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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여행·명소

낭만과 향수 가득한 ‘동주공제’ 여행



낭만과 향수 가득한 ‘동주공제’ 여행


모 케이블에서 방송하는 프로그램 ‘꽃보다??’시리즈가 큰 인기다. 여행을 통해 인생을 힐링하면서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여행이야 말로 삶을 값지게 하는 자양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 냄새 진하게 배어 있는 인천 구도심 여행은 인천 근대사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어려운 시대를 살아 온 할머니, 엄마, 아빠 세대의 흔적을 쫓을 수 있는 시간여행이다. 올해 인천시를 이끌어 갈 사자성어는 동주공제(同舟共濟)다. 동주공제는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건넌다’는 의미지만, 구도심을 발전시키고 함께한다는 뜻으로 읽어도 좋다. 동주공제(동인천, 주안, 공촌동, 제물포)를 배경삼아 여행하면 인천이 더 잘보이고 더 정겹게 느껴질 것이다.


글 이용남 본지편집위원   사진 홍승훈 자유사진가




동(同) : 동인천 일대




동인천은 개항 이후 1980년대까지 번성하다 도심 개발이 송도를 비롯한 신도시로 쏠리면서 구도심의 원형으로 남았다. 한때 번창했던 곳이기에 공간과 장소에 대한 추억과 낭만이 아직도 곳곳에 배어 있다.


동인천의 대표적인 공간으로는 동인천 지하상가가 있다. 7,80년대 인천쇼핑의 대명사였다. 하교시간이나 주말이면 쇼핑인파로 걷는 것이 힘들 정도였다. 동인천 지하상가는 새동인천, 동인천, 중앙로, 인현, 신포지하상가를 통칭해 부르는 이름이다. 새동인천이 72년에 처음 열었고, 83년 신포지하상가가 마지막에 생겼다. 현재 이곳은 600~700여 개의 상가가 영업중이다. 의류, 핸드폰, 신발, 잡화 가게가 주류다. 지하상가는 옛날처럼 활기차지 않다. 그래도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아직도 장점이다.


지하상가에서 올라오면 학생들의 문화공간인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이 있다. 1999년 57명의 어린 꽃다운 생명을 앗아간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건 후 건립됐다. 이곳은 청소년들의 천국이다. 인천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 스포츠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그것도 다 공짜다. 학생교육문화회관이 들어선 자리는 인천 근대교육의 산실인 인천축현초등학교가 있던 자리다. 축현초등학교는 연수구로 이전했지만 근대교육의 발상지로서의 역사는 그대로 남아있다.


동인천역 오른편 ‘굴다리’를 건너면 배다리 헌책방이 나온다. 한때 쇠락을 거듭하며 일부 남은 헌책방들도 문을 닫았지만 최근들어 지역 문화인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책방과 갤러리 등이 어우러져 인천 도심의 문화적 명소가 되었다. 유명한 ‘아벨서점’, ‘나비날다’ 등의 중고책 서점엔 따듯한 인정과 문화가 넘쳐 흐른다. 여기서 좋아하는 책을 고르고 보는 것도 재미다.


이어 달동네에 위치한 송현동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으로 가보자. 60년대 인천의 대표적인 달동네 마을인 송림동 사람들의 모습을 박물관으로 재현했다. 실제 그곳에 있었던 솜틀집, 이발소, 만화방, 흑백텔레비전을 보는 가족, 연탄집 등의 모습과 비탈진 골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박물관에는 달동네에서 고단한 삶을 산 사람들의 모습을 마네킹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어떤 마네킹은 회색이고, 어떤 것들은 횐색이다. 흰색은 송림동에 사셨던 실존인물들의 모습이다.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은 2005년 10월에 세워졌다. 고층아파트 단지 옆에 있으면서 동네 주민들의 휴식처이자, 방문자들에게는 60~70년대를 추억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인천 경양식 4대 맛집


동인천 일대에는 7,80년대 스타일로 운영하는 4대 경양식이 있다. 등대, 국제, 잉글랜드, 씨싸이드다. 국제경양식은 작년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했다. 잉글랜드는 81년 문을 열었고, 씨싸이드는 89년, 등대는 40년이 넘었다. 이들 경양식집에 가면 밥과 빵, 크림스프와 야채스프를 골라먹을 수 있다.


등대경양식은 40년 전통을 자랑한다. 건물외관과 내부는 낡은 모습 그대로다. 이 집이 자랑하는 메뉴는 돈가스와 갓 구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이다. 빵에는 부드러운 버터와 딸기잼이 함께 나온다. 돈가스는 두툼하고 방금 튀겨내어 따뜻하고 고소하다. 그 위에 소스가 뿌려져 있어 더욱 입맛을 돋운다. 구도심을 여행하다 출출할 때 들려보면 좋은 공간이다.




주(舟) : 주안역 일대



주안역은 1899년 영업을 시작했다. 1955년 5월 주인선이 개통되었고, 1974년 8월 수도권 전철로 시민의 발이 됐다. 주안역은 인천의 중심지로 교통의 요지다. 특히 주안역 남쪽 광장은 버스 교통망이 잘 발달되어 있다. 남구일대, 동춘동으로 가는 마을버스가 있고, 인하대생들도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등교했다. 그 만큼 환승의 요충지였기에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고, 사람이 모이는 장소였다.


주안역 길 건너 고려예식장 뒷길은 주안로데오거리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주안 20,30’거리로 불린다. 먹자골목으로 음식점, 술집, 커피숍 등이 즐비하다. 1980년대 중반 ‘촛불커피숍’이 유명했고, 유동인구가 많아지자 술집, 음식점, 커피숍이 많이 생겼다. 90년대엔 다른 가게에서 못 받는 손님만 받아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권이 좋았다.


그런 상권이 90년 이후 주안 5,6 공단이 이전하고 구월동이 새로운 상권으로 부상하면서 사람이 점점 줄었다. 또 여기에 법원이 옮겨가고, 인천대학교가 이전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상인들은 상권을 살리기 위해 차 없는 거리, 호객행위 금지 등 많은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다양한 문화이벤트로 시민이 다시 찾는 거리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남구 주안 일대는 미디어 체험공간이 많다. 영화공간 주안(427-6777)도 그 중 하나. 영화공간 주안은 지자체 최초의 예술영화 상영관으로 연중 국내외 최신 예술영화, 우리나라의 독립 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의 발길이 잦다.


주안영상미디어센터(873-2622)는 2007년 설립해 그간 평범한 우리네 이웃들이 영상을 제작하고 또 그 결과물을 상영할 수 있도록 지역민을 대상으로 영상문화 교육 서비스를 담당해왔다. 또 미디어에 관심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미디어의 추세, 커뮤니티 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미디어센터는 작년 영상미디어복합센터로 이전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영상교육 및 미디어 제작의 활동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주안에는 프랑스문화원(873-5556)이 있어 인천과 프랑스를 연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프랑스 유학정보를 제공하고, 어학교육을 한다. 또 프랑스 관련 책, 잡지, 비디오, CD 등을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지 프랑스문화를 즐길 수 있다. 문화원은 ‘시네마프랑스인천’을 정기적으로 열어, 프랑스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공(共) : 공촌동 주변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40억 아시아인들의 축제의 장이 될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둥근 아치형의 철제 지붕이 완성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주경기장의 주소지는 서구 연희동이지만 공촌동과는 바로 이웃이다. 주경기장은 대회의 메인장소로 행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1월 말 현재 90%의 공정률을 보이며 외벽마감과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주경기장에서는 아시아경기대회의 개·폐회식 행사가 치러지고 육상, 크리켓 경기가 열린다. 경기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전체 6만1천74석 중 3만7백여 석이 가변석이라는 점이다. 어느 경기장 보다 가변석 규모가 크다. 가변석은 대회가 끝나면 좌석을 뜯고 시민 편의를 위한 수익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9월 19일 개막식을 위해 주경기장은 한창 예쁘게 몸을 치장하고 있다. 개막식날, 아시아인들의 이목이 이곳을 향할 것이다.




 제(濟) : 제물포역, 도화동 일대



제물포역은 1899년 9월 18일 경인선 개통과 함께 보통역으로 출발했다. 1957년 11월 1일 ‘숭의역’으로 이름을 변경했다가, 1959년 7월 1일 제물포역으로 개칭했으며 그해 3월 역사를 준공했다. 제물포 앞의 지하상가는 1976년 8월에 착공해 1977년 6월 1일 준공했다.


부역명은 인천대 앞이었으나 인천대학교가 2009년 9월 1일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자 재능대학으로 바뀌었다가 2010년 2월부터 인천대학교 제물포 캠퍼스로 불리고 있다.


제물포역 북광장으로 나가면 인천 최대의 사학재단인 선인학원이 있던 캠퍼스를 만난다. 인천대학교는 인하대와 마찬가지로 후문쪽 상권이 발달한 캠퍼스였다. 인천대학교가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한 후 2013년부터 청운대학교가 들어와 학생을 맞고 있다. 선인학원은 한때 유치원부터 초,중,고, 실업고, 전문대학, 대학교까지 총 16개의 학교에 3만여 명의 학생들이 이곳을 다녔다. 선인학원 캠퍼스 부지는 웬만한 대학 캠퍼스보다 넓었다. 선인학원은 80년대 학내분규와 민주화 바람이 일자 국가에 재산을 기부채납하면서 사립에서 공립으로 명패를 바꿔 달았다. 현재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없어졌고, 운봉, 항도 실업계고등학교는 하이테크고, 마이스터고로, 운산기계공고는 도화기계공업고등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인천대 제물포 캠퍼스는 제2행정타운 조성으로 다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자료 : 굿모닝 인천(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