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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인천역사

계양산 사계절과 함께하는 사진인생 이야기


인천의 등산코스 상징으로 잘 알려진 계양산. 연일 산을 찾는 인파로 북적이는 그곳에는 또 하나의 방문객이 늘 자리한다. 일 년의 사계절을 놓치지 않고 호시탐탐 산의 모습을 앵글에 담아내는 이가 있다. 산이 좋아서 산을 사모해서 빚어낸 그만의 애정표현법. 장용기 씨의 계양산프로젝트 10년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프랑스 몽환주의와 러시아 자작자무 숲, 다 있다

얼마 전 계양산프로젝트 Ⅲ ‘사유의 숲’ 전시를 마친 장용기 씨. 그를 사진작가라 불러야 하는 이유는 그의 작품에 다 나와 있다. 오르고 내리며 들르던 인천의 진산이라 불리는 계양산을 이렇게 아름답게 사진 속에 묘사하기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계양산의 숲을 4계절을 통해 담은 그의 작품은 실로 놀랍다. 마치 프랑스 초현실주의풍의 몽환적 느낌. 혹은 러시아 들판의 자작나무숲에 들어선 느낌 그대로이다. 때론 컬러가 주는 인상조차 낯선 그의 작품 주제와 소재는 한결같이 계양산이다.

그는 이번 세 번째 프로젝트에 앞서 지난 2012년에는 계양산 프로젝트Ⅱ ‘굴포천에 서다’로, 또 그에 앞선 2009년에는 계양산 프로젝트Ⅰ‘계양산 품에 들다’로 출판과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장용기 작가는 “90년대 말 계양구로 이사하면서 산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아름다웠죠. 도심 가까이 이렇게 여러 종의 생태를 갖춘 산이 있다는 그 존재 하나만으로도 벅찼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담게 된 산의 모습들은 차곡차곡 쌓여갔다. 2006, 2007년 ‘계양산 야생화’ 순회전시, 2002년 ‘산이 안은 풍경’ 등은 그가 산과 함께 한 이력이다. 지금도 그의 작품은 인천메트로 부평역 환승구간과 계양구 작전도서관에 남아 있다. 그런 그가 유독 산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멀리서 보면 더 잘 보이는  것 중 하나 산(山)

살면서 바짝 붙어서 밀고 당기는 사람관계는 곧잘 트러블로 이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한번쯤 떨어져서 지내보면 오히려 상대가 객관적으로 들어온다. 장 작가의 산도 그런 게 아닐까.

“처음에는 계양산에서 만난 야생화에 취했어요. 많은 야생화들이 계양산 북사면 골프장 건설 논란이 있던 부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환경에도 관심이 갖죠. 그후 산 인근 굴포천을 탐방하면서 산을 더 멀리서 더 가깝게 바라볼 수 있었어요.”







그는 안개 낀 굴포천 변에서 산을 바라보았다. 또 까마귀 떼가 출몰하는 가을 김포들녘에서 하늘에 걸친 계양산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중에서도 그에게는 더 예뻐하는 계절의 산도 있다.

“겨울산이죠. 지금처럼 삼복더위 숲도 좋지만 모든 게 정지된 듯, 눈 덮인 산의  고요함은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강해요. 계절 영향을 전제한다 해도, 더 큰 인상은 산과 숲을 한 발 물러나 바라보는 여유예요."


3년을 봐야 비로소 보이는 산

낮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는 것에 반해 출발한 산 사진작업. 그는 계양산에서 생태와 연계된 지천과 사람들을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계양산프로젝트’란 이름으로 10여년에 걸쳐 사진을 찍어오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단순히 산에 반해 사진을 찍었다면, 이후부터는 산의 아름다움을 통해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단 마음이 들더군요.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더 산의 모습을 정갈하게 그려내야 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장 작가의 작품 중에는 회화적 기법의 독특함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그는 계양산 숲을 다시 다섯 테마로 분류했다. 추상의 숲, 근접의 숲속, 원경의 숲, 내려다 본 숲, 안개 숲.

“특별한 기법이나 과정 보다는 일부 셔터속도를 20~30초로 길게 잡아요. 또 주로 흐린 날 이나 눈 오는 날, 새벽안개 등을 소재로 촬영했어요. 회화적인 맛이 나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아요.”


그는 장면 하나를 작품에 담기위해 산을 약 3년 동안 관찰했다. 시간이 가져다준 선물일까. 계양산프로젝트로 낳은 산의 모습들. 그의 작품들은 그의 홈페이지(topsan.co.kr)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김정미 객원기자 jacall3@hanmail.net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