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가능한, '청년플러스' 인천을 사랑하는 청년들의 자발적인 모임 '청년플러스'
낡은 간판, 간판보다 더 오래된 건물, 영하를 맴도는 추위 탓인지 썰렁하기만 한 시장, 구도심이라 불리는 동안 더 활기를 잃었을지도 모르는 이곳, 동인천. 얼마 전, 이 조용한 동네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활기찬 얼굴의 청년들이 부쩍 들락거리더니 아예 동네 한켠에 ‘청년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청년플러스’는 인천의 다양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커뮤니티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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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플러스 에 어울리는 단어들은?’에 대한 답으로 꾸며진 창
‘청년들의 고민’이 모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재밌게 살고 싶지만 외로이 떨어져 있는 청년들이 모여서 지역과 사람을 만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시도하는 열린 실험실(Open Lab)’이라고 본인들을 정의 하는 ‘청년플러스(이하 청플)’는 ‘청년들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부정할 수 없는 부정적인 현실 앞에서 “인천에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를 혼자 갈등 하던 청년들은 이것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청년들끼리 서로를 알아보았다.
지난해 9월, 인천문화재단이 지역문화예술과 비즈니스를 도모하는 청년그룹을 모아 개최한 ‘빌리지 디자인 스쿨 아카데미’를 기점으로 청년들의 열정에 불이 붙었다. ‘빌리지 디자인 스쿨 아카데미’를 통해 평소 인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나누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한 마을과 도시에 대한 국내외 사례를 공유하며 전라도 전주 남부시장의 ‘청년몰’에 직접 탐방을 다녀오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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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친구, 연구, 협업으로 설명 되고 있는 ‘청년 플러스’
“빌리지 디자인 스쿨이 끝난 후 더 많은 청년들이 참여했고 자발적으로 계속 모이게 되더라구요. 즐거우니까.” 청년플러스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이정하(25)씨의 말이다. 애정이 없으면 시간을 낼 수 없을 매주 토요일 오후, 황금 같은 시간을 할애하며 토론을 반복한 끝에 ‘청년들이 외로이 떨어져 혼자 고민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함께 모여 지역과 청년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각을 실행에 옮기며 지역사회에 함께 참여 할 수 있는 ‘장’이 필요했다.
청년들의 집들이 2013년 1월, 드디어 청년들의 모임과 참여를 위한 ‘장’이 마련됐다. 인천문화재단의 도움으로 마련한 동인천역 부근의 허름한 2층짜리 건물이지만 ‘공간’이 생겼고 논의 끝에 ‘청년플러스’라는 이름도 정해졌다. 이들은 “인천에서 청년들이 이웃과 함께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라는 공동과제에 대한 답을 함께 해결해가며 ‘과정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첫걸음으로 이웃들을 초대해 청플을 소개하는 ‘집들이’를 하기로 했고 1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 동안 5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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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wing&Village’ 프로젝트로 탄생한 엽서들
동인천 곳곳에 비치해 두었던 빈 종이에 시민들이 직접 그려 넣어 완성한 엽서 전시회 ‘Drawing&Village’는 시민 60명가량이 참여한 프로젝트이다. 인천에 살고 있거나 인천에 놀러온 사람들이 보고 느낀 인천을 종이에 그린 그림이 프리랜서 디자이너 HeartLab의 손을 거쳐 엽서가 되었다. HeartLab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었고 정성들여 그림을 그려주셨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 의미있는 프로젝트가 된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인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에서 다큐멘터리 연출을 전공으로 하는 장경희 감독의 영화, 인천 동구에 소재한 박문여중고의 송도이전을 다룬 <동구밖>을 상영했다. 손님들과 청년들이 함께 고민을 나누는 토크쇼를 진행 하는 동안에는 한 학부모대표가 “학생들을 위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고 건의했고 청년들은 만들어 보겠다고 대답했다. 그 외에도 청플에 모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포럼‘ 달콤, 쌉싸름한 샐러드 마을 입주식’과 ‘청년, 분발하라’라는 힙합, 뮤지컬, 택견 등의 공연에 다양한 이웃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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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에 참여 중인 청년들과 이웃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인하대 동아리 ‘사이프’, 공연의 기회가 없는 아마추어밴드들의 공연기회를 제공하는 에이전시 ‘프로추어먼트’, 신포동을 중심으로 원도심 지역 활성화를 위한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마을기업 ‘신포살롱’, 인천대학 미술동아리 ‘도란도란’, 댄스를 중심으로 하는 청년문화를 기획하는 단체 ‘J컴퍼니’, 한복을 알리는 청년동아리 ‘한복놀이단’, 폐현수막으로 옷을 만들어 파는 회사 ‘최고의 환한 미소’, 지역화폐 활성화 사업을 하는 청년동아리 ‘보물상’, 부천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년문화 기획단 ‘문화사냥단’, 지역의 배움의 장을 기획하는 사업단 ‘부평은 대학’, 인천 중구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코스를 개발하는 벤처회사 ‘버스토리’등 인천지역 일대에서 열정으로 소신껏 활동하며 이미 인정받고 있는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기획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정확히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회원수가 늘어 70명이 넘은 것 같다고 예상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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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플러스 집들이에 다녀간 사람들이 남기고 간 흔적
‘모든 것이 가능한’ 청년플러스의 내일 그들은 여전히 토요일마다 ‘반상회’를 연다. 이제는 청년플러스가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해나가야 할 차례이다. 운영비, 사업비 ‘0원’으로 시작했으니 수익 창출이 가능한 활동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왁자지껄하던 열명이 넘는 청년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 진다. 통장을 개설했고 출자금을 모으고 후원도 받는다. 공간 주변의 상가에 인사를 돌아야 하고 앞으로 공간을 상시오픈 하기 위한 공간 지킴이를 정해야 한다. 또 아직 난방기구도 없이 텅 비어 있는 청년들의 집을 위한 환경미화와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도 짜야 한다. 필요한 물품의 일부는 청년들이 각자 조달하기로 하고 화분도 하나씩 가져다 두고 본인의 이름을 붙여 키우자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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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반상회 중인 청년플러스의 구성원들
신포살롱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유명상 씨는 소셜다이닝 개념의 밥모임을 기획하고 있다. 그 날의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대해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홍보계획도 세웠다는 말에 식기와 조리기구를 기증하자는 의견이 더해진다. 뮤지컬 배우 권순정 씨가 3월말에 2인 연극을 생각 중이고 공연 시 발생 되는 수익금은 청년플러스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하자 이후 공간 대관 시 발생되는 수익금의 일정 금액을 기부금으로 받는 회칙을 정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이렇게 한 사람의 생각에 여러 사람의 의견이 더해져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진다. 그 자리에서 확정하기 어려운 안건은 사례를 찾거나 조금 더 고민해서 다음에 다시 정하기로 한다. 누군가 내놓은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에 송지현 씨는 웃으며 말한다. “못할 것도 없지. 청년플러스는 모든 것이 가능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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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미래를 밝힐 청년들의 얼굴이니 잘 봐두자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다만, 고민과 실험을 거듭하며 그 어떤 벽에도 부딪칠 준비가 되어 있는 청년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말처럼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인천에게, 그리고 모든 청년에게 열린 공간이 되고자 하는 ‘청년플러스’가 앞으로 이웃과 더불어 어떻게 실험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지켜보며 응원해주길 바란다. (청년플러스 블로그: http://blog.naver.com/youthplus)
김주란 청년기자 rri0217@gmail.com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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