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한식. 매일 먹는 밥이지만 정작 관심은 외국음식에 기울어져 있는 듯하다. 우리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음식이 점점 잊혀지는 것만 같아 씁쓸해 지는 현실. 우리의 맛을 찾아 한식 체험관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월미 한식체험관이 지난 4월 1일, 월미공원 월미문화관에서 문을 열었다. 미추홀 전통음식문화연구원에서 운영하는 한식체험관은 100명의 수용인원 시설을 갖춘 대한민국 최초의 체험관이다. 사전예약을 하면 떡부터 궁중요리까지 대략 50여 가지의 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
한식체험관에 가면 연구원장 진영환(54)씨를 만날 수 있다. 한류드라마 대장금을 촬영할 당시 궁중음식 팀장, 서울 국제요리 경연대회 궁중음식(수라상) 금상 등을 차지할 만큼 전통음식 전문 연구가인 그녀는 한식체험관을 이용하는 체험객에게 한식강습을 해준다.
“우리음식은 훌륭한 음식이예요. 제철에 나는 식재료로 음식을 해먹으면 그게 약이죠. 밥만 잘 챙겨먹어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요.”
이렇게 좋은 우리음식이지만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이 진 원장은 속상하다.
“오히려 외국에서 한식의 가치가 더 인정받고 있어요. 피자 한판은 몇 만원을 내고 먹어도 잡채를 그 돈 주고 먹는 사람이 없잖아요. 정성이 얼마나 들어가는데요. 그런 게 안타깝죠. 체험을 통해 우리음식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전부터 그녀의 손이 바쁘다. 체험객이 오기 전 음식재료를 다듬는 중이다. 2시간 내지 걸리는 한식체험을 위해 그녀는 3일 전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오늘은 체험객인 주한대사관 임직원들에게 한식의 대표 격인 김치와 불고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요리에 들어갈 갖은 양념과 재료들이 그녀의 손에서 손님 맞을 채비를 마쳤다.
70여명의 대사관 임직원들이 도착했다.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카메라를 든 사람들의 ‘찰칵찰칵’ 소리와 함께 진영환 원장의 강습이 시작된다. 귀를 기울이며 강습에 집중하던 사람들은 시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비닐장갑을 끼고 김치 소를 버무리기 시작한다.
빨갛게 담근 김치를 손에 든 아딜라(인도네시아)씨는 “김치를 먹으니 건강해지는 느낌이예요. 갑자기 힘이 솟는 것 같네요. 인도네시아에도 매운 음식이 많아요. 전 매운 걸 좋아해서 그런지 입에 잘 맞아요. 오늘 한식을 만드는 건 굉장한 경험이에요.”라며 손으로 V를 그렸다.
아딜라
김치에 이어 불고기를 볶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알록달록한 파프리카와 버섯에 한우불고기를 넣고 이리저리 볶아낸다.
다들 음식을 만드는 동안 방송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고 있는 사람이 눈에 띤다. 중앙 아프리카에 위치한 ‘가봉’에서 온 취재팀이었다.
카메라맨 브루노씨(가봉)는 “다음 번에는 개인적으로 다시 한국을 찾고 싶어요. 한국의 높은 기술력과 건물, 그리고 사람, 음식 전부 인상적이예요. 김치는 맵긴 해도 맛있어요.”라며 취재를 이어갔다.
브루노
불고기까지 완성되고 맛을 볼 시간. 하얀 쌀밥에 직접 만든 김치와 달큰하게 볶아진 불고기, 미리 준비된 파전과 오이김치까지 곁들여 한상이 차려진다. 대한민국 밥상이다. 다시 등장하는 카메라. 휴대폰을 꺼내 셀카(셀프카메라)를 찍는 로라씨는 음식을 만들면서도 그렇더니 먹으면서 더 신이 났다. 내손으로 직접 만든 한식이기에 더 기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로라
미추홀 전통음식문화연구원의 대표 서정국씨는 “한식연구회는 대한민국에서 인천이 유일합니다. 우리 음식을 세계인 누구나 최고의 음식으로 여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한식체험 이외에도 효소, 된장 체험학교를 개설할 예정입니다. 한식이 세계화로 가는 길에 우리가 앞장 서는 연구원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간혹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해야지 하면서도 그렇지 못할 때가 있다. 편해서, 이해해 주겠지, 하는 마음이다. 한식도 마찬가지. 입에 편하고 우리 정서에 가장 잘 맞는 음식을 더 사랑하고 잘 해줘야겠다.
<한식체험관>
대표메뉴 : 꽃산병, 궁중떡볶기, 불고기, 궁중삼계탕 등
체험비 : 10,000 ~20,000 (1人)
문의 : 032-463-9911
차지은 청년기자 minsable@hanmail.net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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