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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여행·명소

어촌 뷰포인트, 강화 황산도 나들이

 

 

 

유빙(遊氷), 이제 겨울이 풀리려나…
어촌 뷰포인트, 강화 황산도 나들이

 

도심의 쌓였던 눈이 녹기 시작했다. 그러나 거센 물살 넘어 황산도에 쌓인 눈은 여전히 이불처럼 쌓였다. 비탈진 산길과 포구의 겨울은 도심보다 깊다. 친구야~ 머리카락을 쫑긋 서게 하는 시린 바람도 풍광이 되는 그곳, 깊은 겨울 맛이 끓고 있는 강화 황산도로 가자.

 

 

 

 

지난해 12월 31일 국내 아름다운 어촌·어항 100곳을 소개하는 ‘어촌 View Point 100선 기가 막히다’가 나왔다.
농수산식품부가 발간한 이 책은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어촌을 여행하면서 멋진 사진을 찍고 즐길 수 있도록 어촌·어항 지역의 여행정보 및 촬영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어촌 뷰포인트’ 어촌‧어항 100개소에 강화 황산도가 포함돼 있다.

 

 

 


김포와 강화도를 잇는 초지대교를 건너면 왼편에 황산도가 있다. 조용히 어선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황산도는 매립으로 섬의 기억은 과거가 되었다. 25년 전만해도 황산도에서 뭍으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노를 저어야만 했다. 황산도는 강화성 ‘밖’의 섬으로 수 백년을 주목받지 못했다. 연육교가 세워지고 이후 완전히 매립되면서 사람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초지대교가 훤히 보이고 그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거세다. 마치 강(江)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염하(鹽河)’. 염하강을 덮고 있는 유빙의 흐름이 물살의 세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점점 많아지고 속도가 붙어 흘러내리는 유빙이 일대 장관이다.

 

 

 

 


꽃게의 발톱이 날을 세우고 자연을 모티브로 한 조각상 옆으로 산책로가 시작된다. 염하강을 따라 걷기로 한다. 강줄기를 따라 해안산책로가 나무데크로 정돈되어 있다. 총 길이 648m. 뽀득 뽀득 뽀드득... 눈 덮인 산은 고요하고 유빙을 실은 염하는 웅장히 흐른다. 뽀득 뽀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만 귓가에 가득하다. 도심에서 밟아 보던 눈의 소리보다 경쾌하고 가볍다. 뽀득 뽀득 뽀드득... 그 소리에 취해 자꾸만 발걸음이 잦아진다.

 

 

 


산책로를 따라 설치된 크고 작은 전망대는 5곳. 초지대교와 염하가 잘 보이는 탁 트인 전망대는 휴식을 할 수 있도록 의자도 나란히 앉아 있다. 눈 쌓인 의자들 사이 사람의 흔적을 담은 의자도 보인다. 산책로의 끝에서 보는 풍광은 가히 절경이다. 아주 작은 무인도가 갯바닥의 골을 따라 황산도를 보고 있다. 무인도를 덮고 있는 나뭇가지는 겨울을 담아 앙상하다. 나뭇가지위에 곳곳에 이사 간 철새들의 둥지가 털모자처럼 남아 주인을 기다린다.

 

 

 

 

 

황산으로 간 유랑자의 발걸음이 되돌아 멈춰선 곳은 황산 어판장이다. 갯펄 위에 정박한 대형 어선이 돛을 펼쳐 놓고 식도락들을 유혹한다. 어판장 주변으로는 갓 잡아 올린 생선들이 꼬들꼬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맛으로 옷을 입는다.
망둥어와 물텀벙이가 해바라기를 하고 말린 생선은 켜켜이 쌓여 손님을 기다린다. 황산어시장에는 10여 곳이 넘는 식당들이 문을 열고 겨울바다의 맛을 상에 올린다. 황산 어판장의 식당은 선주들이 직접 운영한다. 그래서 이곳은 신선한 식재료가 맛을 더해 식도락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맛있는 먹을거리가 있다보니 추위를 뚫고 사람들도 배 안으로 모인다. 마치 노아의 방주가 같다.

“삼식이 먹자~” 요즘 대세는 삼식이 탕이다. 나들이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삼식이는 요즘이 제철이다.
이양숙 (신흥4호 식당)씨는 “삼식이는 요즘이 맛있어요. 국물이 정말 명품이에요. 이제 삼식이는 강화에서 잡히지 않아요. 이곳에서 조금 더 내려가야 잡혀요. 어떻게... 삼식이탕 드려요???”

 

 

 

 

삼식이 탕이 쑥갓 이불을 덮고 끊기 시작한다. 삼식이 입은 크고 몸은 작다. 못생겼다.
“삼식이는 먹을 게 없어서 우럭 한 마리 더 넣었어요.” 주인장의 인심으로 바글 바글 끊어 오른 삼식이탕의 맛은 오묘하다. 고소한 밤 향이 입안의 끝에 남아 휘감는다. 아~ 이 맛이 못생긴 삼식이가 인기를 받는 비법인가보다. 찬바람에 떨어진 체온이 삼식이탕으로 제자리를 찾는다.

황산도는 요것조것 볼거리가 많다. 황산 어시장 맞은편에 황산도 어촌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바다에서 조업하는 사진들을 전시하고 어망과 어업에 쓰이는 도구들이 소박하게 전시되어 있다. 갯벌에서 하루의 일과를 마친 어선들이 단잠에 빠졌다. 그 뒤로 조각조각 거대한 유빙들이 남으로 남으로 향한다. 봄이 머지않은 것 같다.
친구야~ 겨울바다의 맛보러 황산 갈까?!?!?

 

 

 

 

김민영 객원기자 gem0701@hanmail.net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