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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며 먹는 분식이 더 맛있다. 부평 신포우리만두

그림을 보며 먹는 분식이 더 맛있다  

시장 안에 문화 공간 만든 음식점 이야기 

 

아직까지 화랑의 그림 한 점 감상하기는 그 문턱이 높다. 일반인들이 손쉽게 예술작품을 대할 갤러리가 턱 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 딱한 사정을 보다 못한 어느 분식점에서 음식점 안에 갤러리를 직접 냈다. 부평 신포우리만두집이 말하는 예술 이야기다.


예술이 사람 곁으로 찾아오다

부평구 부평시장 맞은편 문화의 거리. 이곳 문화의 거리는 일찍이 상인과 행정이 만나 지역의 공감대를 위해 만들었다. 문화의 거리는 그래서 여러 차례 큰 상도 수상한 전국에서 보기 드문 지역문화지대 창출의 선도 사례다.





그 문화의 거리 안에 또 하나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다름 아닌 그림을 전시하는 갤러리다. 서울 삼청동길이나 인사동 등에서는 화랑을 쉽게 만나지만 인천지역은 아직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자 아쉬움이다.

그를 안타깝게 여긴 이가 있다. 부평구 문화의 거리 신포우리만두집이다. 만두와 국수를 파는 분식집은 현재 갤러리를 함께 운영한다. 사람들은 칼칼한 쫄면에 만두 추가를 시켜먹으러 들른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시선은 자연스럽게 가게와 붙은 갤러리로 이동한다.


신포우리만두 나승덕 대표는 “하루 내방고객이 약 450~500명 정도예요. 적지 않은 수예요. 생각했죠. 이 많은 손님들에게 맛있는 만두와 국수 외에 더 좋은 경험을 드리면 좋지 않을까. 그래서 생각한 게 갤러리예요”라고 말했다.





음식도 먹고 그림도 감상하고 공연도 하고

그래서 생겨난 신포우리만두집 화랑 이름은 'SP갤러리‘이다. 신포의 두 글자를 이니셜로 땄다. 만두가게가 있기 때문에, 그 가게를 고객이 찾기 때문에, 그래서 갤러리 존재가 가능함을 알리기 위해서다.

SP갤러리에는 현재 길현수 화백의 그림을 전시중이다. 길 화백은 일찍이 10년 전부터 남동구 소래포구의 어시장과 어촌풍경을 그려왔다. 노을이 곱게 지는 낙조를 등진 포구, 질퍽거리는 어시장 안에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 그물을 정리하고 뱃일 나갈 준비를 하는 어부들 모습이 화폭에 그대로 살아 숨 쉰다.






길 화백의 작품이 걸리게 된 배경은 일반 화가들의 전시 사정과 다르지 않다. 매우 유명 작가가 아니면 대부분의 미술작가들은 작품을 선보일 공간이 마땅치 못한 것이 예술계의 현실이다.

나 대표는 “작가들은 갤러리 부족으로 작품발표에 애를 먹죠. 일반인들은 또 그에 따라 예술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요. 생활터전을 떠나 그림을 감상하러 일부러 멀리 가는 일을 말처럼 쉽지 않죠.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찾다 만두집에 그림을 걸자고 생각한 것도 이 때문예요”라고 말했다.






사라져가는 문화공간 만들고 가꾸고

“부평에는 그나마 부평구청 2층에 자리한 갤러리 공간마저 사라졌어요. 사람들이 미술을 접할 기회를 더 잃게 되었죠.  SP갤러리가 비록 음식점과 같이 자리하지만 잃어가는 예술 공간 역할을 하고 싶어요.”

신포우리만두집의 결단은 나 대표의 활동과 무관치 않다. 그는 현재 부평 문화의 거리 상인연합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역할이 역할이다 보니 문화의 거리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훤히 잘 알게 되었다. 





“문화의 거리는 먹고 사고 나누며 공연무대까지를 공감할 만큼 성장했어요. 그런데 대관시스템을 찾을 길이 없더라구요. 워낙 터가 재래시장이다 보니 협소해요. 따로 공간을 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죠.”

그래서 생겨난 SP갤러리. 사실 신포우리만두집은 임대건물이다. 월세를 내가며 가게 자리 1/3을 문화공간으로 뚝 짤라 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늘 그림이 걸린다. 그림을 보고 싶고 그림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032-514-7501)


김정미 객원기자 jacall3@hanmail.net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