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암도 이기게 해요” 엔돌핀 팍팍 선사하는 임종성 치과의사
‘하하하~~.’ 호탕한 웃음소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그의 얼굴 근육은 언제나 웃을 준비가 돼 있다. 얼핏 보면 흔하게 대하는 동네 아저씨 같은 사람. 바로 치과의사 임종성(68세) 씨다. 그는 매월 3째 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외국인력지원센터에서 외국인근로자들의 입안을 살피며 마음을 보듬고 웃음을 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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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력지원센터에 이동의료병원이 문을 여는 날이면 그의 걸음은 바쁘게 11층과 12층을 오간다. 남동구 논현동 소재의 외국인력지원센터의 각 층을 수시로 오가며 이곳저곳에서 쉬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과 눈인사를 건네며 웃음도 전달한다. “괜찮아.. 어때? 아프면 언제든지 와요~” 그의 인사를 기다렸다는 듯 그들은 입을 벌리며 살펴주기기 원한다. 꼼꼼히 이리저리 입안을 살피고 간단한 치료는 의료봉사가 진행되는 11층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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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또 눈앞에서 사라진다. 그가 향한 곳은 11층에서 진행되는 의료봉사 현장. 한쪽 구석으로 간 그는 큰 비닐 봉투 속에 있는 작은 박스를 챙긴다. 그가 꺼내 보인 것은 수건들이다. 그가 또 웃는다. “어때요. 이렇게 선물을 줘야 기분 좋아해. 그래야 치료도 잘 받아요.” 올 때 마다 그의 선물은 바뀐다. 때론 빵과 음료수 등으로... 치료를 받는 근로자들의 사이를 오가며 함께 봉사하는 선생님들과 치료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짬을 내 직접 치료도 한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핸드폰을 꺼내고 이리저리 다니며 카메라 기능을 가동시킨다. 주고 또 주고 그래도 주고 싶어 하는 임종성씨는 부평소재의 부부치과병원의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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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병원보다 의료봉사를 하기위해 더 많은 시간을 밖에서 보낸다. 외국인력지원센터와의 인연은 어느덧 2년째다. 치과 의료봉사의 중심에는 그가 있다. 외국인력지원센터가 개소되기 전에는 안산으로 가서 그의 재능을 기부했었다. 이동치과 진료가 어려워 집에서 4년 넘게 진료를 보기도 했다. 그는 이동진료 의료기기도 갖추고 언제나 ‘스탠바이’,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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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의료봉사는 대학시절부터 거슬러 간다. 해외로 봉사의 길을 나선 것은 20년 전의 일이다. 그는 멕시코와 태국, 라오스, 베트남 등의 오지로 향했다. 2012년 올해만 해도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중국을 돌았다. 그의 핸드폰 속에는 이러한 그의 걸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한다. 그들의 얼굴을 보며 그날의 행복을 마음에 간직한다. 핸드폰 속 사진들이 그의 손끝에서 넘겨진다. 그의 얼굴이 밝아진다.
“봉사요. 내게는 취미생활이야. 즐거워하는 것이 취미생활이잖아요. 그러니 취미생활이지...” 그에게 봉사의 정의는 ‘취미’다. 그는 봉사 잘한다는 봉사회의 소문을 들으면 어김없이 찾아가 본다. 어떻게 잘 하는지 가서 보고 배운다. 가격이 비싸 쉽게 하지 못하는 임플란트도 무료로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해 시술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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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에게도 속 깊은 ‘비밀’이 하나 있다. 그의 웃음 속에서 이미 설 자리를 잃어버린 직장암과 신장암, 대장암이다. 수술로 어려운 고비는 넘겼지만 그의 몸에는 여전히 그 잔해들이 함께한다. 병마와 싸우면서 다져진 그의 의지는 먼 거리와 오지가 결코 문제 되질 않는다. 그에게 의료봉사는 엔돌핀이다. “암은 완치가 없어요. 몸이 안좋다가도 봉사하러 간다고 길을 나서면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나요. 아픈 곳도 없어. 나는 다른 사람보다 오래 살 거 같아요. 왜??? 체크를 자주 하니까! 하하하~~” 그의 말이 이어진다. “후배들은 봉사가 힘든 줄 아는데 시작하면 이렇게 재밌는 것도 없거든”
그에게 또 한 명의 외국인근로자가 다가온다. 이것저것 치아에 대해 물어본다. 외국인근로자의 궁금증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 천천히 말을 듣고 있던 그의 지갑이 열린다. 그가 꺼낸 것은 연락처가 담긴 명함. 외국인근로자의 손에 명함이 쥐어진다. 그는 언제나 친절하다. “궁금하면 언제든지 찾아와... 하하하~~~” 그의 웃음이 외국인근로자센터에 유쾌하게 퍼진다.
김민영 객원기자 gem0701@hanmail.net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