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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인천역사

작은 골목 두부가 더 맛있다


작은 골목 두부가 더 맛있다

맨손으로 청년창업에 성공한 이야기


요즘은 자녀를 대학까지 가르치는 일도 힘들지만 졸업 후 취업은 더더욱 힘들다. 일자리가 크게 늘지 않은 반면, 청년들의 눈높이는 나날이 높아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손을 물에 담그며 허드렛일을 하려는 경우는 더하지 않을까. 이 모든 것을 뿌리치고 나만의 창업을 감행한 어느 청년이 있다.


하필이면 젊은이가 왜 두부를

남구청 길에서 내려오다 만나는 사거리. 이곳은 경인전철 제물포역에서 쌈지공원을 따라 찾아가는 길이 더 빠른 인천 남구 용현시장 어귀이다. 원도심이라서 일까. 사람들 발길이 크게 북적대진 않지만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주부들이 늘 오가는 길목.

그런데, 이곳에 웬 젊은 청년이 두부콩을 뜨고 있다. 가게 한 곁에 산더미처럼 쌓인 콩자루, 바지 위로 메이커 운동화 대신 신은 장화, 그의 손은 두부를 만드느라 콩을 갈고 안치며 물마를 새가 없다.





“가게가 작고 허름하죠? 하하하~ 그래도 수도권에서 두부를 사러 오시는 손님들이 꽤 많아요. 물론 인천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제가 두부를 직접 만들고 또 저만의 노하우를 갖고 두부 집을 창업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 이가 콩사랑손두부 이덕재(35)사장이다. 그의 가게는 늘 오가는 사람들이 잊지 않고 들러 두부를 사간다. 또 두부 외에도 콩물, 순두부, 어묵, 도토리묵, 김, 자반무침 등 즉석에서 만든 찬거리들이 수북하게 손님을 맞고 있다.


 



아르바이트 하다 찾은 비전 ‘두부 집’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 사실 그도 여느 청년들처럼 군을 제대했지만, 맘에 드는 곳으로의 취업이 힘들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렇고 그런 단순일터와 결별할 기회가 찾아왔다.

“두부 집에서 허드렛일을 도왔어요. 일을 하다 보니 콩을 갖고 갖가지 음식재료를 만드는 일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또 두부는 경기와 무관하게 가정집에서 늘 먹는 찬거리중 대표적이고요. 부지런히 배웠죠. 직접 해보자!”


그렇게 배운 두부 제조법. 하지만 이 사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번 더 아이디어를 냈다. 시중에는 대기업의 유명메이커 두부들이 이미 주부들의 손길을 독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네 두부 역시 슈퍼마다 모두 깔려있기 때문이다.

“콩사랑 손두부는 콩을 불리지 않아요. 껍질만 제거하고 바로 두부를 만들죠. 영양가를 보존하는 것은 물론, 콩을 두 번 갈기 때문에 두부 맛이 고소해요. 두부를 드셔본 손님들을 단골로 만드는 비법을 개발한 거죠.”




 



상도 타고 알려지니 더 신나는 두부 집

이 사장의 두부는 손님들의 칭찬을 벗 삼아 더욱 크고 많은 생산에 들어갔다. 맛있고 정직한 두부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드디어 지난 2009년에는 중소기업청 선정 우수점포상까지 수상했다.

또 지난해에는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우수상인 표창도 수여받았다. 일개 두부집이 전국적인 상을 받기 시작하자, 매스컴들이 몰려들었다. 작은 골목 시장이 얼마 전이었을까. 시끌벅적했다.






그는 “왜 저녁 퇴근 무렵 방송하는 ‘6시 내고향’ 프로그램 있잖아요? 저녁밥을 먹기 전 시간대에 나가는 고향의 먹거리 시리즈요. 우리 집이 나갔어요. 뜨끈뜨끈한 두부가 허연 김을 풀풀 내며 방송을 탔어요. 지금도 서울 엄마들이 다녀가는 이유도 이 때부터예요”라고 말했다.

사계절 두부는 물론 여름에는 콩국까지 유명해진 이 사장 네 두부 집. 그는 여기서 머물지 않고 갖가지 찬거리를 즉석에서 만들어낸다. 두부로 맛을 검증받은 자신감 때문일까. 청년의 지혜와 용기로 만든 갖가지 먹거리가 더 맛있어 보였다.

문의 : 010-9146-3332


김정미 객원기자 jacall3@hanmail.net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http://enews.incheo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