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수목원 반디논 모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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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농촌의 들판을 지나다보면 막 모내기를 끝낸 초록의 물결을 만나곤 하는데요, 지난 5월 31일 인천대공원내 수목원에서는 그러한 농촌의 들판을 더욱 특별하게 마주하게 되었던 행사가 있었습니다. 장수천네트워크와 인천환경운동연합, 남동구 자원봉사센터, 만수고등학교 동인천고등학교 과학동아리, 녹색바람 콩세알도서관에서 약 200여명의 청소년과 시민들이 참여하여 습지원의 반딧불이 놀이터인 반디 논에서 전통적인 친환경농법의 모내기 행사가 펼쳐진 것입니다.
농촌에도 첨단 과학이 정착하면서 과학영농이 생활화 된지 오래가되면서 동네 주민들이 품앗이를 하던 정겨운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옛 풍경이 그리워질때도 있습니다. 중장년층에게는 옛 정겨운 모습을 떠올리게되고,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힘든 농사일을 더불어 함께 나누던 전통의 모습을 실현할 수 있는 아주 뜻깊은 행사로 다가가게 되었답니다.
또한 반디논 모내던 날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인천 시민의 휴식처가 되고있는 인천대공원내에서는 89만평의 공간 중 약 91종 267,956본의 식물이 식재되어있는 습지원의 일부가 동식물의 보전과 다양화를 위해 평소에는 출입이 제한되고 있는데 반디논 모내기 하던날은 특별히 개방되었다는 것 입니다.
주차장을 통과하여 습지원으로 향하는 길 이제 한두달만 지나면 연꽃이 이쁘게 피어날 습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야외교실과 관찰 테크 연꽃등이 식재되어있는 습지원은 일부는 개방되어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으며 일부 공간은 수목원내 동식물들만의 공간이 되고 있었습니다. 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며 그러한 비공개구역으로 약 10%의 공간을 확보 유지하여서는 동식물들의 다양한 종의 보전과 대공원 전체로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하네요.
친환경 영농공법의 전통 손 모내기 행사가 개최되고있는 곳은 비공개 지역내 반디논이었습니다.
학생들과 어른들이 벗어넣은 신발 너머로 총 5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진 반디논에서의 모내기는 9시 30분 200여명의 시민이 함께하며 시작이 되었습니다.
약 2천평의 반디논에 모내기가 있기전 당일 모내기에 사용되었던 모판들은 한달여전 강화 도감뿌리농원에서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열탕과 소금 소독을 이용하여 정성스레 길러냄 모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러한 모를 통해 당일 모내기를 마치고 나면 여름내내 수목원 직원들의 세심한 손길을 거친 후 가을이되어 벼가 익을무렵 오늘 모내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한번 더 이곳을 찾아 벼베기 작업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그렇게 수확된 땅은 겨우내 이곳 동물원에서 생활하게 될 동물들의 든든한 식량이 되어준다고 하네요.
20 ~ 30년전만해도 5월이 끝나갈즈음이면 농촌 구석구석에서는 '줄 넘겨요~ 허리 한번 피고 합시다.' 등과 같은 정겨운 말들이 오고갔을 터인데 영농기계가 정착이되면서 1인 내지 2-3인이 하는 아주 간편한 모습으로 바뀌어갔네요. 당일 참가자들중에는 손모내기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태반일터 하여 서툰 손길이었음에도 아주 열심히 즐겁게 일을 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모줄을 앞에둔 채 간격을 두고 1자로 늘어선 사람들이 한손에는 모를 쥐고 한손으로는 떼어낸 모를 물속 깊이 심고 있습니다.
그러다 '줄 넘어갑니다' 라는 소리와 동시에 허리를 펴던 친구들이 카메라 셔터소리에 일제히 고개를 돌리어 주네요.
어른들도 고등학생들도 무릎까지 깊이 차오르는 물을 가득댄 논에서 모내기를 하는 모습은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만은 똑 같았다고 생각해봅니다.
야무진 손길로 모를 심고있던 꼬마농부.
제법 큰 손으로 한 사람의 몫을 든든히 해내고 있던 청년 농부들 !
그렇게 반디논의 모내기는 야무진 손길로 오전 내내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일하다 덥고 힘들때면 시원한 물 한잔이면 충분합니다.
그렇게 모를 내는 동안 물이 가득 들어찬 논 한가운데에서 거머리도 만나고 개구리도 만나며 옛 농사기법에 흠뻑 빠져드는 모습을 볼 수 있던 모내기는 2시간여를 훞쩍 넘긴 12시가 되어서야 2천여평의 모내기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모내기가 끝낸 논에서는 혹시나 자라지 않거나 유실되는 모를 보완하기위한 모판의 묘목을 한곳에 옮겨놓고 모내기의 모든 행사가 종료되었습니다.
일찍 찾아온 더위 속에서 의미있는 작업을 끝낸 꼬마농부의 표정에는 처음 해보는 작업의 고됨과 소중한 먹거리에 직접 일조를 하였다는 뿌듯함이 교차하면서, 이제는 모두 끝이다라는 안도감까지 비쳐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건 꼬마농부뿐만이 아니라 당일 모내기 행사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아닐까요? 그렇게 힘든 모내기를 끝낸 사람들을 기쁘게 하여준 건 들판에서 기다리고 있던 맛난 점심이었답니다.
당일 행사를 주관했던 장수천네트워크를 비롯한 단체에서 준비해주신 맛있는 식단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제육볶음을 비롯하여 김치와 오이등 정갈하게 준비된 메뉴가 항상 가득 차려졌습니다.
그곳에서 모내기 봉사뿐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던 학생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일회용 용기대신 자신의 도시락을 손수 준비해온 어여쁜 여학생들입니다.
힘든 노동 후에 즐기는 한끼의 식사만큼 맛있는 것이 또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늘상 먹고있는 쌀을 직접 모내기 체험을 함으로써 아이들에게는 더욱 더 의미있었던 하루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모내기를 끝낸 후 달콤한 휴식을 즐기다보니 눈에 습지원이 연꽃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마 아름다운 연꽃들이 만개할 때 쯤이면 오늘 심어놓은 모들도 어느새 땅 속 깊이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제법 잘 자라고 있지 않을까요?.
올해로 3회째를 맞이했던 모내기 행사는 많은 분들이 정성껏 준비한 식사로 즐겁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모가 벼로 자라나는 동안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공법으로 농사를 짓는 만큼 여름 땡볕아래에서 3-4번의 잡초 제거를 꼭 해주어야 한다고 하네요.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어야 쌀을 얻을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였습니다.
그렇게 자라난 벼는 10월이 되고 황금들녘으로 변한 수확철이 다가오면 벼베기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하니 오늘 모내기 행사에 참여하지못한 아쉬움을 그때라도 풀어보면 좋을듯 합니다.
인천대공원내 습지원에서 진행된 논모내기 행사를 지켜보면서 사람들에게 공원이 주는 의미가 참 많다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단순히 주말에 찾아갈 수 있는 휴식지의 개념은 물론이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 전통과 현대의 생활 모습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일조와 우리가 지켜야할 전통에 대한 의미까지도...
반디논에서의 손 모내기를 하던 날, 더욱 더 삶이 지니는 가치와 기준을 의미있게 부여하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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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수목원의 반디논 모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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