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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가다!


청년기자,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가다!

10점 만점에 9점. 이유는?


숭의동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축구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유럽 프리미어리그의 시설과 운영방침을 그대로 따랐다. 멋지다”, “정말 가까이서 볼 수 있다“라는 입소문이 돌고 있고, 3월 3일 인천유나이티드의 홈 개막 경기와 31일 경기에서는 빈틈없이 가득 찬 관중석을 목격할 수 있었다.



▲ 3월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10,3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지난 3월 31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전의 시합이 있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방문해 관중의 반응을 살펴본 결과, 청년기자는 10점 만점에 9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과연 무엇 때문에 득점했는지, 왜 만점이 아닌지 살펴보자.


‘초 근접 관람’으로 5점 득점

사실 축구전용 경기장의 필요성은 지난 2002년 월드컵부터 꾸준히 강조됐다. 박지성의 가슴 트래핑과 뒤이은 볼 토스 그리고 골키퍼 다리 사이를 무너뜨리는 슛. 강팀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 통쾌한 플레이를 기억하는가? 바로 인천문학경기장에서 기록된 한국축구의 빛나는 역사다.



▲ 2002년 포르투갈전. 박지성선수의 슈팅장면.

관중석이 너무 멀어 카메라에 잡히지도 않는다. (사진=유투브 공개 동영상캡쳐)



그 역사의 순간 문학경기장에 있던 청년기자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우선 통쾌한 슛에 환호하긴 했지만, 누가 넣었는지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는 중계방송을 통해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역사를 쓰는 순간을 불과 2~3m 거리에서 생생히 지켜볼 수 있다.



▲ 골대 바로 뒤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남매, 정말 가깝다.



▲ 관중석 맨 앞에서 사진을 찍는 김영미씨(가명)



김영미 씨(가명, 수원시 거주)는 제주도를 빼고 전국의 모든 축구경기장을 다니는 축구광이다. 수원에 사는데 왜 인천의 팬일까? 이유는 ‘설기현바라기’이기 때문이다. 앞자리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 그녀는 “전용경기장이 아니면 사실 강 건너 불구경하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3월 3일 홈경기에 이어 2번째 방문했는데 선수들이 이야기하는 소리도 다 들린다.”라며 “눈앞에서 지켜보니 정말 실감난다.”라고 덧붙였다.



▲ 스포츠 전문기자와 관람객이 거의 비슷한 거리에서 경기를 관람한다. (S석 앞 코너)


김영미 씨가 자리 잡은 곳은 W석 맨 앞자리다. 실제로 이곳에 앉으면 스포츠 전문기자와 약 1m 밖에 차이나지 않는 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멀리서 손가락만한 선수들을 찍는 사진이 아니라 생생한 모습을 찍을 수 있다 보니, 관중석 맨 앞자리에서는 카메라를 들고 신나게 사진을 촬영하는 팬들이 가득했다.



▲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초등학생(W석 앞자리) 



축구경기장의 가장 큰 역할은 관중이 축구경기를 박진감 넘치게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기능에서 5점 득점!


안전한 시합, 안전한 관람으로 2점 추가!

전용경기장은 안전관리에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시합 90분 전부터 구급차가 전용통로에 대기했다. 선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하는 시합 전부터 시합 끝까지 구급대원이 지켜보고 있었고, 구급차는 전용 출구를 확보하고 있어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했다.



▲ 숭의 소방파출소의 구급대. 경기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선수의 안전뿐만 아니라 관중의 안전을 위한 시설도 준비되어 있었다. 바로 인천유나이티드 응원단을 위한 공간이다. 북을 치고 깃발을 흔들며 인천을 응원하는 ‘미추홀보이즈’에게는 일반 관중석과 다른 더욱 튼튼한 의자와 보호대가 제공된다.



▲ 시합시작 전 촬영한 응원단 전용석. 뒤에 보이는 파란의자와 다르고 의자 앞쪽에 보호대가 있다.

제자리에서 뛰거나 어깨동무를 해도 넘어질 염려가 없다.



▲ 전용석에서 힘차게 응원하는 미추홀보이즈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인 요즘. 전용경기장은 모두의 안전을 빈틈없이 챙기고 있었다. 2점 추가득점!


‘가족관람객’ 배려점수 2점 득점!

전용경기장 N석 뒤에는 조그만 잔디구장이 있다. 시합 전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축구체험교실이 열리고, 시합 중에는 아이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그래서 아직 축구를 볼 줄 모르는 아이들, 몸이 들썩들썩하는 남자아이들은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 경기장 외부와 차단된 미니구장은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알맞은 장소다.



조그만 잔디 구장 근처에는 다수 가족관람객이 머물고 있었다. 김철수 씨(가명,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는 “아이들이 시합을 지루해하면, 잔디밭에서 뛰고 놀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라고 하면서 “미니 공원에 있는 기분이다.”라고 전했다. 김 씨의 아내는 “테이블석을 예매하려고 했지만, 매진이라 곤란했는데 잔디밭이 있어서 다행이에요.”라고 말했고, “테이블좌석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우선권을 주면 좋겠어요.”라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 단란한 모습의 김 씨 부부. 아이가 축구에 집중하기에는 아직 어린편이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경기장 인증! 2점 획득!



작지만 빼놓을 수 없는 점수 1점, 어디서 잃었나?

종합경기장에서 축구를 관람하는 것과 비교하면, 전용경기장이 주는 기쁨은 대단하다. 하지만 만점을 기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나 큰 부분이다. 바로 ‘장애인배려’다. 종합경기장이 축구를 관람하기에 불편하긴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빠짐없이 준비되어 있다. 이천수 씨(본명, 인천 서구 가정동)는 “축구를 좋아해 대전과 서울 모두 방문하지만, 다른 경기장에는 장애인석은 물론 동반한 보호자의 자리도 확보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 통로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이천수 씨(인천 가정동)



전용경기장에 휠체어를 위한 자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이씨의 말에 “혹시 있는데 못 찾으신 건 아닌가요?”라고 되묻자, “아니에요. 전화해보니 자리가 없다고 안내했어요. 하지만 관람료를 받지 않으니 편한 곳에서 보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의외였다. 우선 이 씨의 편안한 관람을 위해 알맞은 자리를 찾아봤지만, 이미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 근처에 있는 임시석 의자를 세로로 돌리고 자리를 만들었지만, 사람들이 가로막는 통에 이 씨에게 권할 수는 없었다.


▲ 좀 더 멀리 있는 임시석으로 이 씨를 안내하려고 했지만, 현수막이 붙어있어 어쩔 수 없었다.



이 씨는 “관람료를 내더라도, 전용경기장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 화장실의 문이 매번 잠겨 있어 곤란하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이 씨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이건 정말 너무하다“라고 말했다. 정말 아쉬웠다. 카메라기자, 치어리더, 공연팀, 볼보이를 위한 대기실 까지 있는데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이리도 미흡할 줄이야.


축구는 그야말로 국민스포츠다. 이제 막 발돋움해 나가는 종목이라면 아낌없이 10점을 주고 싶지만, 성숙해야할 축구라면 장애인 배려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항목이다. 9점에 그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조금만 노력하면 10점 만점을 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K-리그의 협력으로 장애인을 위한 시설 및 운영방침이 재정비되길 바란다. 


김상호 청년기자 reportek35@gmail.com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