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나절 여행코스 송림동 달팽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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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동 달팽이길.
올해 초 인천다운 인천을 알고 싶어 찾았던 수도국산 근처에 달팽이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왠지 이름이 예뻐 끌리는 곳이었지요. 마음껏 상상하며 찾은 달팽이길은 아주 소박하고 작은 골목길이었습니다. 골목길 사이로 화려하지 않은 벽화가 바쁜 현대를 사는 이들의 발목을 잡아끕니다.
▲이 그림이 진짜 일까요? 가짜일까요?
그림 속 벽화를 보고 있으면 마치 그림으로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송림동 달팽이길에선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답니다. 골목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 밥 짓는 소리, 빨래하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아 귀를 기울여 보는 자신을 보고 웃음이 납니다. 한 뼘도 안 되는 골목길을 지나다 보면 창가에서 사람 사는 소리가 들리는 듯 착각이 됩니다.
송림동 달팽이길은 달이 가장 가깝게 보인다는 수도국산 달동네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입니다. 동인천역에서 수도국산 정상까지 도보로 10여 분 걸립니다. 달팽이길이 끝나는 곳에 배다리 헌책방 거리와 연결되어 함께 둘러보아도 좋을 듯합니다.
인천의 벽화마을은 달팽이길 말고도 여러 곳이 있습니다. 벽화마을은 공공미술추진으로 소외된 지역의 시각적 환경 개선을 위해 진행된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송월동 동화마을, 배다리 벽화마을, 십정동 열우물길 벽화마을, 월미벽화마을, 강화 별빛동화마을 등 많은 벽화마을이 존재합니다. 제가 가 본 벽화마을 중 송림동 달팽이길은 가장 작은 벽화마을인데 사후 관리가 잘되지 않아 조금 실망스러웠답니다.
달팽이길을 둘러보는데 30여 분.
많이 알려진 벽화마을에 비해 소박한 감성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도시화되면서 하나 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이젠 옛날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곳이라 소중하게 여겨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수도국산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송림1동 주민센터가 나옵니다. 달팽이길이 지도에 검색이 안 되니 송림1동 주민센터를 찾아오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큰길에서 다시 좁은 골목으로 이어지는 골목은 마치 미로 속을 걷는 듯합니다. 그러고 보니 좁은 달팽이길이 우리 사는 인생과 닮았네요.^^
좁은 골목 탓에 한낮에도 어두울 수밖에 없는 달팽이길에서 널어 놓은 빨래가 기분 좋게 합니다.
어릴 적 개구쟁이 모습 그대로 함께 간 친구가 장난을 칩니다. "달팽이길 계단을 저렇게 힘들게 오르내리는데 괴롭히지 마라~^^"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다니다 막다른 곳에 멈췄습니다. 사실은 막힌 골목이 아닌데 일하시는 골목길을 빠져 나갈 수 없어 발걸음을 뒤로하였습니다. 미안하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괜히 이방인인 제가 더 미안해집니다.
지붕 위의 녹슨 연통을 보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달팽이길 건너에는 하늘 높게 솟은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습니다. 달팽이길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정한 동행길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래되었을 부동산 간판 하나가 벽돌에 바짝 붙어 있습니다. 오래전 고향에서 보았던 문구와 간판이라 참 정감이 갑니다.
달팽이길을 돌고 돌아 마침내 큰길에 나와 배다리 헌책방 거리로 향합니다. 예전에 이곳에서 많은 사람이 꿈을 꾸며 희망을 이야기했겠지요. 지금은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말입니다. 지나다 헌책방 앞에 걸음을 멈췄습니다. 서점에 있던 책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책을 어디로 가져가나요?" 물었더니 다시 새 책으로 변신한다고 하네요. 눈에 익은 교과서도 눈에 띄어 옛 생각이 절로 나더라고요.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서 벽화마을 쪽으로 가다 보면 쉼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친 다리도 쉴 겸 대안미술창작공간인 '스페이스 빔'에 들렸습니다. 2층 쉼터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이것저것 책자를 펼쳐보며 잠시의 시간을 보냅니다. 제가 찾은 날은 예술가가 없어 담소를 나눌 수 없었지만, 기부금 형태로 차를 마시며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도 좋은 곳입니다.
▲쉼터인 고두밥실
쉼터에서 나오면 배다리 벽화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나옵니다. 달팽이길을 느리게 걷고 배다리 벽화마을까지 산책하는 한나절 여행으로 추천할 만 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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