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닮은 아이 <노마야,놀자>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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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이 동화가 된다면...
'동화' 혹은 '동화같은 이야기'하면 흔히 '해피엔딩'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설정, 환상 속에나 나올법한 주인공들의 모습이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해피엔딩 서사, 예쁘게 포장되어 보여지다보니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에게 몰입감을 선물하고 장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만해도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자연히 아이들을 떠올리게 되고,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것은 곧 '아이같다', '유치하다'는 말과 통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동화나 만화, 애니메이션은 모두 비현실적 요소 가득한 환상의 나라만을 그리고 있을까요. 오히려 비현실적 요소는 어른들이 즐겨보는 드라마나 헐리웃 영화, 블록버스터 영화 등에 더 많이 묘사되어 있지 않을까요.
한국근대문학관에서 만났던 <노마야, 놀자>는 소설 '남생이'를 애니메이션 원화로 재현한 기획전시입니다.(2014.5.10~6.29까지 진행됩니다.) 소설을 애니메이션화한 <노마야, 놀자>전은 인천이라는 뚜렷한 현실적 배경을 보여주고, 또한 한 가족의 현실적인 삶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노마라는 이름을 가진 한 맑은 아이의 시선은 누구를 향해있고, 어디를 향해 있었을까요.
▲ <남생이>의 주인공 노마와 영이
▲노마를 비롯해 당시 배경과 상황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공감을 이끌어 냅니다.
▲ <남생이> 애니메이션
인천에서 성장한 작가 현덕(1909~?)은 다수의 아동문학을 발표한, 소년소설의 개척자로 꼽히는데요. 데뷔작 <남생이>눈 인천 부둣가에서 벌어지는 시대적 상황을 어린 노마의 시선으로 그려냈습니다. 노마의 시선으로 바라본 당대 시대풍경과 인천이라는 공간은 어른아이 구분없이 보는이에게 따스한 공감을 자아냅니다.
▲인천을 공간적 배경으로 쓰여진 <남생이>, 그 때문인지 작품의 내용이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이상권 작가가 참여한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입니다. 다수의 그림책에 참여했네요.
#.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아이의 시선
좋은 아이, 나쁜 아이가 따로 있을까요?
'어른들의 말 잘 듣는 아이= 착한아이'라는 공식은 어른들이 만든 편리한 기준에서 아이들을 구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동화나 애니메이션 속에서 보여지는 아이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인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현실의 아이들을 보다 잘 보여주고,아이들의 내면을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노마야 , 놀자>에서 만난 노마 역시 좋은 본보기였고요. 그 때문에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많은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선입견,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지닌 노마의 시선으로 일상을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 현덕의 <남생이>를 원작으로 한, 이상권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들.
▲ <남생이>의 줄거리를 파악을 도와주는, 전시장 한 켠에 마련되어 있는 큐브!
#. 공감보다 더 중요한 '공감의 방향성'
노마의 순수한 마음을 표현해내기 위해,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작가의 시선이 참으로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 그만큼 세상을 크고 바르게 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마를 비롯해 <남생이>의 등장인물들. 노마를 그러낸 작가, 그리고 이 둘을 한 데 소개해준 한국근대문학관은 6월을 더욱 푸르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네요. 하루를 보내는 방식, 주말을 보내는 방식,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식은 저마다의 취향만큼이나 다양하겠지만 따뜻한 시선과 마음을 지닌 노마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지요.
뜨거운 여름을 따뜻한 여름으로 만들어주는 근대문학관의 기획전시 <노마야, 놀자>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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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닮은 아이 <노마야,놀자>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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