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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여행·명소

안개속 등대같은 Fog city

 

 

 

American style~
안개속 등대같은 Fog city

 

인천 차이나타운을 걷다보면 공자상이 있다. 공자상을 돌아보는데 어라? 할로윈분위기가 나는 작은가게가 보인다. 'Fog city cafe'? 커피한잔 하며 둘러보기로 했다.

문을 여는데 빵을 굽는 고소한 냄새가 풍긴다. 손님을 맞이하는 건 미국인 밥 아저씨와 김현순씨 부부. 두 아들이 가게 일을 돕고 있다. 메뉴를 보니 커피만 있는게 아니라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햄버거, 와인 등 다양하다. 미국에는 '카페'라고 해도 다양하게 메뉴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Fog city의 정체는 '미국식 가정백반식당'이었다.

 

 

 

 

한국과 미국은 안개로 통했다. 안개가 많기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의 남자가 인천여자와 만났다. 현순씨와 첫눈에 반한 밥 아저씨의 구애로 결혼한 부부는 인천에 가게를 차렸다.
인천은 항구가 있어 외국인의 방문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잠시 다녀가는 외국인들에게도 편안한 '집밥'을 내어주는 곳, 그들에게 Fog city는 편안하게 찾게 되는 맛집이다.

 

 

 

 

밥 아저씨는 새벽부터 직접 빵을 만든다. 통밀을 갈아 만든 반죽에 이스트를 대신 해줄 과일 추출물을 넣고 빵을 부풀린다. 그렇게 완성된 빵 '샤워 도'의 겉은 바삭한 누룽지 같고 속은 부드러우면서 시큼한 향이 난다.
김현순씨는 "음식에 대한 신념이예요. 환경문제가 심각한 요즘, 잘 먹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음식을 통해 진실된 것을 공유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자연에서 오는 친환경 먹거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되도록 공산품은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든다. 이스트를 대신할 과일도 4년째 직접 기르고 있다고 한다.
그 신념은 음식에 맛에서도 나타난다. 현순씨는 말한다. "미국에선 전세계음식을 현지의 맛 그대로 느낄 수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아요. 한국인 입맛에 맞춰진 '한국식'음식이죠. 저희 가게는 가감없이 현지의 맛 그대로 내고 있어요." 현지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재료들은 미국애서 공수해 온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식요리들 사이에서 진정한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건 국제도시로서 반가운 소식이다.

 

 

 


내년 4월이면 벌써 4번째 생일인 Fog city는 외국인들에겐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한국인에겐 미국문화를 느끼게 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31일 할로윈데인엔 할로윈 파티를 열기도 했다. 우리나라 클럽에서 보여지는 잘못된 파티문화 보다 그들의 정서와 가까운 진짜 문화를 알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을 잇는 허브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Fog city는 안개 속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등대가 되어주고 있다.

 

 

 

 

편안하게 차 한 잔하고 싶을 때도, 비 오는 저녁 와인 한 잔으로 분위기 내고 싶을 때도, 허기진 배를 달래기도 좋은 곳 Fog city. 희뿌연 인천의 안개너머 샌프란시스코가 가까이 있다. 인천에서 진정한 미국의 가정식을 맛보려면 'Fog city'다.

 

차지은 청년기자 ckwldms@naver.com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