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마다 대표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춘천하면 팬터마임이고, 부천하면 필하모닉이지요.
인천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저는 인천하면 기타오케스트라를 떠올릴 수 있도록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로 키우고 싶습니다.”
1971년 ‘기타 오케스트라’를 우리나라 최초로 창단해 42년을 이끌어 온 리여석 단장(74세?중구송학동)의 눈빛에서 고집과 집념과 열정이 느껴진다.
동인천 방향에서 홍예문을 지나 자유공원방향으로 한적한 좁은 길을 올라가다보면 아기자기한 모습의 ‘파랑돌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가 되면 어김없이 이 카페의 지하연습실에서 ‘기타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된다. 감미롭고 달콤한 기타소리는 구수한 커피 향과 함께 바람을 타고 온 동네를 물들이다 해질 무렵 오후 7시가 되면 잠잠해 진다.
리단장은 6?25전쟁 직후 미군들이 주둔하면서 기타가 보급되었던 초등학교 시절에 처음으로 기타라는 악기를 알게 되었다. 인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국문과를 전공한 후, 1971년 부평여중에 재직할 때 음악연주학교로 지정 받으면서 기타합주단을 창단한 것이 현재의 ‘리여석 기타오케스트라’가 탄생한 계기가 됐다.
기타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은 35명으로 인천을 비롯해 일산, 서울, 부천 등지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기타를 전공한 사람, 기타 지도사, 대학생, 교사, 일반 직장인 등 직업도 다양하다.
“단원들의 회비와 공연 수익금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 연습실에 모여서 오후 7시까지 5시간 동안 연습을 합니다. 모두 기타에 미쳤지요. 하하!”
그는 일본 및 중국과 교류를 위한 연주공연도 가지면서 그 나라의 언론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연주단체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중국 심양에서는 4년 동안 시민들에게 기타를 지도하기도 했다. 현재 기타오케스트라는 정기연주 53회와 비정기연주 210회를 기록하면서 기타음악의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전문연주단체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기타연주에 맞는 악보가 없어서 한 곡 한 곡 리 단장이 직접 편곡한 것이 440여 곡에 이른다.
기타오케스트라는 올해로 10년째 해마다 여름이면 청소년을 위한 연주공연을 한다.
“청소년들에게 순수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서예요. 걸그룹의 노래에만 빠지고 열광하기보다는 세대 간의 격차도 줄이고 어려운 클래식은 쉽게 또 대중가요는 클래식하게 편곡한 연주를 들으면서 아름다운 감성을 키울 수 있거든요. 우리의 연주는 수준 높고 어려운 음악을 쉽게 듣기위한 중간 단계라고나 할까요? 어렵고 따분하지 않게 쉽게 들을 수 있어요.”
반평생 이상을 기타와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리단장에게 기타는 인생 그 자체다. 세상을 살아가는 목표이며 희망이고 그가 존재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타는 아주 매력적인 악기예요. 음색이 사람의 정서와 잘 어울리지요. 또 연주의 폭도 넓고요. 혼자 부담 없이 연주할 수 있고 또 휴대하기 편하지요.”그의 기타예찬이다.
단원 최재일씨(45세, 부평구산곡동)는 “리 선생님과 활동한 지 10년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클래식 기타를 전공했어요. 현재는 금융기관에 근무하면서 매주 일요일 2시에 연습을 하러 옵니다. 이 시간이 제일 행복해요 스트레스도 싹 풀리고, 연습이 끝나면 늘 아쉽고 또 다음 연습이 기다려지죠.”
“리선생님은 우리나라에서 기타 오케스트라 1세대 원로로 기타 합주분야를 개척한 분이십니다. 존경스럽지요. 오래도록 건강하게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단원들은 알토기타, 프라임 기타, 기타 아론, 베이스, 프라임 챔발로, 알토 챔발로 등 서로의 영역에 맞게 소리를 내는 기타연주로 시간가는 줄 모르며 기타에 빠져있다.
한편, 오는 17일 오후4시에 기타오케스트라의 ‘청소년을 위한 여름특선연주회’가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열린다. 방학이 다 가기 전에 아름다운 기타의 선율에 젖어보는 건 어떨까? (공연문의 761-7829, 010-3764-7829)
박영희 객원기자 pyh606101@naver.com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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