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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인천역사

74세 여행도보전문가 황안나의 걷기 이야기


길은 어디에도 있다

74세 여행도보전문가 황안나의 걷기 이야기


형형색색 꽃과 초록빛이 하늘을 가리기 시작하는 계절. 이맘때일수록 자연은 더욱 더 간절하게 사람에게 다가온다. 그 자연으로 가는 길에서 새로운 인생길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인천보다 전국에서 더 많이 알려진 여행도보전문가 황안나 씨의 길이야기이다.


20년 부평생활 활동무대는 전국 방방곡곡

황안나(74) 여행도보전문가. 그는 20년 째 부평구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인천보다 오히려 전국에서 더 유명한 걷기 전도사이자 여행전문가이다. 지난 4월 10일 그는 KBS건강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 특집 3부작에 출연했다.

74세의 적지 않은 나이. 그는 그동안 전국은 물론 세계일주, 한비야 씨가 40일간 걸었던 해남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국토종단길을 불과 23일 만에 걸었기 때문이다. 또 65세 국토대장정, 67세 4천km 해안선종주, 산티아고 순례 등은 도보여행 전문가로의 황씨를 대신하는 일정들이다.





황 씨는 “정년을 7년 앞두고 39년 6개월 만에 교단을 떠난 이후, 지금까지 걷기와 여행을 해오고 있어요. 당시 ‘이제부터는 나 자신을 위해 살고 싶다’란 이유가 그 출발점이었다고 할까요? ”라고 말했다.

황 씨는 당시 부평 동아아파트 집 앞에서 출발해 동암 약사사를 거쳐 만월산 능선을 타고 다시 집까지 3시간을 걷기 시작했다. 꼬박 3년을 그렇게 했다. 또 헬스장에 나가 하루 평균 10km를 뛰고 근력을 다졌다. 그런데 왜 그렇게 걷기에 매진했을까.





길 위에 나, 나를 위한 길

그는 우연히 TV에서 본 청보리밭 황톳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빠졌다. 당시 65세 나이에 ‘도보여행가’로서 인생 2막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 후로 걷기는 동해와 남해를 잇는 해안도로로 옮겨졌다. 

집으로 돌아오면 또 다시 길을 찾아 나섰다. 동네 길부터 시작한 그의 걷기는 전국을 누비고 네팔 등 세계의 길까지 나서게 되었다. 퇴직 후 삶이 길과의 시간 속으로 이어진 셈이다.





그는 “체력단련과 걷기에서 사용한 워킹화가 푸대 자루로 서너 자루가 넘어요. 모두 지난 시간 속 제 분신같아서 버릴 수 없을 정도예요. 왜 그렇게 걸었나 생각해보면 자신과의 치유과정이 아니었을까 해요”라고 말했다.

걷노라면 지난 시간 속 상처들이 사라진다. 그로 인해 마음은 간결해졌다. 또 남은 인생에 이 길에 핀 꽃과 저 구름들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그 소중함을 선물로 받는다. 물론 장시간의 도보여행은 피곤함과 위험도 감수하지만 그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황 씨 발을 이끈다.





방송에서 말하고 책으로 남기고 

그가 그 동안 길 위에서 보낸 시간들. 언제부터인가 방송국과 출판사, 전국의 구청 등에서 황씨의 걷기와 여행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매주 화요일 여행코스를 소개하는 방송에 출연 중이다. 또 각종 특집 프로그램 인터뷰는 물론 강연 등으로 걷는 시간 외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다.

황 씨는 “사실 인천에 살면서도 인천에서의 첫 강연은 지난해 부평구 ‘아침문화강좌’가 처음이었어요. 부산, 광주, 전주, 일산, 군포 등에서 강연 요청이 많아요. 아마 할머니 나이에 저렇게 걷는 데는 뭔가 있지 않을까 해서 불러주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걷기를 좋아하는 그의 또 다른 직업은 여행작가이다





그는 원고 없이 강단에 선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체험속의 산 경험을 집필했던 출판 경험이 힘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의 저서 ‘내 나이가 어때서’,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엄마 나 또 올게‘ 등은 여행과 그 길에서 얻은 수채화이자 수필들이다.



강화나들길을 인천의 걷기 좋은 곳으로 추천하는 황 씨



“인천에서 걷기 좋은 길은 강화도 나들길이죠. 자연과 역사를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또 월미공원 길과 인천수목원 길도 아름답기 그지없죠. 다만 걷기를 원한다면 주변에서 가까운 곳부터 걸어보세요. 유명산을 한 달에 한 번가는 것보다 동네 길을 매일 걷는 게 건강과 걷기 매력을 찾는 지름길이니까요”라고 말했다.


김정미 객원기자 jacall3@hanmail.net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