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하는 인천/여행·명소

한강에서 서쪽바다 건너 섬에 이르다. 경인아라뱃길

한강에서 서쪽바다 건너 섬에 이르다


서울에서 김포, 인천으로 여객선이 유유히 물길을 가로지른다. 

곁에는 파크웨이와 자전거도로가 시원하게 뻗어있고 생태공원이 푸르게 드리워 있다. 아름다운 마음 수향 8경도 곳곳에 빛나고 있다.

천년의 소망을 품고 떠나는 여정, 드디어 갑문이 열리고 배는 서쪽바다에 이르러 더 큰 세상으로 힘차게 항해한다.

글. 정경숙_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_포토저널리스트






멀리보이는 수향 5경의 수향원



경인 아라뱃길 타고 덕적도 가는 현대 아일랜드호



경인 아라뱃길 파크웨이의 사람들



영종대교를 지나는 배



경인 아라뱃길에 나선 관광객들



경인 아라뱃길 타고 서해로

서울에서 김포, 인천을 지나 서해로 흘러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내륙뱃길 경인 아라뱃길. 천년의 약속을 실현하며 지난 5월 새로운 역사의 페이지를 힘차게 열어젖혔다. 이 여름, 그 길 따라 서쪽바다 건너 섬으로 간다. 

이른 아침 아라김포여객터미널. 아직 단잠에 젖어 있는 요트의 모습만 봐도 드넓은 바다에서 자유로이 항해하는 듯 마음이 설렌다. 고개를 젖혀 하늘을 보니 터미널의 삼각형 지붕이 갓 솟아오른 태양에 젖어 더 웅장하고 화려하게 빛난다. 이곳에서 인천의 섬으로 가는 여객선이 닻을 올린다. 아쉽게도 현재는 덕적도까지 가는 배만 비정기적으로 운항하고 있지만 향후 이작도와 세어도까지 확대 운항할 예정이다. 

덕적도로 가는 여객선 현대아일랜드호에 몸을 싣었다. 70여 명의 여행객이 탈 수 있는 작은 여객선이지만 물살을 가르는 속도는 제법 빠르다. 여객선의 속도는 시속 30노트로 아라뱃길에서 1시간, 갑문에서 20여 분, 서해에서 2시간 정도면 섬에 다다른다.

 


수향 5경인 아라마루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낙조에 젖은 경인아라뱃길



수향 8경의 아름다움에 흠뻑

이윽고 여객선이 하얀 물꽃을 일으키며 물결 위를 가로지른다. 시원한 바람이 밀려와 일상에 쌓인 고단함을 말끔히 씻어낸다. 8㎞에 이르는 경인 아라뱃길 곁에는 파크웨이와 자전거도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고 생태공원이 푸르게 드리워 있다. 아름다운 마을을 뜻하는 수향(水鄕) 8경도 곳곳에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1경은 서해, 2경은 아라인천여객터미널, 3경은 시천가람터, 4경은 아라폭포, 5경은 수향원, 6경은 두리생태공원, 7경은 아라김포여객터미널, 8경은 한강이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수향 8경은 시시각각 색다른 매력을 자아낸다. 

배가 움직일 때마다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목상교를 지나자마자 만나는 수향 4경이다. 45미터 높이의 산 협곡에 걸려 있는 전망데크 아라마루는 마치 하늘에 떠 있는 UFO 같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재현한 국내 최대의 인공폭포인 아라폭포도 눈길을 끈다. 주말에만 폭포수가 떨어져 그 장관을 두 눈에 직접 담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서포리해수욕장



덕적도 해안산책로



섬으로 돌아오는 아일랜드호



갑문 지나, 강은 바다되어 흐르고

이라뱃길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갑문체험이다. 갑문이 강과 바다의 수위를 똑같이 조절해야만 배는 안전하게 바다로 나아갈 수 있다. 갑문은 보안상의 이유로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으로, 배를 타고 이곳을 지나는 건 매우 특별한 경험이다. 30분이 지났을까, 한참 물의 높이를 조절하던 갑문이 드디어 열렸다. 배가 바다로, 바다로 나아간다. 저 멀리 섬이 어서 오라 손짓한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마침내 바다. 영종대교가 하늘과 하나로 물든 바다 위에 긴 선을 그리고 갈매기가 하늘을 선회한다. 감청빛 물결 위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신비로이 떠 있다. 그렇게 배는 2시간을 내달려 깊디깊은 ‘큰물’ 덕적도에 다다랐다.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섬. 삼베에 물감이 스며들듯 금방이라도 온 세상에 푸른 물을 퍼트릴 것만 같다. 주어진 시간은 단 4시간, 짧지만 그래서 섬에서의 휴식은 더 깊고 달콤하다. 

다시 섬에서 바다로 강으로, 일상으로 향하는 가는 길. 볼그스레한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서서히 저물어 간다. 오늘이 지워지지 않을 추억으로 살포시 가슴에 내려앉는다.


여행 Tip 섬으로 가는 여객선은 김포여객터미널에서 항해를 시작한다. 덕적도 가는 배가 토요일, 일요일에 정기적으로 주중에는 30명 이상 단체 관광객에 한해 비정기적으로 운항한다. 운항코스는 아라김포여객터미널 → 아라뱃길주운수로 → 인천대교 → 팔미도 앞바다 → 무의도 앞바다 → 덕적도다. 요금은 아라뱃길 개장기념으로 당분간 대인 4만8천원, 소인 2만2천원으로 특별할인한다. 문의 현대유람선 aracruise.com, 882-5555





경인아라뱃길 타고 가는 섬

경인아라뱃길 타고 서해로 가는 여객선은 현재 덕적도까지만  운항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이작도와 세어도까지 확대 운항할 예정이다. 그 섬들을 미리 가 본다. 


덕적도 물이 깊디깊어 ‘큰물’이라 불리는 섬으로 소나무 숲이 짙게 드리워졌다. 이 섬에는 서해 최고의 바닷가로 손꼽히는 서포리해변이 그림처럼 내려앉아 있다. 모래결이 곱고 경사가 완만하며 솔숲이 울타리처럼 둘러쳐져 아늑하다.


세어도 ‘서쪽에서 멀리 머물다’는 뜻을 지닌 ‘서유(西留)’에서 비롯된 세루섬으로 불리던 섬. 정서진 선착장이 생기면서 만석부두에서 한 시간을 돌아서 가던 뱃길이 단 오 분으로 가까워졌다. 인근의 아라인천여객터미널 가까이에는 해넘이 명소 정서진이 있다.


이작도 자월도 가까이서 꿈 인냥 부유하는 작은 이작도. 대이작도와 소이작도로 이루어진 섬은 작지만 풀등, 큰풀안, 작은풀안 등 제법 아름다운 해변이 많다. 그 가운데 모래섬 풀등은 밀물이면 바닷속으로 사라졌다가 썰물 때서야 제 속살을 드러낸다.


팔미도 두 개의 섬이 마치 여덟 팔 자처럼 양쪽으로 뻗어 내린 꼬리와 같다하여 팔미도라 불리는 섬. 그 섬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있다. 그 등대는 106년간 홀로 바다를 비추다 지난 2009년 사람들의 발길을 허락했다. 


※ 자세한 정보는 경인아라뱃길 여객터미널(araterminal.co.kr, 02-3271-6900)과 현대유람선(aracruise.com, 882-5555)에서 확인한다.


자료 : 굿모닝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