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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여행·명소

천년 바람 유유히 흐르는, 그 섬 강화도

천년 바람 유유히 흐르는, 그 섬


날카로운 뙤약볕 피해 강화로 간다. 

강화는 본섬을 비롯해 석모도, 볼음도, 주문도 등 보석 같은 섬들을 아우르고 있다. 

오랜 세월을 거스른 역사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 있기도 하다. 그 섬에서 천년 바람 맞으며 유유히 이 여름을 보낸다.

글. 정경숙_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_포토저널리스트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지 않은데도 강화 땅이 선사하는 서정은 어찌 이리도 안온한지. 날카로운 한여름 뙤약볕은 모두 걷어내고 모시이불처럼 선선하게 마음을 덮어준다. 섬은 착하기도 하다. 두 개의 다리와 육지로 이어져 있어 어느 때건 맘만 먹으면 닿을 수 있다. 초지대교 건너 바다가 이끄는 대로 바람이 손짓하는 대로 강화로 간다. 피서객들의 차량행렬이 길게 이어져 있지만 푸르게 넘실거리는 물결이 조급했던 마음을 너그럽게 어루만진다. 






다리 건너 남쪽으로 가면 동막해수욕장에 이른다. 이곳은 물 차면 푸른 세상이 열리고 물 빠지면 진회색 융단이 드넓게 펼쳐진다. 발이 거의 빠지지 않는 모래갯벌이라 걷는 재미도 톡톡하다. 그 위에서 쏜살 같이 사라지는 방게와 숨바꼭질 하노라면 어떻게 하루해가 지는지 모른다. 


강화에는 쪽빛 바다 위 보석처럼 점점이 박힌 섬들을 찾아 떠나는 즐거움도 있다. 외포리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면 가까이 석모도부터 멀리 볼음도와 주문도, 아차도까지 닿을 수 있다. 이웃한 석모도는 뱃길로 15분이면 다다른다. 민머루해수욕장에서 보드라운 갯벌의 감촉을 느끼고, 근처 하얗게 꽃핀 염전과 짠 내 가득한 장구너머포구에서 소박한 정취에 젖어 본다. 섬은 지는 해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바다가 몸을 식히려 할 즈음 보문사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마음에 기나긴 여운을 남긴다. 


뱃길로 1시간 정도 가면 볼음도다. 외포리를 떠난 배가 수면 위를 미끄러지며 먼 바다를 건너 목적지에 닿는다. 섬은 평화롭고 고요하다. 선착장에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왼쪽 길로 들어서면 조갯골해수욕장. 1.2㎞에 이르러 펼쳐진 해변과 맞닿은 바다가 수평선 너머로 아득히 펼쳐진다. 주문도는 볼음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뒷장술, 앞장술, 대빈창 아름다운 해변이 곳곳에 있지만 인적이 드물어, 느리게 조금은 게으르게 여름날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흐르는 역사  오래된 유적지가 읊어내는 역사 이야기도 강화여행에 의미를 더 한다. 단군의 정기가 서린 참성단을 비롯해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등 한민족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마지막 보루 역할을 했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또 읍내에는 고려궁지, 용흥궁, 강화산성, 강화유수부 동헌과 이방청, 성공회 강화성당 등 역사 교과서 속 유적지가 온전히 남아있다. 아우섬 교동도도 시간이 멈춰선 역사의 섬이다. 100년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교동초등학교와 우리나라 최초로 공자상을 들여 온 교동향교, 복원하지 않은 채 남아있는 교동읍성 등이 이 섬의 역사를 말해준다.


가는 길  석모도·주문도·볼음도에 가려면, 강화대교나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도로 들어온 뒤 외포리선착장에서 배(삼보해운 여객터미널 932-6007)를 탄다. 교동도는 창후리선착장에서 화개해운(933-4268)을 이용한다.


자료 : 굿모닝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