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는 머리가 자유자재로 변하는 소녀다. 공룡모양, 에펠탑모양, 발레리나모양, 하트모양, 집모양 등 수시로 변하는 머리 때문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그래서 항상 주눅이 들어 있고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다. 어느 날 토리는 심한 감기에 걸려 학교를 결석하게 된다. 토리를 왕따 시키던 친구들은 토리가 학교에 오지 않자 허전함을 느끼고 그의 헤어스타일을 따라하게 된다. 토리는 친구들이 자신의 머리모양을 따라하자 자신감을 얻게 되고, 친구들 또한 토리의 개성을 인정하고 친구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세상의 편견에 맞서 당당하게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카페이름을 ‘토리양’으로 짓게 되었다는 그녀들.
남구 학익동에 위치한 ‘카페 토리양’은 미혼모들이 운영하는 자립형 분식카페이다.
이 카페는 실내인테리어, 제과제빵, 요리 등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도움과 후원을 받아 탄생하게 됐다.
미혼모자 공동생활가정인 한 부모시설 ‘스텔라의 집’에서 양육을 결정하고 자립을 꿈꿔왔던 네 명의 엄마들이 운영하는 이 카페는 직업재활교육장에서 교육과정을 수료한 인정받은 솜씨장이들이다.
장정윤 사회복지사(스텔라의 집)는 “아기를 위해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견합니다. 전반적인 운영과 행정적인 부분을 도와주고 있습니다.”라며 흐뭇해한다.
주방 한쪽에서는 요리에 들어갈 재료를 미리 준비하는 칼질소리가 경쾌하게 들린다. 다른 한 쪽에서는 오븐에서 갓 구어 낸 쿠키와 타르트를 예쁘게 장식한다.
이들은 각자의 재능을 살려 주방일도 분담해서 한다.
이옥순씨는 “17개월 된 딸이 있어요. 어린이집에 있는데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지금은 힘들지만 열심히 돈 모아서 분식점을 차리고 싶어요. 제가 만든 음식을 손님들이 드시고 맛있다고 하실 때 제일 기분 좋아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저는 커피 담당입니다. 손님들이 맛있다고 좋아하세요.”라며 우유란씨는 어묵을 꼬치에 열심히 끼운다.
제과제빵을 담당하는 김은비씨는 “4살 된 아들이 제가 만든 쿠키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해요. 지금은 힘들지만 나와 아들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현재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나중에 제 이름을 걸고 제과제빵을 이용한 디저트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꼭 성공해서 저와 같은 미혼모들에게 꿈과 용기도 주고 아들이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해주고 싶어요.”라며 눈빛을 반짝이며 다부진 포부를 말한다.
카페의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매니저와 요리담당, 쿠키와 빵 담당, 커피와 후식 담당 등 그녀들이 서로 마음을 모아 손발을 맞추고, 아기와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희망을 꿈꾸며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삶의 터전이 바로 ‘토리양’이다.
매니저 문영미씨는 “커피 바리스타와 제과제빵은 자격을 갖춘 실력 있는 분들이 한답니다. 한부모라서 생활능력과 자립능력이 없어요. 앞으로 이곳에서 열심히 일을 해서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면 자립해서 창업도 하고 싶어요. 각자의 특기를 잘 살려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만드는 음식들은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로 양심을 걸고 만듭니다. 유기농과 천연조미료만 사용하니까 안심할 수 있습니다. 커피시럽도 유기농시럽이고 식초도 오렌지원액으로 직접 만든 것이랍니다.”라며 손님에게 자리를 안내하며 주문을 받는다.
예쁜 그림책모양의 메뉴판에는 쫄면과 떡볶이, 오뎅, 우무, 샐러드 등의 다양한 분식류와 커피, 음료, 차 및 쿠키, 빵 등 사진과 함께 상세한 재료 설명이 친절하게 쓰여 있다.
이 분식 카페의 특징은 고급스런 카페분위기의 식당에서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 몸에 좋은 유기농 웰빙음식과 질 좋은 원두를 로스팅한 제대로 된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어서 식사와 후식이 한 곳에서 해결된다는 점이다.
식사를 마친 손님 이진영씨(남구 학익동)는 “전에 한번 왔었는데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어서 오늘은 남편과 함께 왔어요.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조미료를 쓴다고 하니까 더 좋네요. 쫄면, 떡볶이, 우무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쫄면에는 망고와 포도, 레몬초코볼과 블루베리초코볼이 있어서 재미있고 개성 있는 것 같아요. 커피도 아주 맛있어요.”라며 남편과 함께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한편 ‘토리양’에서는 쿠키와 빵 만들기, 생일파티 등 이벤트도 진행한다.
문의: 864-0056 (남구 학익동 227-24번지)
박영희 객원기자 pyh606101@naver.com
'통하는 인천 > 여행·명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가 보이는 인천의 명산 (0) | 2013.08.23 |
---|---|
샌프란시스코는 인천을 닮았다, 미국 남편과 가정식 음식 만드는 맛있는 이야기 (0) | 2013.08.20 |
눈과 얼음이 빚은 세상, 극지연구소 홍보관 (0) | 2013.08.19 |
세계 국제교류의 장 ‘제물포구락부’ (0) | 2013.08.13 |
중구 도원동 철공소 거리 (0) | 2013.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