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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여행·명소

인천대공원 내 수목원 산책길

등잔 밑 ‘쉼표’를 찾아 간다  

인천대공원 내 수목원 산책길 


태풍이 지나고 하늘이 부쩍 높아졌다. 민낯의 하늘이 마치 20세 청년의 얼굴처럼 싱그럽다.  선선해진 바람은 자꾸 운동화 끈을 조여 매게 한다. 가볍게, 부담 없이 그리고 아주 편하게  ‘가을소풍 한번 떠나볼까’ 하는 마음으로 인천대공원을 찾았다. 

대공원이 숨겨 놓은 숲. 수목원. 입구에 수목원 안내도가 보인다. 작은 숲이지만 모두 3가지 테마로 나뉘어 있다. 안내도를 보면 몇 시간은 걸릴 것 같아 지레 지칠 수도 있지만, 막상 산책길 따라 한번에 쭉 걸으면 삼십분, 이곳저곳 호기심을 보이며 꼼꼼하게 둘러보면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코스다.





조롱박이 '조롱조롱' 열린 낮은 담장을 따라가면 탐방객 안내소가 나온다. 노인인력개발센터의 지원으로 숲 생태해설가로 활동하고 계신 어른신들께서 편안하게 맞이해 주신다. 간단한 방명록 작성 후, 수목원 안내 팜플렛을 챙겨 수목원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167년 된 나무의 나이테, 세월만큼 늘어난 주름 하나하나는 인천의 역사를 담아낸다. 이미 나이테를 넘어 '역사테' 로서의 역할을 한다. 

자, 이제 역사까지 확인 했으니 본격적인 수목원 탐방을 시작해 보자. 초가집부터 시작된 '테마식물원지구'는 소나무원, 사계원, 오감원, 실용식물원, 문화식물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문화식물원에는 어린이학습원이 포함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오면 동네 산책하듯 편안하게 걷기 좋은 평탄한 코스였다. 






이어서 펼쳐진 울창한 나무 숲, '희귀자생, 비교식물원지구'이다. 침엽수원, 활엽수원에 들어섰다.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보니 나무가 우거져 조그맣게 보이는 하늘이 ‘쉼표’로 다가온다. 잠시 앉아 풀내음에 목욕을 한다. 일종의 수림욕(樹林浴)이랄까. 

희귀 자생원에 들어섰다. 근데 이게 얼마나 희귀한 생물인지, 또 이름푯말이 가리키는 식물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아 안타까웠다. 게다가 빛바랜 푯말까지.. 뭐, 현장체험학습이 아니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자. 

수목원 곳곳에 주의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의식수준 높은 인천시민들은 ‘지키기 있기, 없기?! 있기!’ 이미 '쉼표뇌물'까지 받았으니 안 지킬 수가 없겠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향토식물원, 자연생태원, 계류·연못원 등으로 이루어진 '도시녹화식물원지구'가 나온다. 도시녹화라는 이름답게 식물로 이루어진 생울타리원이나 보도 녹화원이 눈에 띈다. 시원한 연못도 마음을 정화시켜준다. 유모차를 끌고 산책 나온 시민들도 이따금씩 보인다. 그만큼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임을 증명해주는 것 같다.






매일 숲체험 프로그램도 시간별로 운영되니 미리 확인하자. 수목원은 동절기(11월~2월)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절기(3월~10월)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폐장 1시간 전까지는 와야 숲내음을 맡을 수 있다. 월요일은 나무들도 하루 쉬어야 하기 때문에 입장불가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너무 가까워서 우리의 관심 밖이었을지도 모른다. 바쁜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고 싶다면 인천대공원 수목원 ‘강추~!’. 


차지은 청년기자 ckwldms@naver.com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