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의 변신은 무죄
학교폭력예방활동 나선 박용호 피에로 경위 이야기
언제부턴가 신문상을 장식하는 어두운 그림자 학교폭력.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안타까운 사건들을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관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평소 수많은 사건과 사고 현장에 서는 경관이 발 벗고 나섰다. 폭력피해의 절실함을 호소하기 위해 피에로를 자처한 박용호 경위를 만나보았다.
분장을 하고 아이들을 앞에 서는 이유
인천지방경찰청 남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소속 박용호 경위는 언뜻 보기에는 일반경찰관이다. 중견간부답게 기품 있어 보이는 경찰관 제복이 잘 어울리는 그지만 학교 강단에서 설 때는 느닷없이 피에로 연기자로 변신한다.
그가 학생들이 이목을 사로잡고도 남을 만큼 이색 변장을 하고 학교 강단에 서는 이유는 바로 학교폭력 때문이다. 학교폭력 문제는 크고 작게 있어왔지만 최근 들어 끔찍한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경찰관인 박 경위로서는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박 경위는 “과거 학교 폭력이 단순 괴롭힘 수준이었다면 최근 사례들은 따돌림과 정신적 폭력 등이 가세해 급기야 학생들을 자살 수준까지 모는 심각성이 있어요. 청소년 범죄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예방을 위해 강의에 나서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학교폭력관련 강사로 활동 중인 박 경위는 강연이 시작되면 느닷없이 피에로가 된 다. 어느 날은 피에로 대신 여장으로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빨간 립스틱에 가발을 착용하고 강단에 서자 학생들은 모두 박장대소를 하며 눈길을 박 경위에게 모아준다. 이게 바로 경찰관 박용호 경위의 강연 노하우 시작이다.
웃음이 터져 나와야 진짜 강연
간석여중 소강당에 여학생들이 모였다. 딸 나이보다 어린 여학생들이 앞에 박 경위는 서슴없이 몸을 여성처럼 놀리며 선글라스를 벗었다 썼다 시선을 제압한다. 그리곤 이제 박 경위는 하고 싶은 말을 꺼낸다.
“여러분 이 사진을 보세요. 여기 누워있는 학생은 여러분과 같은 나이였어요. 그런데 친구들의 따돌림 때문에 고민하다 이렇게 저세상으로 갔어요. 여러분의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답니다. 아셨죠?”
사진의 참혹함에 여학생들의 찡그렸던 얼굴이 다시 펴지자 박 경위는 강연을 이어간다. 아무리 학교폭력이 심각해도 일반 강력계 형사가 강단 강사를 자처한 데는 나름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인천지역에서 전국 수능 10위권에 들던 남학생이 우연한 학교폭력 피해자로 자살하면서 그 수사를 맡았어요. 조금만 그 학생에게 용기와 피해 대처요령 등이 사전에 있었다면 귀재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어요.”
스쿨폴리스로 학생과 학부모, 교사 강연 자처
박 경위는 현재 동부교육지원청 산하 Wee센터 스쿨폴리스이다. 그는 학생 강연 외에도 관내 학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학교폭력예방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이미 피에로 형사로 불리고 박 경위는 늘 분장 모습에 신경이 간다.
그는 “학교폭력에 관하 얘기 자체가 딱딱하고 또 따분하잖아요. 제가 이렇게 복장을 하고 목소리 톤도 높낮이를 조절하는 이유는 전달을 위해서예요. 50분 가량의 강의에서 학생들의 집중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방법을 택한거죠”라고 말했다.
KBS '아침마당' 출연장면
하지만 그는 현재 투병 중이다. 신체 일부가 아프지만 그래도 학생들과 좀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매번 우스꽝스런 탈을 쓰고 변신에 최선을 다 할 뿐이다. 처음에는 웃던 학생들은 강의 말미가 되면 얼굴은 심각해진다. 마치 뭔가 자신의 무의식적인 언행에 대한 반성이라도 하는 모습이다.
그는 한 때 한해 동안 300여 명의 주요 범인을 잡아 지난 81년부터 3년 연속 무궁화 봉사왕상을 받기도 했다. 이제 그 손에는 검거보다 범죄 예방을 위해 오늘도 하얀 분에 빨간 입술, 알록달록 피에로 옷을 입고 강의 준비에 나서고 있다.(강의 문의 : 032-460-6371)
Tip 박용호 경위는 어떤 사람인가
∎89~92년 :전국 강력범 검거 1위 : 대통령상 수상 (특진)
∎98년 3월 : 전국청소년 보호 우수공로자 : 청룡봉사상 수상 (특진)
∎2005년 8월 : 전국청소년 보호 우수공로자 : 업무유공 (특진)
* 95년 말~현재까지
∎ 청소년 비행 예방교육강좌 초·중·고등학교 : 300여회 (30만명)
∎ 전국 청소년 유관단체 강의 : 100여회 (1만여명)
∎ 전국 성폭력, 가정폭력, 학원폭력 상담사 교육 : 30회(5000여명)
∎ 전국최초 국내 경찰 중 청소년 지도사 2급 자격 취득 (95. 12월)
∎ 유도, 태권도, 검도, 격투기, 합기도 등 종합 무술 20단
김정미 객원기자 jacall3@hanmail.net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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