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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인천역사

‘전국청소년연극제’ 대상수상 연수고교 연극동아리 ‘자울아이’



연수고등학교 정문에 들어서자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동장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남학생들의 패기 넘치는 힘찬 함성소리와 웃음소리가 가을하늘에 파랗게 메아리친다.

그와 더불어 ‘제17회 청소년연극제 대상 수상’이라고 쓰여 있는 현수막도 덩달아 신나게 펄럭거린다.





이 학교의 연극동아리 ‘자울아이’는 지난 ‘제17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 인천 대표로 참가해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인천최초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과 함께 최우수연기상과 우수연기상까지 휩쓸었다. 크나큰 행진을 마치고 돌아온 그들을 만나보기 위해 명품연기를 펼친 학생들이 있는 연극 동아리반을 찾아갔다.


이 날은 연극반 동아리 학생들의 연습이 있는 날이다.  교실 안은 미래의 연극계를 이끌어갈 예비 배우들로 시끌시끌하다.

동아리명 ‘자울아이’에서 ‘자울’은 친밀하게 흉허물 없이 라는 뜻을 지닌 고어로 삶의 무대인 연극무대에서 자신감 있는 아이로 성장하자는 의미라고 한다.  

동아리이름처럼 학생들은 자신감 있는 몸짓으로 실전 무대처럼 모두가 진지하게 연기에 빠져있다.





박성민군(2학년)은 “나중에 연극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이번 연극에 주인공으로 참여하면서 연기에 진지하게 몰입하다 보니 실제로 겪은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짜 내가 주인공 상황이 된 것처럼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연극이 끝나도 한동안 제 역할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었거든요. 연기가 어떤 것인지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라며 대회를 떠올리며 연극이 끝난 후의 소감을 말했다.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김하빈군(2학년)은 “연습 내내 날씨가 너무 더워서 많이 힘들었어요. 늘 땀 범벅이가 됐지요. 그래도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서 정말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잘한 덕분이라고 생각해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연극 ‘파수군’에서 주인공역을 맡았던 학생들은 연극반 친구들이 외치는 ‘앙코르’소리에 그때를 떠올리며 역할 속으로 빠져든다. 학생들의 눈빛이 뜨겁게 타오른다. 소박한 교실무대는 조명과 마이크가 없어도 그 어느 화려한 무대보다 더 빛났다.






연출을 맡은 성동현(1학년)군은 “아무래도 우리 세대들의 이야기다보니 많이 공감도 가고, 친구들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라며, 연출 담당답게 연기 연습을 세심하게 지켜본다.

소름이 돋도록 명연기를 펼치는 학생들에게 친구들은 뜨거운 박수갈채와 환호를 아낌없이 보낸다.

“우선 이번 연극 파수꾼은 친구들과의 갈등과 우정을 소재로 한 내용으로, 우정의 진가와 소중함을 일깨워줘요. 실제 영화로도 상영된 적이 있어요. 주인공 기태는 저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참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주인공을 하고 싶다고 지원했고요.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배우요? 상대 배우들 및 스텝들을 배려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어떤 역할을 맡던지 몰입해서 연기를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故히스레져를 롤모델로 삼고 있어요.” 이번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허건영군(2학년)의 눈빛에서 프로배우 못지않은 열정이 느껴진다.





이어서 학생들은 파수꾼 연극 다음으로 새롭게 진행할 새로운 연극과 그에 대한 대본읽기로 옹기종기 둥글게 모여 선생님과 함께 토론을 시작한다. 

학생들은 다음의 대상을 꿈꾸며 대본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연극동아리 담당 김영애 지도교사는 “연극을 지도하면서 기본적인 팀워크와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가장 강조했어요. 연극은 혼자 튀어도 안 되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이는 참 힘들거든요. 또 요즘 학교 폭력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 되고 있는데 그러한 주제들을 소재로 삼고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컸어요. 이번 연극을 위해 3월부터 4개월간 준비를 했어요. 아이들이 직접 미술실에서 소품도 만들고 페인트칠도 하면서 무더위에 강당에 모여 짬짬이 연습을 했어요. 연극 경연 날짜에 임박해서는 쉬는 날 없이 맹연습을 했답니다. 정말 연극은 미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 같아요.”라며 11월 학교축제 때에도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연극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꿈나무 연극인들의 타오르는 열정은 교실 안을 금세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인생은 연극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 연극은 인생이라는 말이 더 어울려 보였다. 우리나라 연극의 미래가 밝아 보이는 현장이었다.


서정은 청년기자 seo2338@naver.com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