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구경(九景) 가자 센트럴파크 9경 그리고 1경
송도국제도시의 대표공원 센트럴파크. 미래를 품은 센트럴파크에 9경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9가지의 풍경은 4계절 내내 볼거리로 가득하다. 각 경(景)마다 자리잡은 작은 나무집 속 도장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1경은 수상택시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자 바닷물로 만든 인공호수는 단단히 얼어붙었다. 수상택시도 자리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덩그라니 남은 나무집 하나. 신세가 처량하다. 그렇지만 봄이 오면 물찬 제비처럼 수상택시는 물 위를 달릴 것이다.
2경은 철쭉동산 자연도 이렇게 튕길 때가 있다. 추워졌다고 봄에나 오라며 문전박대 당했다. 기다리라고만 하는 철쭉이 야속했다. 그래, 예쁘니까 봐준다.
3경은 한옥마을 아시안게임 개최 직전에 준공된다는 한옥마을아. 기다리고 있을게. 인천의 전통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다.
4경은 호수교 석양 매일 보는 석양도 센트럴파크에서라면 다르다. 호수교에서 트라이볼과 아이타워를 병풍삼아 지는 노을만큼 운치 있는 풍경도 드물다. 각도에 따라서는 트라이볼 그릇에 태양이 쏘옥 들어가 버리기도 한다. 미래도시에서 즐기는 자연의 풍광은 평소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
5경은 바베큐장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바베큐장. 캠핑용품만 챙겨오면 만사 OK다. 하계,동계 캠핑시즌마다 실속 있는 캠핑장으로 인기 만점이다. 올땐 가볍게 오기, 갈땐 추억만으로도 꽤 무거워 질지 모르니까.
6경은 지구촌의 얼굴 GCF가 들어설 I-tower와 마주하는 지구촌의 얼굴이다. 각 나라의 특색이 또렷한 얼굴들로 구성된 ‘지구촌의 얼굴’은 잔잔한 음악소리와 함께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 사실 음악소리는 트릭, 음악을 끄면 전 세계 언어로 떠드는 수다소리로 공원이 시끌벅적 하게 된다. 여느 국제기구보다도 많은 국제회의를 펼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7경은 억새밭 억새가 유난히 많은 센트럴파크, 밭을 이룬 억새밭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눈덮인 억새풀들은 머리가 무거워 하나같이 고개를 숙인다. 그래, 무거워서 고개는 숙일지언정 꺽이지는 말아라.
8경은 꽃사슴 매끈한 다리에 잘록한 허리를 뽐내는 꽃다운 너, 꽃사슴. 안타깝지만 지금 뿔관을 쓴 왕은 혼자 따로 있네. 봄이 되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견우와 직녀보다는 빨리 만나길 바래. 꽃사슴을 구경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보여 인사를 건낸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일하는 미국인 벤 씨는 흔쾌히 인사를 받아준다. “반가워요! 친구들이 미국에서 놀러와서 안내해주는 중이예요. 평소에 센트럴파크에 산책하러 자주와요. 아름다운 공원이잖아요. 친구들도 꽃사슴이 귀엽다고 좋아하네요.” 관광 온 친구에게 소개시켜줄 만큼 센트럴파크는 외국인에게도 매력적이 곳이다.
9경은 송하정 달빛 엄밀히 말하면 9경은 송하정에서 보는 ‘달빛’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겨울에 달은 너무 차다. 황진이도 동지섯달의 기나긴 밤은 잠시 이불속에 넣어두었다 '님'오시는 날 꺼내보려 했다던데, 차가운 달빛도 잠시 저금해 두었다가 따스한 '달님'께 소원 빌 때나 인출해 보자. 그래도 당장 보고 싶다면 말리진 못한다. 추위 따위는 감내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답긴 하니까. 황진이의 ‘님’보다 더.
그리고… 더하기 1경 9경을 찾아 헤매는 사이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을 발견했다. 센트럴파크의 모든 언덕은 하얗게 변해있고 가족단위로 온 나들이객들은 하나같이 눈썰매를 즐기고 있었다. 특히 이 곳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가 있다. 다양하게 생긴 언덕의 경사로 진짜 눈썰매장을 찾은 듯 초급, 중급, 고급, 3가지 코스로 나뉘어 있었다. 자연이 만든 최고의 눈썰매장이다.
하얀 눈이 머리를 덮으니, 누구 머리가 하얀지 알 수가 없다. 눈 잎에서는 모두 친구 먹는다.
아홉가지 절경을 따라 한바퀴 돌다보니 추위를 잊게 된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설경도 매력적이다. 아, 송도는 짐짓 무릉설경이도다. 백경이불여일견(百景而不如一見), 진짜 9경이 보고 싶다면 송도로 구경 가자. 운이 좋으면 또 다른 1경을 찾게 될 지도 모른다.
차지은 청년기자 ckwldms@naver.com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