번지 커넬워크 302동 225호

032-858-2250

http://blog.naver.com/ck80ckids


주란 청년기자 rri0217@naver.com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