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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부자재 전문가게 '은하사'를 다녀오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4. 4. 17:52


"옷을 리폼하시려구요?"

의류 부자재 전문가게 '은하사'를 다녀오다


비야흐로 겨울은 가고 봄이 왔다. 그동안 입었던 두꺼운 외투가 옷장으로 들어가고 가벼운 외투로 바뀔 때가 된 것이다. 하지만 꺼낸 옷들 중에 유행에 민감한 옷이라던가 사이즈가 차이가 나는 옷들은 안 입게 돼서 결국 버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매년 이렇게 버릴 바에는 ‘리폼’해서 입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다. 물론 시작은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다. 더군다나 맘에 드는 부자재(단추, 지퍼 등)를 구하기가 쉽지도 않다.


의류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곳이 동대문이지만, 인천에서 거리가 제법 멀리 있는데다가 잘못 사서 교환이라도 할 상황이 된다면 이만저만 시간을 낭비할 위험이 있다. 다른 방법으로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구매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옷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봐야 아는 법이라 자칫 잘못하다가는 부자재 비용에 택배비가 덧붙어 생각보다 많은 비용을 초래한다.

맘에 드는 부자재를 구하는 게 힘들었던 경험이 있거나, 올봄 옷 리폼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을 들려 보는 건 어떨까?

옷을 취급하는 사람이라면 “아항, 거기~”라고 떠올릴 만큼 웬만한 부자재가 모두 구비되어 있는 곳, ‘은하사’가 의외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은하사’는 부평시장 홈패션으로 밀집해 있는 커튼 골목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은하사는 36년이란 긴 세월 동안 부자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해 오며 영업을 해왔다. 이러한 세월덕분에 부평 시장에서부터 지하상가 일대까지 옷을 취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은하사를 알 정도다. 


한적한 오후, 가벼운 인사와 함께 방문한 은하사는 자그마한 공간이었지만 그 안에 빼곡하게 자리 잡은 화사한 색깔의 각종 부자재들이 눈을 즐겁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좀 더 자세히 둘러보니 부자재들은 종류별로 잘 정리되었기 때문에 찾아온 손님들은 손쉽게 고를 수 있었다. 이리저리 가게 구경을 하고 있을 무렵 곁에 다가온 젊은 한 분이 친절하게 다가와서는 “찾는 물건이 있으신가요?” 라고 물었다. 







은하사는 1977년에 문을 열었다. 그 시절에는 현재 위치의 앞쪽 골목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단층에 작업장까지 같이 사용했는데, 이곳으로 옮기게 되면서 1층은 매장으로 2층은 작업장으로 나누어 운영하게 되었다. 

낡고 부식된 오래된 은하사 간판이 바뀌었듯 이곳 주인 역시 바뀌었다. 올해 만 34살인 이상혁 대표가 6년전부터 이 가게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그때 당시 아버지가 이른 나이에 크게 아프셨기 때문에 가게를 맡게 된 것이다. 6년 전이면 이 대표가 만 28세...당시에는 어린 나이에 가게를 운영하는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지금은 괜찮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부터 장사하시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덕분인지 가게를 이어가는 게 당연하다고 늘 생각했어요. 생각지도 못한 나이에 물려받긴 했지만 이 점에 있어서 후회가 된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은하사 이상혁 대표



1층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재료 덕에 눈이 즐거워졌다면 2층은 어떨까 싶어 총총 올라가 보았다. 2층 작업장은 장인의 땀내가 배어 있기에 충분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고, 이 곳에는 20년 경력을 가진 직원도 있었다.

은하사의 작업장은 생활에서 필요한 실 작업을 해주는 장소다. 단추 구멍 만드는 재봉틀에서부터 끝단 처리하는데 쓰이는 오버로크 재봉틀과 체육복이나 교복 등에 이름을 새겨주는 재봉틀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2층 작업장



단추구멍 만드는 재봉틀



교복이나 체육복에 명찰 새기는 재봉틀



이 대표는 은하사가 부자재를 취급하는 곳으로 인천에 대표적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그 인식이 고여 있는 듯해서 아쉽다고 말한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 세대는 은하사를 꾸준히 이용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인터넷에서도 쉽사리 은하사의 정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선이나 부자재 고장에 관해서는 주위 세탁소에만 맡겨 보고, 결과가 맘에 안 들면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점을 이 대표는 매우 안타까워하며 이렇게 말한다. 

“주변에 부자재 고장을 고쳐주는 세탁소도 다 저희 은하사를 찾아옵니다. 옷에 들어가는 어떤 단추나 지퍼도 고쳐줄 수 있으니 일단 버리지 말고 이곳으로 가져오세요.”






리폼은 ‘낡거나 오래된 물건을 새롭게 고치는 일’을 말한다. 은하사는 낡은 간판에서 새로운 간판으로 바뀌고 장소도 더 넓게 바꾸었으며 대표도 바꾸는 리폼을 했다. 리폼을 통해 모든 것이 다 바뀐듯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물건에 담겨있는 마음이다. 옷이 리폼을 통해 확 바뀌었더라도 사람이 사용하기 좋은 디자인으로 바뀌어야 한다.

짧은 대화였지만 은하사에서 만난 이상혁 대표는 그러한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문의 : 은하사 032- 528-1124)


구교만 청년기자 globe1003@naver.com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