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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인천역사

해양과학고 교사 야구단. 바이킹 브라더스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

 

던진다, 꿈을! 쳐내라, 일상을!
해양과학고 교사 야구단. 바이킹 브라더스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멋지게 활약하고, 이제는 메이저리그로 무대를 옮긴 류현진 투수. 인천출신 야구선수의 상승세 때문일까? 인천에는 야구를 즐기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휴일이면 학교 운동장과 공원에서 공을 주고받는 모습은 쉽게 찾을 수 있고, 문학구장에서 SK 와이번스의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지하철에는 온통 야구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도 가득하다.


여기 보통사람보다 야구 사랑이 남다른 사람들이 있다. 단순히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야구 리그에 참가하는 일반인 팀. 게다가 선수들은 해양과학고, 해사고, 계산기계공고의 선생님들이다.
지난 3월 2일(토) IPA 볼파크(인천항만공사)에서 교사 야구단 바이킹브라더스의 IPA 전반기리그 3차전이 열렸다.

 

 

 

 

야구를 사랑하는 선생님들
바이킹브라더스 팀원들의 교집합은 여러 가지다. 우선 교사라는 것. 그리고 ‘불타는 야구사랑’이다. 해양과학고 선생님들이 주축이 되어 창단했고, 대학시절부터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라서 눈빛만 봐도 호흡이 척척 맞는다. 창단준비를 하며 기존 일반인 야구팀과 연습시합을 했다. 결과는 10승 1패. 다소 놀라운 기록을 세운 것도 팀워크 덕분이다.
일반적으로 교사로 근무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다 보면 시간에 쫓기기 마련인데……. 대체 바이킹브라더스는 야구를 얼마나 사랑하는 걸까?

 

 

▲ 힘차게 공을 던지는 ‘바이킹브라더스’ 조진호 감독


처음 팀 창단을 기획한 조진호 선생님(해양과학고 학생생활부)은 웹에서 사용하는 아이디가 ‘내꿈은야구선수’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 흔한 축구공은 마다하고 야구배트와 글러브를 들고 늘 운동장을 찾았고, 동네 아이들을 모아 시합을 주선하는 것은 늘 조 선생님의 몫이었다. 그렇게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며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사회에 진출해 자리 잡은 곳은 인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됐다. 하지만 틈만 나면 생각나는 야구를 버리긴 싫었다. 결국, 동료 교사들을 모아 1년이라는 준비기간을 거쳐 바이킹브라더스를 창단했다. 어쩌면 조 선생님은 마운드에서 공이 아니라 꿈을 던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 야구마니아 김윤식 선생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팀의 중요한 전력이다.


유니폼만 보면 프로선수처럼 자주 훈련할거라 예상할 수 있지만,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여 연습을 한다. 김윤식 선생님(해양과학고 자원환경과)은 “전에는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리그에 참가했었지만, 아내가 워낙 반대해서 이제는 토요일만 참가한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쉬고 싶은 휴일에 힘든 운동을 하면 지치지 않을까?


일상을 떠나, 또 다른 세상으로  
"내야 집중!“
포수의 목소리에 수비수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진지한 눈빛으로 사인을 주고받은 후 투수가 공을 던진다. 땅볼을 잡은 이루수의 날카로운 송구가 전력으로 질주하는 주자를 잡는다.

 

 

 


잠자코 바라보면 야구선수인지 일반인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항상 국가대표급 실력을 보여줄 순 없지만, 진지한 마음으로 임하다 보면 실력이 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수들의 집중하는 모습은 진지하기 이를 데 없다.


임성진 선생님(해양과학고 동력기계과)은 “야구를 즐기다 보면, 정말 야구선수가 된 것 같아요. 일상을 잊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기분이죠. 집으로 돌아갈 때는 스트레스나 확 풀려있어요.”라고 야구의 매력을 설명했다. 쉽게 생각하면 바이킹브라더스도 잊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하고,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는 도시인들과 같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야구는 즐기는 동안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된다. 바로 ‘팀원과의 조화’다.

 

 

 

▲ 승패보다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조화를 중시하는 바이킹 브라더스

 


축구는 원톱, 투톱이라는 표현처럼 뛰어난 한 사람의 실력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야구는 그런 경기운영이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수비수가 번개 같은 송구를 하려면 일루수가 받아줘야 한다. 또한, 강타자를 상대하는 건 투수 혼자가 아니다. 전략적으로 맞춰내서 잡으려면 수비와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강한 상대를 만나면 만날수록 팀원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실수하지 않고 역할을 해내야 한다. 야구는 경기가 어렵다고 쉽게 포기할 수도 함부로 행동할 수도 없는 ‘모두의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 시합 후 장비를 꼼꼼히 손질하는 김윤식 선생님


현재 IPA 볼파크에서 운영하는 전반기 리그에는 모두 59개의 일반인 야구팀이 참가하고 있다. 리그는 평일 야간과 토요일, 일요일로 나눠 진행한다. 또한, 인천에는 IPA를 포함해 21개의 크고 작은 일반인 야구리그가 진행 중이고, IPA 볼파크를 비롯해 송도 LNG 스포츠 파크, 서구 마전구장, 인화구장, 체전구장 등에서 경기가 열린다. 어느새 인천에도 스포츠를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전반기 10번의 경기를 남겨둔 ‘바이킹브라더스’ 아자! 아자! 아자! 이기자!


김상호 청년기자 learnershigh@gmail.com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