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민간봉사단체 ‘네오맨’의 나눔의 실천, 월미도 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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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보석, 중구
80년대까지 인천의 정치 · 외교 · 경제 · 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중구는 90년대에 들어서며 발전의 속도가 더뎌졌지만, 여전히 인천에서 근대 문화유산을 가장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한국문화 관광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중구를 방문한 관광객은 약 1천30만 명입니다.
▲ 인천 내외국인 관광객(2012년 기준)
▲ 인천광역시 중구 관광명소 관광객 그래프
중구에는 자유공원, 차이나타운, 연안부두 등 역사적 의미를 지닌 볼거리가 많습니다. 특히, 서울에서 가장 가깝게 바다를 볼 수 있는 월미도는 중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입니다.
월미도의 추억은 현재진행형
학창시절 시험이 끝나는 날이면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 곳 월미도를 찾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DJ 아저씨의 맛깔난 입담으로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즐거운 '디스코팡팡'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가로지르는 '2층 바이킹'은 월미도의 빼 놓을 수 없는 명물입니다. 90도를 넘는다는 바이킹이 정점에 달했을 때의 모습은 반달의 꼬리처럼 섬이 휘어져 있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 월미도(月尾島)의 유래를 떠올리게 합니다. 1992년 개장 이래로 지금까지 긴 세월이 지났지만 월미도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는 현재 진행형 명소입니다.
월미도는 '인천둘레길'의 13번째 코스이기도 합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길이라는 주제로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는 둘레길입니다. 인천에는 수많은 벚꽃 명소들이 있지만, 월미도도 빠지지 않는 봄나들이 장소 중 하나입니다. 제가 찾은 이 날도 만개한 벚꽃과 진달래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인천둘레길 13코스(월미도)*
인천역 - 대한제분 - 월미공원 정문 - 월미문화의거리 - 월미테마파크 -
월미공원(돈대삼거리) - 한국이민사박물관 뒷길 - 만남의 광장 사거리 - 정문
월미둘레길 옆, 월미도 벽화마을
'월미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벽화들이 있습니다. 활짝 핀 샛노란 꽃이 우릴 반겨주고 너구리 여섯 가족은 나란히 앉아 흩날리는 벚꽃 잎을 감상합니다. 푸른 바다 속을 헤엄치는 고래와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소녀의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속도를 늦추게 만든답니다.
나눔의 실천, 순수민간봉사단체 '네오맨'
(사진출처: 네오맨)
삭막한 회색 벽을 생동감 넘치는 야외 갤러리로 바꾼 이들은 누구일까요? 이 벽화길은 순수 민간 봉사단체인 '네오맨'의 '월미도 벽화마을 조성계획'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012년 4월 첫 활동을 시작으로 앞으로 2년 이내에 완료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2005년 인천을 중심으로 5명의 재능 기부로 시작된 봉사단체 '네오맨'은 현재 회원 수가 1만 2백명의 봉사 커뮤니티로 성장해 집수리활동, 벽화활동, 농촌일손돕기, 연탄나눔활동, 재해재난구호활동 등을 통해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네오맨)
지난 13일 이 곳 월미도에서는 '네오맨'의 6차 월미도 벽화 봉사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월미공원 옆 주택 및 공장 담벼락이 새 옷을 입었습니다. 이 날은 외국 관광객에게 한국의 정서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벽화가 많았습니다. 가족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옥수수를 쩌 먹고 가을이 되면 홍시를 따서 정을 나누는 모습이 참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들도 벽에 하나 둘 자리를 잡습니다. 토끼는 거북이가 지나가는 것도 모르는 체 나무 그늘아래에서 쿨쿨 낮잠을 자고, 우리의 불쌍한 흥부는 오늘도 고약한 놀부 부인에게 뺨따귀를 맞고 돌아가는군요.
벽화봉사활동의 따뜻한 손길은 월미도에 사는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 줍니다. 대문 밖을 나서는 길에 마주치는 기린은 이웃주민을 만난 것처럼 반갑습니다. 낯익은 게임 캐릭터들의 등장에 동네 꼬마아이들은 신이 나서 한 걸음에 뛰어갑니다.
(사진출처: 네오맨)
사실 저는 벽화봉사활동이라고 하면 벽에 그저 그림을 그리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화려한 벽화의 결과물 뒤에는 '네오맨'의 많은 노력이 숨겨져 있습니다. 우선 일일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지역에 맞는 벽화의 방향을 고민해야 합니다. 매 활동 때마다 봉사자들을 모아야 하고 그렇게 모인 새 얼굴들을 이끌고 벽화를 그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네오맨'이 있기에 지금 이렇게 아름다운 벽화들을 마주하고 있는 거겠죠. 월미도의 벽화들을 보니 그들의 땀과 마음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 모자이크 타일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의 벽화
▲ 최근 유행하고 있는 트릭아트 기법의 벽화
▲ 보는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벽화
이와 같이 '네오맨'은 다양한 스타일의 벽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보는 이들의 공감을 위해 수준 높은 벽화를 위해 고민해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눔의 씨앗이 되기를 희망하다
(사진출처: 네오맨)
'네오맨'의 월미도 벽화마을 조성계획은 지역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것과 함께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 벽화봉사활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비해 현실적으로 기회는 한정적인 편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규모의 벽화봉사활동 프로젝트는 꽤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한 번의 체험은 앞으로 '네오맨'과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또 다른 곳에서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발상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나눔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민들레 씨앗과도 역할을 하고 있는 봉사단체 '네오맨'입니다. 수혜대상의 직접적인 지원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사진출처: 네오맨)
올 해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 바닷물을 이용한 해수 족욕시설이 문을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도 펼쳐진다고 하니 더 많은 사람들이 월미도를 찾을 듯합니다. 그 때 이 월미도 벽화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나눔의 의미도 함께 떠올리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월미공원에서 단단한 흙을 뚫고 나온 고사리를 보니 제 안의 희망찬 무엇인가가 꿈틀거립니다. 나눔의 활동으로 탄생한 월미도 벽화길을 지나와서 그럴까요? 앞으로 살면서 조금씩이라도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기분 좋게 제 머릿속을 스쳐갑니다.
* 네오맨 *
http://cafe.naver.com/neoman
*인천 둘레길
http://www.iagenda21.or.kr/dulle/dulle_content01.php
*월미테마파크
http://www.my-la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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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민간봉사단체 ‘네오맨’의 나눔의 실천, 월미도 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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