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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이 아니라도 영화가 어울리는 곳이 있다? - ‘제3회 디아스포라 영화제’ 현장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9. 17. 15:17

 


▲ <제3회 디아스포라 영화제>가 개최된 <인천아트플랫폼>


" 말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몸으로 표현했다고 그가 말했던 듯,
'디아스포라'를 아트를 통해서 이야기 하는 이유는 그들에겐 언어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지요..."



▲ <나의 디아스포라 기행> 강연에서의 서경식 교수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나 일본과 한국에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며 그 시각으로
'인권과 예술'을 가르치고 있는 도쿄경제대학 교수이자 에세이스트,
서경식 교수의 특별 강연
'나의 디아스포라 기행'에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며, 활기찼습니다.


 



다양한 '디아스포라'가 보여주는 ‘사이’를 탐색하는 영화제  



▲ <제3회 디아스포라 영화제>가 개최된 <인천아트플랫폼>


인천시에서 이번에 세번째를 맞이하는 '디아스포라 영화제'이지만,
이 '디아스포라' 라는 말이 아직 낯선 분들도 많겠지요?


 

▲ <나의 디아스포라 기행> 강연에 모인 많은 분들


그리스어로 ‘흩어지다’, ‘퍼뜨리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디아스포라' 라는 표현은 특정 인종,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살던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 한답니다.

 

 

▲ <나의 디아스포라 기행> 강연후의 싸인회에 모인 많은 분들


▲ 서경식 교수께서 일부러 예쁘게 한자로 써주신게 기쁘게 느꼈다

과거에는 정치, 종교적인 문제로 인한 이주가 주를 이루었다면, 현대사회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재난·재해로 인한 강제이주, 더 나은 노동의 기회를 찾기 위해 고향을 떠나는 이주노동, 결혼이민,
유학, 여행 등 그 맥락과 양상이 훨씬 더 복잡해졌습니다.


 

▲ <개항장 아트프로젝트 ‘재미난 수레마켓’ > 에서 

그런 다양한 '디아스포라'가 보여주는 ‘사이’를 탐색하는 세 번째 디아스포라영화제는 나 자신을,
그런 나들이 맺고 있는 관계를, 그런 관계들이 모여 만들어진 세계를,
그 세계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조금은 특별한 축제가 된 것 같습니다.


 


▲ 상영작품의 포스터,관련서적 등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공간


▲ < 후쿠시마와 밀양을 넘어 > 특별대담

 

 9월4일의 전야제를 시작으로, 영화 상영 (코리안 디아스포라/ 디아스포라 월드와이드/ 디아스포라 숏 컷)

D-아카데미 (5일 서경식 교수와 함께 하는 ‘나의 디아스포라 기행’,
6일 특별대담. 뿌리 뽑힌 사람들 : 후쿠시마와 밀양을 넘어),

▲ < 버스킹 공연 > 무대에서


사이 Talk , 이주민 미디어 교육 ‘영화, 소(疏)란(LAN)’ / 오리엔티어링 / 플리마켓 / 버스킹 공연 등
9월4일~6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양한 영화와 행사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알찬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이주민 미디어 교육>을 통해서 소통하고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이주민 미디어 교육 ‘영화, 소(疏)란(LAN)’ > 에서 


이번 영화제에서 특히 저도 관심이 갔던 것은 역시 <이주민 미디어 교육 ‘영화, 소(疏)란(LAN)’ > 이었습니다. 저도 이주민영화제작워크샵 등을 통해서 영상제작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일원으로서
또 제가 알고 지낸 분들도 참여한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관심이 갔지요.

<이주민 미디어 교육 ‘영화, 소(疏)란(LAN)’ > 무대행사에서 


그 중에서도 한 자리에 모인 다양한 국적의 관객을 위해 총 4개 국어로 제공된 자막중 타갈록어로
자막 작업을 했던 아이다마을(아시아 이주여성 다문화 공동체)공동대표인
노 메리제인 대표에게 이번의 자막제작 참여 계기부터 물어봤어요.

 
                              ▲ <이주민 미디어 교육 ‘영화, 소(疏)란(LAN)’ >에서  총 4개 국어로 제공된 자막


" 첫번째는<디아스포라 영화제>에 대해서 아직도 깊게 이해지 못해서요.. 그렇지만 새로운 경험 생겨서 궁금하기도 하고, 디아스포라 영화제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서 관심도 생기면서 이 작업에
들어왔어요. 결과적으로 이 작업을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그래서 저한테도 좋았던 것 같아요 "

 

<이주민 미디어 교육 ‘영화, 소(疏)란(LAN)’ >에서 

" 이번 영화제의 소감은 물론 아쉬운 거 많지만 그래도 잘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영화제 만드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능력, 마음, 시간, 사랑, 그리고 관심을 담고
이 영화제를 만들고 한국 사회에서 알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 했으니까요..."

  라며, 이번 영화제의 소감도 전했습니다.


 


<이주민 미디어 교육 ‘영화, 소(疏)란(LAN)’ > 에 모인 많은 관객들 

제자신도 그들이 처음으로 만든 영화들을 보면서 제가 제작했을 때의 여러 어려움도 떠올리며,
이런 기회를 통해서 말로만 표현하기 어려운 이주민들의 경험이나 생각을 지역 주민들에게도 전달하며,
소통하고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 <제3회 디아스포라 영화제>현장에서

 


 

 디아스포라의 도시 인천에서 이 영화제를 하는 의미는?

 
▲ <이주민 미디어 교육 ‘영화, 소(疏)란(LAN)’ > 에서 사회도 맡은 이영주 프로그래머


또 한 분, 저에게는 아이다마을 <카멜레온의 눈> 라는 이주여성 글쓰기 모임에서의 글쓰기 스승이지,
인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인 동시에 이번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도
프로그래머를 맡은 이영주 프로그래머에게도 인터뷰 해봤습니다.

 


-이번 영화제작기획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 디아스포라 영화제를 주관한 인천영상위원회와 인천여성영화제가 평소에도 교류가 많았어요.
인천영상위원회가 올해 디아스포라 영화제를 기획하면서 인천여성영화제에 프로그래밍과
이주민 미디어교육 부분을 함께 하자고 제안을 했고, 그래서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이주민 미디어 교육 ‘영화, 소(疏)란(LAN)’ > 상영후의 관객과의 대화시간 에서


- 이번 영화제를 진행하면서 느끼는 소감은?

" 2회까지는 그저 관객으로 디아스포라 영화제에 참여해 왔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영화제여서 그렇겠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아 관객도 많지 않았습니다.

3회 디아스포라 영화제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하면서 인천과 디아스포라의 관계,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인천시민과 한국인에게 디아스포라는 어떤 의미인지 고민을 했습니다.
디아스포라 하면 이주민만을 떠올리고 ‘그들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는 사고를
넘어서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했습니다.

 

 
▲ 화제작 <위로공단> 상영후의 <사이 Talk> 에서


 

떠도는 몸들의 시대인 21세기, 디아스포라의 도시 인천에서 영화로 디아스포라를 말한다는 것은 이주민이든 선주민이든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질문하고 성찰하는 철학적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프로그램에 반영했습니다. 디아스포라 학자인 서경식 선생님을 초청해 강연과 대담을
진행한 것도, 영화마다 비중 있는 사이토크를 기획한 것도 모두 그런 의도를 가진 것입니다.

 

▲ 상영, 사이 Talk 에서도 많은 관객이 참여했던 <위로공단>


 

결과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3회 디아스포라 영화제는 기획의도에 맞게 선주민과 이주민
모두에게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새롭게 사유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엔 디아스포라의 상징적 이미지를 담고 있는 개항장 아트플랫폼의 장소적 영향이 큽니다.
거의 매 회차마다 객석을 가득 채워주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영화관이 아니라도 영화가 어울리는 곳이 있

 
▲ 인기 드라마 등의 촬영지로서도 알려진 <인천아트플랫폼>


저도 지난 2번, 이 영화제에 관객으로서 참여하면서,
항상 아쉬웠던 것은 관객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는 것이었지요.

 


▲  영화가 시작하기 전의 시간 사이에도 <인천아트플랫폼>의 전시도 찾아 가볼 수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 3번째에서 제일 놀랐던 것은 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모였다는 것이지요. 특히 <서경식
교수와 함께 하는 ‘나의 디아스포라 기행’> 를 듣기 위해, 멀리 부산이나 지방에서 오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 <인천아트플랫폼>의 여러 건물을 찾아 보기만 해도 발견하는 것도 많다

그 분들에게는 서경식 교수의 강연이 제일 중요한 목적일지도 모르지만, 일부러 온 김에 이 영화제를
살펴보게 되며, 그리고 이 아트플랫폼, 차이나타운 주변도 돌아보게 될 계기가 될 수 있겠죠.

 

▲이번 영화제의 포스타가 주변 여기 저기 보이며 찾아는 재미도 느낀다

 


영화관이 아니라서 다소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지만, 이 영화제에 알맞은
뜻 깊은 장소에서 열린 것이 이 영화제를 홍보하며 그 지역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 영화를 본 편수에 따라 준비된 선물들도 멋지게

 

내년에도 '인천 아트플랫폼' 에서 이 디아스포라 영화제가 더욱 다양한 영화나,
체험을 통해 모든 시민이 함께 어울리는 영화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 <인천아트플랫폼> 디아스포라 영화제,야외 시사회에서

 

 


▲ <인천아트플랫폼>을 찾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