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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인천역사

박할머니의 '특별한 역사책'


"역사를 바로 알고 지켜야지~!"

박할머니의 '특별한 역사책'


과거 우리민족이 걸어온 발자취이자, 현재 삶의 지침표이며 미래를 비추는 거울인 ‘역사’. 그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우리 역사가 일본과 중국의 잘못된 역사왜곡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들끓는 가운데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흑백신문부터 컬러신문까지 우리나라의 역사가 빼곡하게 담겨있는 기사를 스크랩하며 역사 지키기에 앞장서는 어르신이 있다.


“내 나라의 역사를 알아야해. 1대 대통령부터 지금까지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그것도 기억 못하면서 가수나 배우들의 이름은 잘 알지...한참 잘못된 겨...”

박영란 할머니(73세, 남구 문학동)는 가위로 모아놓은 신문 기사를 오리시며 말씀 하셨다.

거실 한쪽에 쌓아 놓은 스크랩북이 말해주듯 박할머니가 신문을 스크랩하며 그만의 역사책을 만든 지도 30여 년이 넘었다.






스크랩북을 펼치면 누렇게 빛바랜 흑백신문 기사부터 컬러풀한 최근 기사까지 역사가 돼버린 다양한 세계사가 빼곡하게 차곡차곡 담겨 과거의 흔적들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날짜를 알 수없는 기사는 일일이 펜으로 알기 쉽게 날짜를 써 놓았다.

“60,70년대 신문 기사를 모아놓은 앨범들은 그 당시 집에 불이 나는 바람에 타서 없어졌다우...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속상해..내게는 그게 돈보다 더 소중했거든..”

이처럼 박할머니가 오래전부터 신문을 스크랩하게 된 계기는 바로 친정어머니 때문이라고 한다. 친정어머니께서는 신문을 모아 가져다주면서 ‘신문으로 나라의 역사도 배우고 자식에게도 제대로 가르쳐주어라’라고 늘 말하시곤 하셨다고 한다.

그때부터 꼼꼼하게 신문을 읽고 모으다보니 여러 권의 책이 되었다.






“나중에 손자들에게 가보로 내가 만든 역사책을 물려주려구... 귀한 자료가 이 안에 다 있거든.... 지금은 아이들이 그 중요함을 잘 모르겠지만 더 크면 이 책에 숨은 역사가 다 있다는 걸 알게 되겠지.”

박할머니가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또 있다.

“만주에서 태어났어. 아버지는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만주로 건너와 독립운동을 하셨구....”박할머니는 벽에 걸린 아버지의 사진을 꺼내 보이셨다.

“나는 다섯 살까지 만주에서 살다가 대한민국으로 오게 되었는데 열 살 되던 해에 아버지께서 병으로 세상을 떠나셨어. 어린 나이지만 내 나라의 역사를 알고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살았다우.”





초등학교5학년까지 학교를 다녔다는 박할머니는 늘 배움에 목이 말랐다. 하지만 이러한 배움에 대한 갈증은 신문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었다.

“신문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모든 것을 다 알려주잖소.”

그만큼 신문은 그에게 있어 세상 구석구석의 일을 알려주고 가르침을 준 오래된 스승이나 다름없었다.

요즘 대학입시를 목표로 하는 고등학교에서는 소중한 우리의 역사를 담은 ‘국사’과목이 높은 점수를 받기위한 경쟁과목에서 밀려나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이 되어 학생들 사이에서는 점점 등한시되고 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박할머니는 우리나라의 진정한 역사지킴이가 아닌가싶다.


서정은 청년기자 seo2338@naver.com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