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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으로 이어지는 백년의 맛과 문화 '백년 짜장'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

 

 

백년 짜장
짜장면으로 이어지는 백년의 맛과 문화


100년 전 ‘공화춘’이었던 그 자리. 그 앞은 유난히도 사람이 북적였다. 삼삼오오 모여 지금의 컵라면과 같은 것을 즐겨먹었다. 중국식 장에 면을 비벼 누구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짜장면의 초창기 모습이었다.
차이나타운 속 유난히 북적이는 이곳엔 평일에도 사람들이 모여들어 꼬리를 문다. ‘만다복’이라는 가게 이름보다 ‘백년 짜장’으로 더 알려진 이곳의 문을 열었다.

 

 

 


백년 짜장은 100년 전, 화학조미료(MSG)가 없던 시절에 먹던 짜장면의 맛을 재현해 낸 짜장면이다. 따로 나오는 짜장 소스는 취향대로 간을 맞추어 넣고, 함께 나오는 맑은 닭 육수로 농도를 조절하면서 비며먹는다.
가족과 식당을 찾은 조금자씨는 “백년 짜장은 MSG가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지,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나요. 일반 짜장이랑은 다른 맛이죠. 건강을 생각하면 더 맛있어져요.”라고 말한다.
이미 외국인에게도 정평이 나 있는 백년 짜장. 특히 일본관광객들에게는 필수 관광코스로 정해져 있다고 한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마에다 아키코씨는 일본에서 온 친구와 함께 차이나타운을 찾았다.
“백년 짜장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맛있어요. 먹고 난 뒤 속에서도 부담이 없어 더 찾게 되는 것 같아요.”

 

 

 

 

백년 짜장이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니라 음식문화까지 판매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손님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담는 거죠. 손님들께서 먼저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백년 짜장을 만들어 낸 장본인, 서학보 사장님의 말이다.
“처음엔 판매수익보다도 차이나타운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상징’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자장면이 처음 생긴 곳인데, 진짜 짜장면이 있어야죠. 거기에 웰빙 붐이 불면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난 것 같아요.”

 

 

서학보 사장


그는 백년 짜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수년간 발로 뛰며 자료를 모으고 연구를 했다. 어릴 적 듣고 자란 자장면 이야기를 토대로, 옛날 공화춘을 운영하던 가족의 종부를 만나 묻고, 역사를 따라 추적해 냈다. 몇 번의 도전 끝에 지금의 백년 짜장이 완성되었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좋은 음식은 끝에서 맛이 살아납니다. 시골된장도 처음엔 허전한 듯하지만 나중엔 냄비바닥을 긁게 되지 않나요? 그런 이치죠.”

 

 

 


판매중인 백년 짜장은 두 가지, ‘백년 짜장’과 ‘하얀 백년 짜장’이다. 100년 전의 모습을 닮은 건 하얀 백년 짜장 이지만 ‘짜장면은 까맣다,’라는 인식이 너무 강해 춘장을 첨가한 백년 짜장을 먼저 판매하게 되었다고 한다. 백년 짜장이 2008년부터 판매된데 비해 하얀 백년 짜장은 판매한 지 6개월을 채우지 못했다.

 

 

하얀 백년짜장


그렇다면 100년 전에는 ‘까맣지 않던’ 짜장면이 까맣게 된 이유가 있을까?
“먼저, 춘장의 원래 이름은 춘장이 아녜요. 중국어가 넘어오면서 잘못 전해진 것이죠. 중국에서는 그냥 ‘장’이라고 불러요. 한국의 된장처럼 메주를 쒀서 담가낸 장은 된장보다 진한 갈색을 띠고 있어요. 처음에는 그 장에 면을 비벼먹던 게 짜장면이었죠.”

 

 

춘장비교(좌- 진짜 장, 우- 지금의 춘장)


중국식 장의 수입이 막혀버리면서 한 끼 식사로 인기를 얻고 있던 짜장면은 돌연 까맣게 변해버렸다. 수요가 급증한데 반해 장이 없어 만들어 낼 수가 없었던 판매상들은 직접 장을 담구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을 제대로 발효시키려면 2~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결국 30%정도밖에 발효되지 않은 장을 원래 장처럼 색을 진하게 하기 위해 색소를 첨가하기 시작했고, 이내 지금처럼 까맣게 된 것이다.

 

 

 


짜장면 한 그릇에 담긴 이야기가 끊어질 줄 모른다. 만다복을 찾는 손님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손님이 이렇게 많은데, 테이블 수를 늘리지는 않으시나요? 자리도 충분할 것 같은데.”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예요. 장애인이 쉽게 지나갈 수 있도록 문턱도 없앴어요.”
음식에 문화와 손님을 위하는 마음을 담아 판매한다던 사장님의 말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다.

 

 


“포부요? 앞으로 짜장면이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해외시장에서 짜장면을 찾는 사람은 아직 한국인 뿐이예요. 20세기 통틀어 가장 성공한 음식인데도 말이죠.”
그의 말에 따르면 서구인의 다수는 MSG 알레르기가 있다고 한다. 어떤 나라에서는 이 알레르기를 ‘중국 식당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학보 사장님은 바로 이 점이 짜장면의 한계라고 지적한다.
“세계인에게 사랑받으려면 먼저 MSG를 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 의미와 건강이 담긴 백년 짜장 한 그릇이 세계로 뻗어나갈 날이 기다려진다.


차지은 청년기자 minsable@hanmail.net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