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방학인데 어디 안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레이저를 쏘아대는 아이를 달래기도 수차례. 그간 업무에 치여 달려온 터라 피곤한 몸이지만 더 이상 아이가 실망하는 표정을 볼 수는 없다. “그래, 떠나자. 여름엔 캠핑이지!”
이른 아침 운전대를 부여잡고 곁눈질로는 내비게이션을 흘기면서 캠핑장으로 향한다. 캠핑은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지친다. 휴가 때 쉬지도 못하고 힘쓰는 일은 죄다 도맡아야 하는데, 운전기사 노릇까지 하려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족을 위해 이 한 몸 희생하자’는 심정으로 캠핑 길에 오른 아버지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희망은 있다. 인천 도심 속에 경치 좋은 캠핑장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료’캠핑장이!
50년간 조용히 푸른 숲을 간직해 온 월미산은 시민들에게 개방된 지 10년 정도밖에 안됐다. 한여름 뙤약볕이라도 시원하게 느껴지는 월미산 정상. 이곳에 무료 캠핑장이 있다.
월미전망대 바로 옆 비탈길을 따라 내려가면 그동안 숨겨져 있던 캠핑장이 “짜잔~!” 하고 모습을 드러낸다. 12개의 테이블, 16구의 전기콘센트와 수도시설, 소화기까지 준비된 캠핑장이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다.
더운 여름, 캠핑장에서 가장 생각나는 것은 아마 얼음을 동동 띄운 음료가 아닐까. 월미공원의 캠핑장에서는 바로 옆 전망대에 있는 ‘달빛누리카페’에서 음료나 간식거리를 배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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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주안동에서 온 김기호씨 가족은 사전에 캠핑장 답사 겸 공원 산책을 했다.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오기 전에 미리 살펴볼 수 있었던 것이다.
“공원에서 운영되는 무료 캠핑장이라고 해서 걱정했지만 시설도 그렇고 다른 캠핑장과 다를 바가 없어요. 경치도 좋고요. 아이들 때문에 매년 캠핑을 가는 편인데, 월미공원은 무엇보다 가깝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매년 올 것 같은데요?”
하나 둘, 캠핑 족들이 캠핑장에 자리를 잡는다. 아이들도 일손을 보태 텐트치기에 나섰다. 어렵지 않게 준비를 마친 그들의 캠핑이 시작된다.
월미공원 캠핑장에서는 지켜야 할 몇가지 규칙사항이 있다. 먼저, 집에서 버너를 들고 와 사용해야 한다. 숯가루가 날리는 숯불은 화재위험이 있어 사용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공원 내부로는 차량을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월미공원 제1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한다. 그럼 정상까지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올라가야 하느냐고? NO! 서부공원사업소에서는 입·퇴소시마다 차량을 이용해 캠핑장까지 데려다 주고 있다. 그 외에 ‘쓰레기 되가져가기’, ‘고성방가 금지’는 여느 캠핑장과 마찬가지다. 음식물 쓰레기는 공원에서 준비해 놓은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을 이용하면 된다.
월미 가족 캠핑장 외에도 인천에는 무료캠핑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송도3교 캠핑장이나 용유도 해변 캠핑장, 강화 동막 해변 캠핑장, 아직은 준비 중인 아라뱃길 오토캠핑장 등 찾아보면 동네마다 숨은 캠핑장들이 있다. 주머니도, 발걸음도 가볍게 떠나는 무료캠핑. 운이 좋다면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좋은 캠핑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캠핑이나 갈까?
월미 전망대 캠핑장
캠핑참여 신청 : 8월 27일까지
캠핑장 이용시간 : 당일 17시 ~ 익일 10시
문의 : (서부공원사업소) 032-440-5926
차지은 청년기자 minsable@hanmail.net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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