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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축제·공연·행사

고교생들이 펼치는 ‘제17회 인천 청소년 연극제’


문학시어터가 청춘의 열기로 뜨겁게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고교생들이 힘겹고 무거운 삶의 징표인 책가방과 교복을 잠시 내려놓고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다. 선생님, 학부모, 경찰, 문제아 등 저마다 다양한 빛깔을 가진 주인공이 되어 그들만의 새로운 삶 속으로 빠져가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3시. 이날은 부평여고 연극반 학생들이 준비한 연극 ‘벽’이 관객들에게 선을 보이는 날이다.

“앞으로의 꿈이 연극배우예요. 연극제 준비를 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배우들의 힘든 점을 알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옆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정말 고마웠어요. 시험기간이랑 겹치고, 학교에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하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이번 연극 ‘벽’을 통해서 세상에 나쁜 사람들이 처음부터 나쁜 게 아니라 다 개개인의 사정이 있고, 알고 보면 속은 다 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번 연극에서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는 연극부 대표 정현희양(2년)의 진짜 배우 못지않은 소감이다.






공연을 한 시간 정도 남겨둔 무대에서는 리허설이 한창이다. 

한 부분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힘들만한데도 학생들의 얼굴에서는 한 낮의 따가운 햇살보다 더 뜨거운 열정이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진다. 

청소년 연극제는 참가하는 연기자는 물론이고 연출, 조명, 미술 등 스텝들 모두 학생 주도로 만들어진 순수한 학생연극경연이라서 더 의미 있고 빛나는 공연이다.





객석에 앉아서 연극연습에 한창인 리허설 무대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계속해서 코멘트를 해주는 이가 있었다. 이번 연극의 연출을 맡은 김효진양(2년)이다. 

“작년에는 연기를 했었어요. 올해는 처음으로 연출을 맡았는데 배우 친구들이 잘 따라주고 협조해줘서 잘 진행이 되고 있어요. 조금 있으면 기말고사라서 시험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부담스럽지만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어요. 오늘 공연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서 전국대회에 진출하면 더 좋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해야죠!”라며 배우들의 연습 장면을 꼼꼼하게 지켜본다.





학생들의 연기를 지도하는 김선찬씨(인천청소년연극제 운영위원)는 “인천에서 연극의 인재를 키운다는 마음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한창 시험기간이라 공부하랴 연극 연습하랴 힘들텐데 늘 밝은 표정으로 내색하지 않고 시간을 쪼개서 연습하는 모습이 정말 기특해요. 아이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연극의 길이 밝은 것 같아 기쁩니다.”라며 무대로 올라가서 학생들에게 부족한 부분에 대한 세심한 지도와 조언을 한다.


남학생 ‘철민’역을 맡은 김경진(부평여고 2년)양은 “철민이라는 일진학생의 역할을 맡았어요. 극중 철민이가 의리파라서 역할을 하면서 친구의 소중함도 깨달았고 처음해보는 남자역할이라서 좀 어렵고 어색했지만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라고 말한다.






리허설이 끝난 대기실은 분주하고 바쁘다. 

마지막으로 화장도 고치고 머리도 서로 매만져 주면서 여고생들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잠시 못다한 수다 꽃을 피우느라 정신이 없다.

한쪽 구석에는 책가방과 교복이 조용하고 얌전하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텅 비어 있던 객석은 친구를 응원하러 온 학생들과 가족들로 금방 자리가 찼다. 관객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모습이 즐겁기만 하다. 공연장 안이 점점 어두워지면서 공연시작을 알린다.





가족들과 연극을 관람한 박성미씨(부평구 부평동)는 “딸이 무대에 오른다기에 가족들과 왔어요. 모두들 생각보다 정말 잘하네요. 현재는 취미로 연극을 하고 있는데 오늘 연기하는 것 보니까 본인이 원하면 그 길로 키우고 싶어요.”라며 공연이 끝난 무대에서 가족들은 배우 딸과 기념사진을 찍는다.

관객 김지우양(옥련여고3년)은 “연극에 관심이 많아요. 마침 청소년연극제가 열려서 친구와 함께 보러 왔거든요. 재미있고 스토리도 학생들과 관련된 공감 가는 내용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시간이 되면 또 관람하러 올 생각입니다.”라며 공연장을 나선다.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인천청소년연극제’는 인천지역고등학교 12개 학교가 참여해 연극으로 시합을 벌이는 대회다. 

한국연극협회와 인천시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인천시가 후원하는 이 연극제는 경선대회에서 우승한 학교에게 전국청소년연극제에 인천대표로 참가하는 영광의 기회가 주어진다.





<인천청소년연극제 관람안내>

● 일시 : ~7. 13까지 (학교기말고사 관계로 7월3일~8일은 공연 없음)  

● 시간 : 오후4시, 오후7시

● 장소 : 문학시어터 (문학경기장내 위치)

● 문의 : 032-862-9683(인천연극협회)

● 공연 일정


서정은 청년기자 seo2338@naver.com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