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사람을 ‘인천짠물’이라 부른다. 삼면이 바다와 접한 우리나라에서 바닷가와 인접한 곳이 많건만 유독 인천만 짠물로 불리는 것은 왜일까? 그건 아마도 인천에 많았던 염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모두 공단이나 아파트단지로 바뀐 가좌·백석·십정동 일대와 남동·군자 지역이 불과 20~30여 년 전까지 모두 염전이었다. 염전은 사라졌지만 인천 소금밭은 아직까지 ‘인천짠물’ 이름 속에 녹아 있다.
8개월간 자연이 주는 선물, 천일염
많은 인천 염전이 역사 속에 사라졌지만 인천 옹진군 시도리에는 옛날방식 그대로 천일염을 만드는 곳이 있다. 점심식사를 마친 네 명의 염부가 일을 시작한다. 가을 햇볕이 따갑지만 10월 마지막 작업 손길이 바쁘다. 천일염은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 동안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도
“올해는 평작에 못 미쳐요. 작년에는 20kg포장으로 3만개 정도 작업했는데 올해는 장마가 너무 길어서 작년만큼 안 되네요.” 강성식 사장이 바삐 염전을 오가며 소금을 모은다. 뜨거운 가을볕에 육각기둥 소금 결정이 반짝인다.
강성식 사장이 이곳 염전을 맡아 소금을 생산한 지 15년이 되어간다. 마진이 적어 소금생산을 포기한 폐염전이 인천에는 몇 군데 남아있다. 소금장사가 재미가 없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강성식 사장에게 염전은 평생직장이다. “전 그냥 평생직업으로 생각해요. 어떨 땐 취미로 생각하기도 하구요. 피곤하게 생각하지 않고 즐기면서 일하지요.”
노동강도가 높기로 소문난 염전 일에 그는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저수지에서 유입된 바닷물이 이곳 난찌에서 모여요. 난찌에서 느티로 올려진 바닷물은 1방에서 5방까지 가면서 소금의 농도를 만들지요.”
31도의 소금 농도를 15도와 혼합시켜 25도 소금을 만들기까지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단순히 바닷물이 증발되면 소금이 되는 게 아니다.
첫맛은 짜나 뒷맛은 단 인천 소금
“시도 소금은 잘 녹고 잘 여물어 인기가 좋지요. 첫맛은 짜지만 뒷맛은 달지요. 그런데 언제까지 이런 맛난 소금이 계속 만들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뒤를 누가 이어 소금 작업을 할지...” 네 명 염부의 평균 나이는 67세다. 취미처럼 즐겁게 일한다는 72세 사장님도 땡볕에서 작업하는 게 그리 녹녹치는 않을 것이다. 염부들의 구리빛 피부가 8개월간 흘린 땀방울을 짐작케 한다.
깜장 결정지에 하얀 소금이 고새 내려 앉았다. 하얀 꽃은 여기저기서 피어나고 있었다.
옹진군 시도리 염전에는 뜨거운 햇볕과 시원한 바닷바람이 만나 바다의 보물이 탄생된다. 그곳의 소금이 더욱 빛나고 맛있는 이유는 염전을 지키고자 고된 나이 무릅쓰고 노력하는 염부의 땀방울이 녹아서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곧 김장철이다. 배추 숨을 죽이기도 하고, 김치 속에 훌훌 뿌려져 맛난 김장김치로 탄생될 그곳에 시도 소금이 빛을 발하길 기대해 본다.
강원염전 -인천시 옹진군 시도리
010-8535-6461, 010-9498-6622
이현주 객원기자 o7004@naver.com
자료 : 인천시 인터넷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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