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그 안엔 커피향만 흐르지 않더라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이색카페 3곳 순례
카페, 커피만 마시는 곳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제 카페는 휴식처이자 ‘별난’ 문화 공간으로 변신 중이다. 인천에는 테이크아웃 하기 아까운 카페가 몇 군데 있다.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그 중 도드라진 이색 카페 3곳을 소개한다.
커피 우체국 사각사각…, 흑연이 종이에 닿는 소리. 언제 적 들었는지 기억조차 가물하다. 스마트기기 터치음이나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 탁탁탁! 메신저를 이용해 쉽게 안부를 묻곤 하는 우리는 편지의 기다림을 알지 못한다. 요즘은 우체부아저씨를 편지 전달이 아닌 '택배 배달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펜을 잡은 손이 ‘뻘쭘’할 만큼 '글씨'와는 거리가 멀어져 있다.
부평구 삼산동에는 '커피우체국'이 있다. 따듯한 조명과 아기자기한 소품, 메모지가 다닥다닥 붙은 게시판은 기존 프랜차이즈 커피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난다. 딱딱했던 가슴이 몰랑몰랑해진다. 카페에 구비돼 있는 편지지를 골라 펜촉을 세운다. 여고시절, 단짝친구와 손 편지를 주고받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사장님은 "학창시절 손 편지 쓰는 걸 좋아했어요. 요즘에 그런 감성적인 것들이 없어지는 게 안타까워서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전한다. 실제로 학창시절의 감성적인 부분이 그리워서 찾는 손님이 꽤 많다. 손 때가 묻은 만큼 마음도 묻어난다. 오죽하면 편지쓰기가 화해하는 좋은 방법으로 꼽힐까. 마음을 열기엔 진심어린 손 편지만 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영업시간 : 10:00~22:00 특징 : 편지를 보내주는 카페 가격 : 커피 2,000~
담쟁이넝쿨 중구 송학동, 자유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2층 건물의 카페 '담쟁이넝쿨'이 있다. '동물카페'라고 쓰여진 팻말을 보고 문을 열었다. 딸랑~하는 소리와 함께 콧가에 맴도는 원두향은, 여느 카페보다도 신선했다. 그런데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카페에는 새, 토끼, 이구아나, 심지어 냄새가 그렇게 심하다던 닭까지! 동물의 왕국을 보는 듯 했다. 물론 투명한 유리가 ‘우리’가 돼주었기 때문인지, 그 속에서 돌아가는 환풍기의 효과가 컸던 것인지, 냄새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일반적인 애견카페나 애묘카페가 아닌 말 그대로 ‘동물카페’였다. 기니피그, 토끼, 다람쥐, 고슴도치, 원앙, 앵무 등 16종의 동물이 공생하고 있었다. 그 중 눈에 띠는 것이 태국의 투계, 화초닭이다. 투계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털무늬가 굉장히 화려하고 아름답다. 성격도 순하다고.
날이 따듯할 때면 옥상도 인기다. 옥상에 올라가 보니 나무그네와 테이블, 그리고 고양이 두마리가 있다. 원래 실내에 있던 아이들인데 고양이를 싫어하는 손님이 있어 옥상의 작은 방으로 쫓겨난 신세라고 한다. 다른 고양이 한마리는 건물 전체를 돌아다녀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매니저 원지일 씨는 "저희 가게는 가죽단위나 중년층이 많이 찾으세요. 커피도 맛있지만 어르신들께는 전통차가 인기예요. 특히 대추, 오미자, 모과, 유자차는 베스트셀러죠."라며 소개했다.
이색적인 동물과 함께 따듯한 차를 마실 수 있는 이곳, 담쟁이넝쿨은 1층은 식당, 2층은 카페로 이루어져 있다. 식당에서 식사 후 카페를 찾으면 1인당 1,000원씩 할인을 해 준다고 한다. 조용한 분위기와 차분한 조명으로 둥둥 떠다니던 마음이 살짝 가라앉는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찾아야 할 곳, 오렌지머핀과 아메리카노가 참 향긋했던 곳이다.
영업시간 : 11:00~23:00 (일요일 휴무) 특징 : 이색적인 동물과 함께하는 카페 1층은 식당, 2층은 카페 가격 : 커피 4,000원대~
들꽃 사주카페 우리나라 사람들의 점(占) 사랑은 유별나다. 아이가 태어나면 작명을 위해 점집을 찾곤 했고 결혼 날짜를 받기 위해서 사주를 받는다. 적어도 종교를 가지지 않은 오늘날의 한국인에게 점이란, 친숙한 관습 내지는 놀이문화 같은 것이다. 맞아도 그만 안 맞아도 그만. 남동구 구월동의 한 카페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가 좋다. '들꽃사주카페'다. 다양한 음료를 골라 친구와 수다를 떨다보면 어느새 차례가 온다. 주로 학생들은 진로문제, 20대는 연애와 결혼, 5~60대는 자식과 건강문제, 커플은 궁합을 가장 궁금해 한다고 한다. 결국 점이란 ‘예견’이라기보다는 답답증 해소의 수단이랄까. 점을 보다보면 ‘점괘’에서 ‘인생상담’쪽으로 이야기가 흐른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곳의 역술인들은 ‘청소년 심리상담’과 같은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타로점을 보는 사장님은 한 시간에 한 팀만 예약을 받는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길어지기 마련인데,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면 시간에 쫓겨서 제대로 점을 볼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친구의 소개로 온 정지수(21, 대학생)씨는 오늘 사주카페를 처음 찾았다. "타로점을 봤어요. 애정운이요. 평소 점 보는 걸 좋아해서 자주 보는 편인데 다른 곳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상담도 해줘서 좋아요. 일반 카페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다음에 또 오려구요."라고 말한다. 그녀가 시킨 음료는 체리콕. 들꽃사주카페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영업시간 : 12:30~24:00 특징 : 사주와 타로점을 봐 주는 카페 가격 : 음료 5,000원 대~ , 타로 5,000원~, 사주 10,000원~
차지은 청년기자 minsable@hanmail.net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