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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인천역사

손풍금으로 어르신들의 심금을 울리는 최연소 아코디언 연주자 이승연양


손풍금으로 어르신들의 심금을 울리는 꼬마아가씨

최연소 아코디언 연주자 이승연양


주름을 접었다 펴며 하얀 건반위로 손가락이 춤을 춘다. ‘최연소 아코디언 연주자’로 유명한  승연이는 아코디언을 잡자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한껏 공기를 모은 손풍금은 ‘대지의 항구’를 구성지게 뿜어낸다. 승연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옛 노래를 맛깔 나게 연주하자 객석에서는 “잘한다~”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승연양의 아코디언연주는 점잖은 어르신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묘한 재주가 있다. 한곡이 끝나자 객석의 반응은 용광로처럼 뜨겁다.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아코디언

“아코디언을 연주하면 행복해져요.”

13살 이승연(신원초6학년)양은 아코디언을 연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단다. 어른도 버거운  10kg이상의 악기를 메고 박자에 맞춰 몸을 흔드는 모습이 당차 보인다. ‘스타킹’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승연이는 ‘홍콩아가씨’, ‘대지의 항구’등 옛 노래 레파토리가 30곡이나 있다.



'스타킹' 출연당시 모습



사실 승연이는 아코디언 연주를 시작한지 1년 4개월 밖에 안됐다. 음악학원이라고는 유치원 때 잠깐 다닌 피아노 학원이 전부지만 천부적인 소질로 배운지 두 달 만에 무대에 서 관객을 사로잡았다.

“배운지 두 달 만에 강화도 축제 출연제의를 받았어요. 그때는 정말 떨렸는데...”

승연이는 강화도 축제 첫 무대 외에는 무대에서 떨어 본 적이 없단다. 짧은 기간에 수준급 실력으로 급성장한 할 수 있었던 것은 혹독한 연습시간 때문이었다.

“하루 4~5시간 연습했어요. 힘들었지만 재미있어요. 아코디언은 제 삶의 전부입니다.” 아코디언으로 유명해지고 방송도 나왔다며 아코디언 없는 자신의 인생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단다.





3대째 흐르는 음악인의 피

승연이네는 음악가족이다.

승연이 증조할머니 최유순(87세)씨는 일본 최고의 연극단 ‘다카스카’의 연극단원이었다. 승연이 친할아버지 이인재씨는 밴드출신, 작은 할아버지 이선재씨는 ‘남진퍼레이드쇼 탑가수’, 둘째 작은 할아버지는 섹소폰연주자, 삼촌 윤봉선씨는 우리나라 최초 직장그룹사운드 ‘푸른날개’를 조직했던 드럼연주자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한 가족들은 승연이의 매니저이자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쓰시던 아코디언을 선물로 주셨어요. 신기하게 생긴 악기가 바람을 넣자 소리를 내는 게 너무 신기해서 배우고 싶어졌죠.”

친할아버지는 승연이에게 처음으로 아코디언 세계로 인도한 스승이다. 친할아버지는 현재 실용음악학원을 운영 중이다. 작은 할아버지 이선재씨는 17세부터 40세까지 유명한 밤무대 가수였다. 무대에서 이루지 못한 열정은 승연이의 노래지도로 이어지고 있다.





슬픔을 달래주는 친구같은 음악

무대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어른들에게 흥을 선물하는 승연이는 사실 아픔이 있다. 승연이가 5세 때 부모님은 이혼을 하였다. 아빠의 손에 크게 된 승연이를 바로 잡아주고 외로움에서 구출해 준 것은 가족들의 사랑이었다. 가족의 음악적 열정과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지금의 승연이가 될 수 있었다. 어쩌면 승연이는 엄마의 빈자리가 생각 날 때마다 남몰래 울며 손풍금을 울렸는지도 모르겠다.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의 전폭적인 지지로 제가 이렇게 유명해질 수 있었어요. 제게 있어 가족은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같은 존재에요.”

연수구 노인요양시설 ‘영락원’에서 어버이날 행사 무대에 선 승연이 곁에는 작은 할아버지가 그림자처럼 승연이 곁을 함께한다. 작은 할아버지 이선재씨는 손녀딸의 예쁜 꽃신을 챙겨주고 살뜰히 악기도 챙긴다.




 

“승연이가 엄마 없다고 기가 죽을까봐 많이 걱정했습니다. 할아버지들이 돌아가면서 연습시키고 대화하며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었죠. 승연이는 저희 가족의 자랑이자 꿈입니다.”

이선재 작은 할아버지는 밝게 큰 승연이가 고맙다고 말했다.


승연이는 무대에서 흘러간 노래를 신명나게 연주하지만 사실은 또래 친구들처럼 B1A4 음악을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요즘노래를 아코디언으로 연주해봤는데 맛이 안나요, 맛이...” 연주의 맛을 아는 승연이의 꿈은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가수다. 무대에서 아코디언 연주를 마치면 이제는 꼭 노래 한 곡 정도 부르고 내려온단다.





“식구들이 모두 무대에 섰었지만 유명하진 않았잖아요. 전 아주~아주~ 유명한 가수가 되어서 할아버지, 삼촌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거예요.”

꼬마아티스트 승연이는 가족들이 이루지 못한 꿈과 열정, 미래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고 있었다.


이현주 객원기자 o7004@naver.com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