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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축제·공연·행사

인천낭만, 음악에 빠지다. 공간을 추억하는 새로운 시작

 

 


 

 


인천낭만, 음악에 빠지다. 공간을 추억하는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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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그램은 송도신도시 소재 트라이볼에서 각기 다른 라이브카페를 소재로 공연을 진행한다.

(출처_ 인천문화재단)



신포동을 기억하십니까? 누군가에게는 말끔한 정장차림의 모던보이와 모던걸들의 담론의 장으로, 누군가에게는 사모하는 밴드의 공연과 음악 감상을 위한 공간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그저 인천의 어느 오래된 도시로만 남아있는. 다층의 사유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그 공간. 신포동. 7월 20일, 그곳의 과거를 조명하고 현재를 비추어 새로운 미래를 그리려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가 송도신도시에서 태동합니다. 앞으로 시작될 그 발걸음의 취지를 알기 위해 공연 감상 전에 프로그램을 기획한 담당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기획의도


그 움직임이 싹을 트는 자리인 복합예술공간 트라이 볼, 담당자 김세진 대리는 평소 인천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화 활동 수집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과거부터 장르적인 예술을 포함해 사람들이 모임으로 해서 형성되었던 신포동의 옛 공간과 그 속에서의 문화들이 쇠퇴되어가는 것에 그는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공간의 매력적인 모습과 현재 상황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그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시민들에게, 특히 방금 고개를 든 신진 음악가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장(field)'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그 생각의 결과는 미래의 도시 ’송도‘에서 문화의 메카였던 '신포동'을 '재현'하는 것으로 열매를 맺었습니다.





실제 무대는 오늘 기획처인 Jazz/Blues 라이브 카페인 '버텀라인'의 구조를 재현했습니다. 스크린에는 버텀라인의 간판과 무대,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이 뒤섞여 좀 더 세련된 '버텀라인'에 온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포스터도 언뜻 봐서는 공연이 그곳에서 열리게끔 인식되도록 애매모호하게 만들었어요. 트라이볼 사이트에서 예매를 하게 되니 현재 이 곳(트라이볼)에서 공연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공연은 여기서 하지만 주제로 한 라이브 카페와 그 정체성은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공간의 의도적 분절은 인식의 분화를 낳게 되고, 그것은 공연의 기획 의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김세진 대리의 철학입니다.



◆공연들을 통해 바라는 것


이번 공연은 트라이볼에서 열린 한 번의 즐거운 음악 감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천에 대한 '이미지 구축'을 통해 신포동과의 문화적 연계를 목적으로 합니다. "송도 주민들 뿐 아니라 호텔에 투숙하고 계신 외국 관광객분들, 그리고 여러 국제기구의 문화 인사들도 이번 공연들을 감상하세요. 공연을 감상하신 다음 해안도로를 따라 공연의 주제가 된 실제 라이브카페를 찾아가 신포동에서 음악을 즐기고, 식사도 할 수 있게끔 하는 방향으로 연계 프로그램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인천의 문화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의 공연 기획


마지막으로 김세진 대리에게 인천의 문화라는 키워드와 앞으로의 공연 기획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인천의 문화가 관심이나 활동적 측면에서 아직은 아쉬운 점이 많아요. 하지만 그것에서 나오는 여유와 발전가능성, 타 지역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문화 유적과 사람의 이야기들이 좋은 플랫폼을 언제든지 제공해 줄 수 있기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사람들이 인천 전역에서 편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청소년 밴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 교육의 측면도 동시에 부각하는 활동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여정의 첫 날, 버텀라인 .. 

대한민국 재즈 1세대의 공연이 흥겨운 'Blues March'로 막이 오르고, 아버지가 쓰시던 향수의 첫 노트처럼 진하고 알싸한 향을 풍기던 무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달달하고 아늑하게 다가옵니다. 그들은 음악이 아니라 삶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내일 모레면 팔순을 바라보고 있을, 한 길을 바라보고 지금까지 달려왔을 그들의 모습에서 고고한 달빛이 흘러나오는 듯 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은은한 달빛(Moon Glow)을 연주합니다. 30년 세월을 그 자리에서 묵묵히 지켜온 바텀라인의 모습과 어울리는 무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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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낭만, 음악에 빠지다. 공간을 추억하는 새로운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