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문화마을 골목 탐방기
'우각로 생애사길'
정식 지명은 아니지만 인천의 '배다리'는 인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친숙한 동네이다. 배다리는 한국근대사의 전개 과정 속에서 근매문화 역사의 근원지로 오늘날의 금창동 일대를 말하는 데, 개항 이후 몰려온 일본인들의 요구로 제물포 해안에 개항장이 조성되면서 이곳에서 밀려난 조선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식민지시대에 들어 일본인들이 이 일대에 성냥공장, 간장공장, 고무신 공장을 건립하여 운영하면서 조선인 노동자들이 터전을 잡고 살던 곳도 배다리였다. 이처럼 배다리의 탄생은 자연발생적인 것보다 일본에 의한 정치적 상업자본주의적 압박에 따라 생긴 곳이다.
전국에 있는 많은 '배다리'는 대부분 바다와 강 그리고 개울을 끼고 조성되었는데, 인천도 역시 바다와 연관성이 있다. 밀물 때면 성창포구를 따라 들어온 바닷물이 긴 갯고랑을 이루어 작은 배를 댈 수도 있었고, 근해에서 잡은 해산물과 인천 인근의 논밭에서 가꾼 뭍의 물산들이 모여 배다리 일대에는 일찍부터 큰 시장이 생겨났다. 전쟁통에도 살아남아 생존을 위해 모여든 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었고, 전쟁 전후 복구의 고단한 과정을 거치면서 배다리 주변으로 헌책방들이 들어서면서 향학열을 불태우던 인천 지성의 태반 또한 배다리 출신이 많았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들로 배다리는 인천 사람들에게 그 이름만으로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우각로 '생애사길' 하지만 이런 배다리도 이젠 개화기의 자취와 흔적만이 남은 채 쇠락하고 있다. 인천 외곽 지역이 크게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배다리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이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우각로에 생겨난 '신여성길'과 '생애사길'이다. 인천도시공사는 이 곳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우각로를 '신여성길'과 '생애사길'로 나누어 관광코스로 만들고 있다.
오늘은 그 중 '생애사길'을 직접 탐방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생애사길이란 이름 그대로 주민들의 살아 온 그리고 지금 사는 이야기가 담긴 곳이다. 삶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있는 '생애사길'의 시작은 도원역 인근 도원교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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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어울림 갤러리 '철길 어울림 갤러리'는 도원교를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철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감상할 수 있다. '철길 어울림 갤러리'는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의 작품으로 그림과 '행복을 가꾸는 이야기'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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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영동 할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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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영동 벽화골목 '철길 어울림 갤러리'를 따라 걷다보면 길 오른편에는 '창영동 벽화골목'의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창영동 벽화골목'은 생애사길과 신여성길 등 우각로 전체에 걸쳐 그려져 있는데, 이 곳은 지난 2007년부터 2012년 봄까지 창영초교 인근에서 '기억과 새로움의 언덕'이라는 문화공방과 마을카페를 운영했던 '퍼포먼스 반지하'가 2007년 우각로 공공미술프로젝트를 비롯한 각종 공동체예술프로그램을 주민들과 함께 진행했던 곳으로, 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작품들은 이 마을의 역사 및 주민들의 삶의 모습과 이야기, 꿈을 담은 벽화 작품은 물론,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간판 작업, 주민들과 함께 한 텃밭과 마을 안내 이정표와 벤치 등이 골목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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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작소 '풍경너머 또 다른 세상' 창영동 벽화골목을 살펴보고 다시 철길로 돌아오면 철길에 위치한 어린이공원 인근에 있는 목공작소 '풍경너머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 이 곳은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임병수 씨가 운영하는 목공작소로 목재를 활용 예술성과 실용성을 결합한 다양한 형태의 조형물을 만들어 도시 공간에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을 하고 있다. 어린이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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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펴본 우각로 '생애사길'은 마을 주민들의 노력과 이해 없이는 불가능한 문화 공간이다. 누군가 내 집을 마음껏 둘러보고 사진을 찍게 만들어 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소중한 집과 골목을 관광지로 내어 준 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고 피해를 주지 않도록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마을을 둘러보자. 혹시라도 마을 주민을 만난다면 반갑게 감사의 인사를 나누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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