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애견 사랑으로 건강과 직업을 찾았어요
아프간하운드 키우는 당하동 김지연씨
우리나라 애견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은 애견을 키우고 있다는 통계다. 하지만 연간 버려지는 개들도 수십만 마리나 된다고 한다. 이는 제대로 된 애견 사랑을 실천하려면 남다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남다른 애견 사랑으로 잃었던 건강과 새로운 직업을 찾은 당하동의 김지연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픈 마음 위로 받고 몸 건강도 되찾다
서구 당하동의 김지연씨는 흔하지 않은 견종인 ‘아프간하운드’를 10년째 키우고 있다. 10년 전 두 마리를 키우다 4년 전부터는 한 마리를 더 분양받아 모두 세 마리를 키우고 있다. 아프간하운드는 기원전 수천 년 전 이집트에서 유래한 품종으로 아프가니스탄의 바위가 많은 언덕에서 사냥개로 쓰기 위해 개량했다고 전해진다. 몸길이만 70센티미터 남짓으로 긴 다리를 쭉 펴면 웬만한 성인 남자와 맞먹을 정도로 큰 대형견이다.
대형견을 세 마리나 키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의 남다른 애견 사랑이 짐작 간다. 그녀는 왜 남들보다 특별한 애견 사랑을 시작하게 된 것일까? “30대 초반에 몸이 많이 아팠었어요. 몸이 아프니 매사에 의욕도 사라지고 사는 게 힘들어지더라고요. 그러다가 큰 개를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그 전에도 작은 개를 키우고 있기는 했는데, 왠지 큰 개를 키우면 제가 기댈 수 있고 위로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김지연씨는 우연히 동물백과사전에 나온 ‘아프간하운드’의 모습을 보고 마음을 홀딱 빼앗겼다. 하지만 10여 년 전 우리나라에서 아프간하운드를 분양받기란 쉽지 않았다. “경상도, 강원도 안 다녀 본 곳이 없어요. 정말 전국을 다 찾아다녔어요. 그때 그렇게 어렵게 분양 받은 개가 바로 지금 키우고 있는 비앙카와 에리카입니다.”
한국에서 흔하게 만날 수 없는 견종이다 보니 분양받는 것도 쉽지 않았음은 물론, 그 이후에도 아프간하운드를 키우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심지어 동물병원을 찾았을 때 수의사가 처음 보는 개라며 당황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김지연씨는 분양받은 곳에서 알려준, 물을 많이 주고 매일 산책을 시켜줘야 한다는 정보만을 가지고 실천했다. 처음에는 큰 개를 산책시키는 것이 아픈 몸으로 힘들기도 했는데, 그렇게 매일 개와 함께 산책을 하다 보니 오히려 자신의 아픈 몸이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그녀는 애견 대회를 참가하는 등 활발하게 외부활동을 하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았다고 한다.
필요한 용품 직접 만들다 가죽공예가로 전직
아프간하운드는 길고 윤기 나는 털이 특징이다. 하지만 먹이를 먹을 때 입으로 쏟아져 내리는 긴 털은 미용은 물론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김지연씨는 마치 아랍 여성들이 쓰는 히잡처럼 생긴 아프간하운드 전용 머리띠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손재주가 남달라서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필요한 물건을 파는 곳이 없어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머리띠 다음으로 만든 것은 아프간하운드 전용 목걸이. 일반 개목걸이는 얼굴 폭이 좁은 아프간하운드에게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실용성과 디자인이 뛰어난 그녀의 솜씨가 소문나기 시작했고, 재료비를 줄 테니 하나만 만들어 달라는 부탁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그녀는 필요한 애견 용품을 직접 만들다 35년 만에 자신의 손재주를 발견할 수 있었고, 지금은 가죽공예가로 전직해 강사들을 가르칠 정도로 실력자가 되었다.
가죽지갑
김지연씨의 최근 10년 동안의 인생은 개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이다. 남다른 애견 사랑 때문에 때로는 가족들에게 싫은 소리도 들어야 했지만, 그녀가 건강을 회복하고 생각지도 못한 재주를 발견하고 무엇보다 행복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애견과의 특별한 교감 때문에 가능했다.
생후 1개월
그녀 역시 처음에는 아프간하운드의 멋스런 외모에 끌려 키우게 됐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가족들을 설득하고 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한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지금의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전 정보 없이 외모만을 보고 아프간하운드를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많지 않은 희귀한 개이고 대형견이다 보니 관리 비용이 조금 많이 드는 편입니다. 지금은 제가 직접 털도 깎아주고 해서 비용이 적게 들지만 처음에는 한 달에 40만 원 이상 들었던 것 같아요. 이 점을 미리 알고 선택하셨으면 좋겠고요. 특히 무엇보다도 운동이 꼭 필요한 개니까 매일 산책을 시켜줄 수 있는 분들이 키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녀는 10년 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프간하운드 쎄이’라는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sky663)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회원수가 2천여 명이 넘을 정도로 오랫동안 정성들여 운영하고 있다. 아프간하운드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유수경 객원기자 with0610@hanmail.net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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