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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여행·명소

연락골 추어마을 VS 수현부락 오리마을

벚꽃구경 가서 뭐 먹을까?  

연락골 추어마을 VS 수현부락 오리마을 


인천에서 벚꽃구경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인천대공원이다. 벚꽃이 만개한 요즘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대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드넓은 대공원에서 흐드러지게 핀 순백의 벚꽃을 구경하다 보면 누구라도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이 순간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것은 오직 배꼽시계뿐. 벚꽃구경 후 배꼽시계가 울린다면 보양식 한 그릇 먹으러 근처로 이동해 보는 것도 좋겠다. 





운연동 연락골 추어마을 

대공원 후문으로 나와 서울 방향으로 1킬로미터 쯤 이동하면 연락골 추어마을을 만날 수 있다. 큰길가에 추어탕 집들이 모여 있고 그 앞에 늘어선 차량들을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연락골 추어마을에는 현재 10여 개의 추어탕 집이 운영 중이다. 15년 전 쯤 가정집을 개조해 조촐하게 시작한 가게들이 소문이 나면서 마을 전체가 아예 추어 마을로 변모했다.  추어마을의 원조, 처가집 추어탕의 최금애 사장은 추어마을의 유래를 다음과 같이 기억했다. “원래는 장사를 하려고 했던 게 아니었어요. 이 앞이 다 논이었거든. 거기서 잡은 미꾸라지로 마을사람들끼리 모여서 추어탕을 해 먹곤 했어요. 그런데 그걸 외지 사람들이 먹어보고서는 좀 팔아달라고 부탁을 해서 장사를 시작하게 된 거에요.”





외지인이 팔아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라면 연락골 추어탕은 분명 특별한 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 특징은 바로 고추장이다. 우거지와 들깨가루로 구수한 맛을 내는 일반 추어탕과는 달리 연락골에서는 고추장을 풀어 칼칼한 맛을 낸다. 여기에 매운 맛을 덜고 단맛을 주기 위해 대파를 가득 넣고, 수제비와 국수를 넣어 푸짐하게 전골로 끓여낸다. 전골과 함께 나오는 밥은 1인용 돌솥에 지어 제공한다. 또한 전골이 끓을 때까지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직접 만든 찐빵을 제공하고, 식후에 먹을 아이스크림도 종류별로 갖춰놓았다.  





맛있는 고추장 추어탕의 비결은 신선한 재료와 정성이다. 일 년에 두 번 봄, 가을에 직접 담근 고추장을 사용하고, 신선한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한다. 고추무침이나 시래기, 열무무침, 짠지 등 맛깔 나는 시골반찬이 항상 준비되어 있고, 계절별로 2~3가지 반찬이 추가된다. “우리 집에서 제일 인기 많은 반찬은 열무무침이에요. 열무를 김치로 만드는 게 아니라 삶아서 양념에 무쳐 내는데, 손님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열무무침에 대한 최 사장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비싸고 좋은 양념을 아끼지 않았다. 






연락골 추어탕 집들은 대부분 가정집을 개조한 형태이다. 옛날부터 살던 그곳에서 장사를 시작한 터에 영업집은 곧 살림집이기도 하다. 그래서 365일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 명절연휴에도 이용 가능하며, 아침 식사도 가능하다. (처가집 추어탕 : ☏466-6046)


장수동 수현부락 오리마을  

대공원 정문 쪽에 자리한 수현부락에는 20여 곳의 오리 음식점이 모여 있다. 이곳 역시 20여 년의 세월동안 한두 집씩 늘어나 지금에 이르렀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금은 직접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부원농원의 이용민 사장은 오리 마을의 형성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여기가 옛날에는 시골 마을이었죠. 집집마다 대부분 직접 농사짓고 가축을 키웠거든요. 직접 키운 닭이랑 오리로 요리를 만들어 판 게 시초가 된 거죠. 지금은 여기서 직접 키우는 게 불법이라 못하지만, 옛날에 직접 키운 오리로 바로 요리해서 상에 올렸으니 맛있다고 소문이 날 만도 했죠.” 





오리 백숙의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관문은 오리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는 것이다. 부원농원에서는 유황 오리를 사용하고 인삼, 마늘, 황기, 생강, 감초, 은행, 구기자, 엄나무, 월계수 등 20여 가지의 한약재와 야채를 사용한다. “저희 집에서는 울금을 꼭 넣는데요. 이걸 넣으니까 맛이 더 담백하더라고요. 그리고 부추랑 감자 등 직접 농사지은 채소를 사용합니다.” 도심의 음식점에서 주인이 직접 키운 재료를 사용한다니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부원농원 역시 이곳이 영업집이자 살림집이다. 사장 부부가 24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좀 더 세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2천여 제곱미터에 이르는 텃밭에는 요리에 들어가는 부추나 상추, 시금치 같은 채소 외에도 포도나무가 심어져있다. 포도가 익는 계절에는 밭에서 바로 딴 포도를 후식으로 먹을 수 있다. 항시 제공되는 후식은 식혜인데, 이 역시 가게에서 이틀에 한 번씩 직접 만든다.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지만 1997년 가게를 시작하고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단골손님 이용관씨는 “솔직히 다른 오리집에도 가본 적은 있는데 역시 여기 음식이 제일 맛있더라고요. 이젠 믿음이 생겨서 가족끼리도 오고, 모임이나 회사 회식 때도 오고하다 보니 한 달에 2-3번은 오게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넓은 마당을 가진 수현부락의 오리 음식점들은 단체손님을 위한 족구장을 마련해 둔 곳이 많다. 또한 단체손님을 위한 차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원농원에서는 10명 이상의 단체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백숙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음식이니 한 시간 전에 예약을 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부원농원 : ☏465-3355)


연락골 추어와 수현부락의 오리는 마을주민들이 직접 만들어낸 동네 잔치음식 같다. 그만큼 믿을 수 있고, 정이 가득한 음식이다. 건강식으로도 자부심 강한 두 음식, 봄꽃 구경 후 찾으면 즐거운 봄나들이의 마침표를 제대로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유수경 객원기자 with0610@hanmail.net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