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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축제·공연·행사

[인천행사]나희덕 시인 초청 강연회 "현대시와 공동체"

 

나희덕 시인 초청 강연회, 현대시와 공동체

 

 

 

안녕하세요! :-)

나희덕 시인을 아시나요?

현 대한민국 시인 중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유명 시인이시죠!

5월 초 나희덕 시인이 인천에 와서 강연을 했습니다.

혼자만 알고 있기는 아까워서요.

그때 강연 내용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

지금 만나러 갈까요?

 <출처 : 네이버>

 

나희덕 시인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나희덕 시인은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학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현재 조선대 문예 창작과 교수로 일하고 있는데요.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시집에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야생사과>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이,

시론집에 <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한 접시의 시>가,

산문집에 <반통의 물> <저 불빛들을 기억해> 등이 있습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임화 예술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우와~ 이렇게 큰 규모의 상들을 여러 개 수상하셨다니,

정말 멋지십니다!

 

 

 나희덕 시인의 시 한편 살펴볼까요?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나희덕

 

우리 집에 놀라와. 목련 그늘이 좋아.

꽃 지기 전에 놀러와.

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에게

나는 끝내 놀러가지 못했다.

 

해 저문 겨울날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나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는 못 들은 척 나오지 않고

이봐. 이서 나와.

목련이 피려면 아직 멀었잖아.

짐짓 큰소리까지 치면서 문을 두드리면

 

꽃이 질 듯 꽃이 질 듯

흔들리고, 그 불빛 아래서

너무 늦게 놀러온 이들끼리 술잔을 기울이겠지.

밤새 목련 지는 소리 듣고 있겠지.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그가 너무 일찍 피워 올린 목련 그늘 아래로.

 

 

 "현대시와 공동체"라는 주제를 가지고 강연이 진행됐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IQ 세계 1위인 나라

IT 세계 1위인 나라

고등교육 세계 1위인 나라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나라

OECD 국가 중 빈곤율 1위인 나라

가정불화가 자살 원인 1위인 나라

청소년 흡연율 1위인 나라

 

 

 

 

 

 

 

 

 "나쁜 사람(bad man)이란 공동의 삶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결여하고 있는 사람이다"

 

 

 

 

 

 

 

 

끝으로 세월호 사건과 관련하여 나희덕 시인이

지은 시를 함께 읽어보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강연은 마무리됐습니다.

나희덕 시인의 <아홉 번째 파도> <나의 고양이, 다윤에게-단원고 2학년 9반 정다혜 생일에 부쳐>

<난파된 교실> 3편의 시가 있는데요.

그중 <난파된 교실>이라는 시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난파된 교실

나희덕

 

아이들은 수학여행 중이었다

교실에서처럼 선실에서도 가만히 앉아 있었다

가만히 있으라, 가만히 있으라,

그 말에 아이들은 시키는 대로 앉아 있었다

컨베이어벨트에서 조립을 기다리는 나사들처럼 부품들처럼

주황생 구명복을 서로 입혀주며 기다렸다

그것이 자본주의라는 공장의 유니폼이라는 것도 모르고

물로 된 감옥에서 입게 될 수의라는 것도 모르고

아이들은 끝까지 어른들의 말을 기다렸다

움직여라, 움직여라, 움직여라,

누군가 이 말이라도 해주었더라면

몇 개의 문과 창문만 열어주었더라면

그 교실이 거대한 무덤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은 수학여행 중이었다

파도에 둥둥 떠다니는 이름표와 가방들,

산산조각 난 교실의 부유물들,

아이들에게는 저마다 아름다운 이름이 있었지만

배를 지키려는 자들에게는 한낱 무명의 목숨에 불과했다

침몰하는 배를 버리고 도망치는 순간까지도

몇 만 원짜리 승객이나 짐짝에 불과했다

(중략)

지금도 교실에 갇힌 아이들이 있다

책상 밑에 의자 밑에 끼여 빠져나오지 못하는 다리와

유리창을 탕, 탕, 두드리는 손들,

그 유리창을 깰 도끼는 누구의 손에 들려 있는가

 

 

강연이 끝난 후에는 싸인회가 이어졌답니다!

 

 

 저도 작가님의 책을 미리 서점해서 구입해서 들고 갔는데요.

 

 

 

"시는 가장 나지막한 장르다. 또한 시는 영매이다.

대상물을 내 안에 투영하여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시에서 산문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인에게 가장 필요한 도구는 휴지통과 지우개이다.

시는 말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야 한다.

말의 엄격성, 경제성, 정확성이 중요하기에 쓰면 쓸수록 어려운 것 같다."

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