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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인천/人맥상통 인천

[인천인물]동면에서 깨어난 인천체고 '조정부'

 

동면(冬眠)에서 깨어난 인천체고 '조정부'

 

 

 

"닦고 조이고 기름 치고 출발~ "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지난 '경칩'

겨우내 웅크리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희망의 봄을 맞이하려는 학생들이

경인 아라뱃길 인근에 있는 조정경기 훈련장에 삼삼오오 모였습니다.

 

 

 

 

이들은 배를 조립하고 닦으면서 추억이 되어버린

지난 경기를 회상하는 듯 이야기꽃이 한창입니다.

"사랑하는 배야~ 올해는 금메달이 목표다!

우리랑 파이팅하자!"

 

밝게 웃으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학생들은 서구 경서동에 위치한

인천체육고등학교 조정부 선수들입니다.

이들은 꽃샘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른 수건을 손에 꼭 쥐고

자신들과 한 몸이 될 조정 배를 쓸고 닦느라 추위도 잊었습니다.

 

 

 

 

노를 저어 배의 속도를 겨루는 수상스포츠인 조정경기는

'보트레이스' 또는 '레가타' 라고도 부릅니다.

출발선부터 결승선까지의 주어진 거리를 규칙에 정해진 인원으로

노를 저어 먼저 도착하는 보트가 이기는 게임!

 

하지만 결승점을 바라보고 달리는 다른 종목과는 달리 등을 돌리고 시작하는

이 경기는 여러 사람이 하나의 동작으로 노를 저어 호흡을 맞추어야하는

스포츠로 동적인 일체감이 승부를 좌우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1977년 창단된 인천체고 조정부는 2012년 9월 경서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인항 정서진 아라뱃길에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전국조정선수권대회를 비롯해 장보고기 조정대회, 전국시도대항 조정대회,

전국체육대회 등을 통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인천 팀의 조정 실력을 전국에 알렸습니다.

 

지난해에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남고부와 여고부가 각각

혼연일체가 되어 싱글스컬, 더블스컬, 무타페어 등

여러 종목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인천의 조정경기가

 종합우승을 차지하는데 일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선태 지도교사(인천체고 조정부)는

 "대회를 대비한 조정연습을 위해서 학생들과 배를 조립하고 있습니다.

오늘 배의 조립을 마치고 청소와 마무리가 끝나면 수자원공사의 협조로

아라뱃길에서 본격적으로 연습을 합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이 중요하기 때문에 훈련과정을 통해서

전문적인 체력과 기술을 육성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오늘이 중요한 시작의 날입니다." 라며 학생들과 배를 조립합니다.

 

학생선수들은 지렛대 원리를 이용하기 위해 배에 노를 끼우는 부분인

리거와 노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켜주는 오어록을 점검하며 손에 연장을 들고

희망적인 목표를 향해 조심스러운 손길과 세심한 눈길로 조정의 조립을 시작합니다.

 

 

 

 

훈련장 한쪽에는 트레일러 위에 조립을 마친 배들이 봄 햇살을 받으며

반짝이는 모습으로 아라뱃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수완군(3년)은 "조정을 시작한 지 4년 되었어요. 배의 구석구석을 수건으로

깨끗하게 닦으면서 마음속으로 대화를 나누었어요.

올해에는 꼭 금메달을 따보자고요....

지금부터 열심히 연습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습니다."라며

배를 쓰다듬습니다.

 

하수빈양(3년)은 "지난해에는 10월까지 배를 타고 연습을 했었어요.

겨울에는 체력을 기르는 훈련도 하면서 봄이 빨리 오기를 기다렸는데

배를 조립하고 닦으면서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올해에는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목표입니다.

열심히 훈련에 임해서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하수빈양은 중학교 때부터 5년 동안 조정에 빠져 산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도 인천시를 대표해서 전국체전에 출전해 우승해야죠.

또한 이 선수들 중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가 나왔으면 하는 게 제 소망입니다.

모두 잘해낼 겁니다." 라는게 이교사의 바램입니다.

 

트레일러에 실은 35대의 조정을 바라보며 훈련준비를 마친 22명의 학생선수들은

꽁꽁 얼어붙은 주먹을 불끈 쥐고 훈련이 펼쳐질 아라뱃길을 향해,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박영희 I-View기자 pyh6061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