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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는 인천/인천역사

인천약시축구동호회

보이는 건 흐릿하지만 축구 실력은 최고!  

인천약시축구동호회 


축구를 국민스포츠라 말하더라도 태클을 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국민들이 뽑은 최고의 명장면 역시 축구 3,4위 결정전이었고, 군대 축구를 ‘군대스리가’라고 말할 정도니 축구는 남자들의 공간에선 빼 놓을 수 없는 대표 스포츠이다. 결국 대부분의 남자들은 축구 보는 것, 축구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축구를 볼 수는 없지만 그 누구보다 축구를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족한 시력을 체력과 열정으로 채워가고 있는 축구선수들, 바로 인천약시축구동호회 선수들이다. 





약시축구는 스포츠 등급 B2와 B3을 인정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시각장애 정도를 전맹과 약시로 구분하는데, B1 등급인 전맹은 빛을 전혀 감지할 수 없는 상태이고 준맹인 B3는 시야가 5도 이상 20도 이하인 약시이며 B2는 B1과 B3의 중간이다. 

전맹축구는 안대를 하고 소리 나는 공을 사용해 축구를 하고, 약시축구는 일반 축구와 같은 규칙에 경기장 크기와 시간, 인원 등이 축소되어 있다. 약시축구 국제경기장 규격은 20m*40m이고, 전후반 각각 25분 경기에 중간 휴식 시간은 20분이며, 일반인 골키퍼 1명 포함 모두 5명의 선수가 한 팀이 된다. 





인천약시축구동호회는 2009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들은 지난해에 다시 우승의 영광을 재연했고, 올 10월에 열릴 대회에서 2연패를 노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약시축구동호인들은 전국체전에 나가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지만, 그에 앞서 모두 한 가정을 책임지는 생활인이다. 취미로 시작한 축구였는데 실력이 쌓여 지역 대표가 되고 선수가 되어 이제는 축구가 삶의 일부분이 된 것이다. 하지만 가끔 생업을 뒤로 한 채 축구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송영기씨는 “저희들 모두 직업이 안마사입니다. 월급제가 아니고 일한 만큼 돈을 받는데, 대회에 나가려면 며칠 숙박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휴업을 하게 되죠. 대회 나가 예선 탈락이라도 하게 되면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경제적으로도 많이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내의 잔소리와 자녀들의 애교를 뒤로 하고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황금 같은 시간을 내어 축구 연습을 한다. 이제는 조카뻘과 아들뻘 동생들과 한 팀에서 경기를 뛰고 있는 51세 김태봉씨는 벌써 10년째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그는 “안마사니까 밤에 일을 하거든요. 낮에는 잠도 좀 자고 쉬어야 하지만 그래봐야 일주일에 한 두 번인데 즐거운 마음으로 나와야죠. 꾸준히 축구 한 덕에 체력도 자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태봉씨의 강철체력은 본인 뿐 아니라 팀 후배들도 한 목소리로 인정을 했다. 





인천약시축구동호회는 지난해 대한장애인축구협회 축구대상에서 감독상과 MVP도 받았다. 최창현 감독의 원래 직업은 사회복지사이다. 지금도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일을 하고 있다. 복지사 일을 하면서 약시축구동호회를 맡기 위해 따로 체육지도자 자격증도 땄다. 

최 감독은 “축구팀 감독 뿐 아니라 복지사로서 다른 업무도 처리해야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 땀 흘리고 같이 대회 나가고 하면서 선수들과 친분도 많이 쌓이고 또 우리 팀이 워낙 실력이 좋다 보니까 책임감도 강해지더라고요. 평소에 작전 구상도 하고 체력도 다지고 여러모로 축구 공부 하느라 바쁩니다.”라며 우승팀을 이끄는 감독의 마음을 전했다. 





MVP를 수상한 바 있는 이천우씨는 “밤에 안마 일을 하려면 체력이 좋아야 하는데, 축구만큼 좋은 운동이 없죠. 그리고 장애 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적은데, 축구는 단체로 여러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라 더욱 좋아요.”라고 말하며 힘든 조건에도 축구를 계속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인천약시축구동호회가 3회 우승과 2연패를 노리는 제3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오는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경기도 일대에서 열린다. 

선수들은 오는 가을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무더운 여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TV 중계도 없고 관중도 적겠지만 그들의 열정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그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인천시민의 한 사람으로 열렬히 응원한다. 





* 약시축구동호회 회원 모집 *

- 대상 : 저시력 등록 시각장애인 (스포츠등급 B2, B3)  

- 연습 시간 : 매주 수요일, 토요일 14:00 ~ 17:00 

- 장소 : 서울 시각장애인 축구전용경기장(송파), 인천 시각장애인 축구전용경기장(송도)

- 문의 : 876-3500(내선 2번) 

- 참가비 : 무료

- 인천약시축구단 카페 : http://cafe.daum.net/ibufc3500   


유수경 객원기자 with0610@hanmail.net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