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을 가르며 작은 보트가 지나가자 하얀 물결이 부서진다. 순간, 바로 눈앞에 있던 보트는 굉음만 남기고 눈앞에서 사라졌다. 시속 70km의 짜릿한 속도는 보는 사람에게도 엄청난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 경정은 시속 70km의 속도로 6명의 선수가 600m 경주수면을 3바퀴 돌아 순위를 정하는 모터보트 경주다. 경주권을 구매하여 선수와 금액을 기표한 후, 배당을 받는 경주이기에 경정선수를 양성하는 경정훈련원은 외부인과 선수들의 접촉을 철저히 금한다. 선수들은 훈련원에 들어갈 때 휴대전화조차 가져들어갈 수 없다. 외부의 접촉을 금하는 영종도 경정훈련원이 일반인들에게 빗장을 열었다. ‘무료수상레포츠교실’로 외부인의 방문을 허용한 것이다.
“어떤 곳인지 궁금했는데 수상스포츠를 알려준다고 해서 구경 겸 아이와 함께 나왔습니다.” 영종도에 살고 있다는 오형균씨(중산동)는 1층 보트전시장을 둘러보며 신기한 듯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림픽 이후 3,200억원의 잉여금을 활용하고자 창설되었습니다.” 이재효원장의 공단소개로 레포츠교실 교육이 시작되었다.
KBOAT경정훈련원은 수상레포츠를 통해 영종도 지역의 건전한 여가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8월 24일부터 9월 15일까지 4주간 8회 무료 수상레포츠 교실을 열고 있다.
참가자 50여명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난다. 처음 접하는 수상레포츠 교육에 참가자들은 흥분된 분위기다.
오전에는 카약, 수상자전거와 보팅을 즐기고 오후에는 웨이크보드와 윈드서핑, 바나나보트, 페어보팅을 즐기는 프로그램은 9월15일 사전예약까지 수주일 전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추첨으로 6명에게는 경정선수가 운전하는 경정체험 ‘페어보트’까지 즐기는 행운도 주어진다.
간단한 주의사항과 지상훈련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레포츠를 즐기기 시작했다. 열심히 페달을 밟으며 물위에서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두 명씩 호흡을 맞춰가며 카약을 즐기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멋진 곳이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영종도 천혜 자연환경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네요. 이렇게 깨끗한 바다에서 카약을 즐기니 외국에 온 느낌입니다.” 서울서 사는 나수정씨는 영종도의 자연과 사랑에 빠졌다.
서장원군(일산 서구)은 “카약은 협동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친구와 호흡을 맞추면 쫙쫙 나가요.”라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오후에는 웨이크보드 타는 법을 강습 받은 후 모터보트가 끌어주는 물살에 몸을 맞기며 자연과 인간은 하나가 되었다. “보트의 속도가 있다보니 물위에서 다리를 펴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포기할까 했지만 3번의 실패 끝에 보드를 타게 되었네요. 이런 멋진 스포츠를 공짜로 접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공항신도시에 산다는 김영하씨는 웨이크보드 성공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웨이크보드는 모터보트가 만들어 내는 파도를 이용해 점프, 회전 등의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는 수상스포츠다. 보트에 매달린 줄에 의지해 수면을 달리는 점에서 수상스키와 비슷하지만 웨이크보드의 특성 상 수상스키에 비하여 훨씬 고난도의 묘기를 구사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한쪽에는 바람을 이용, 물살을 가르며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보기엔 쉬워보여도 돛을 세우는 것조차 쉬운 게 아니네요. 안 쓰던 근육을 쓰다보니 운동량이 꽤 되네요.” 김수철씨는 햇빛에 그을린 빠알간 피부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바람에 몸을 맡긴다.
추첨으로 뽑힌 6명은 경정선수와 함께 페어보트를 탔다. 엄청난 속도감에 보트서 내리는 사람들은 다리가 풀렸다. “경정선수가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의자도 없는 비좁은 보트안에서 무릎을 꿇고 그 긴 시간 경주한다고 생각하니 경기장 밖에서 내가 투표한 선수만 응원했던 제가 미안해지네요.” 평상시 경정 경기를 몇 번 관람했다는 최민수씨는 앞으로 경기를 관람할 때 모든 선수에게 박수를 보낼 예정이란다.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경정페어보트는 경정모터보트와 똑같은 모습이지만 좌석을 앞, 뒤로 2개 설치한 2인용 모터보트로 앞 좌석과 뒤 좌석에 모두 핸들과 가속 장치(스로틀 레버)가 장착돼 있다. 시승 체험에서는 전문 강사가 뒤 좌석에서 핸들과 가속 레버를 조작하면서 참가자들에게 시속 70km의 쾌속 질주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재효원장은 “올해 처음 실시한 레포츠강습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반응이 좋아 내년에도 예산을 확보해 운영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미정입니다. 수상스포츠에 많은 시민들이 목말라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평일에 40~45명의 경정선수들이 기숙하는 이 공간을 훈련이 끝나는 주말을 이용, 워터파크로 활용할 계획도 이재효원장은 꿈꾸고 있다.
“영종도는 공항이 있는 관계로 공항환승객에게 이곳에서 여러 가지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코스로 개발한다면 관광산업에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워터슬라롬, 수상케이블, 수상스키 등의 수상스포츠 이용시설을 갖추고 외국관광객을 맞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재효원장은 2년 여간 영종도에 근무하면서 많은 것을 꿈꿨고 많은 것을 바꿨다. 지상으로부터 꽤 높은 곳에 있는 심판탑을 이용하여 무인커피숍을 계획하고 ‘워터파크역’이름에 걸맞는 멋진 레저복합시설도 꿈꾸고 있단다.
이재효 원장
한편 이날 참가자들은 평소에 즐기지 못했던 여러 가지 해양스포츠 매력에 푹 빠져 늦여름 물놀이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늘에는 비행기가 떠가고 바다엔 빨간 요트가 수놓아지고 그곳에 노란 자기부상 열차가 떠가는 이곳이 지상낙원이 아닌가 싶었다. 앞으로 남은 프로그램 접수는 이미 끝났지만, 영종도 경정훈련원을 탐방할 수 있는 행사는 www.kboat.or.kr에 들어가 확인할 수 있다.
이현주 객원기자 o7004@naver.com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
'통하는 인천 > 축제·공연·행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에 빠질 시간! (0) | 2013.09.05 |
---|---|
북중미 아이티와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개최 (0) | 2013.09.03 |
실내공연장을 벗어난 '인천유랑콘서트' (0) | 2013.08.30 |
‘가정동에서, 존재하지 않는 공간의 기록’ (0) | 2013.08.30 |
인천전국체전, 이것이 궁금하다! (0) | 2013.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