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자동차가 내 눈 앞에
자동차박물관 카페
박물관에서 음식섭취? 상상도 가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중구 신포동에 있는 ‘자동차박물관’이라면 가능하다. 이곳은 박물관과 카페의 경계가 없다. 그곳에 있는 건 자동차와 음식과 사람, 그리고 자동차를 사랑하는 마음뿐이다.
“와! 이것도 있네?” 라며 한 학생이 진열장으로 다가간다. 두 살배기 아기 때부터 자동차 디자이너가 꿈이었다는 그 아이는 이제 박물관에서 음식과 전 세계 자동차를 함께 소화시켰다.
눈으로만 보던 박물관이 만지고, 먹고, 맡고, 들을 수 있는 놀이터가 되었다. 학생 뿐 아니라, 어른들을 위해 저녁에는 세계맥주를 판매하기도 한다.
“자동차의 본질에는 ‘자유’가 있어요.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는 자동차를 두고 경직된 상태로 갇혀서 본다는 건 모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자유롭게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에 박물관카페를 열었습니다.”
누나와 함께 박물관을 운영하는 장태호 씨는 큐레이터 역할을 하며 관람객에게 자동차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장 씨는 자동차를 보고 눈이 반짝이는 학생을 보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런 친구들을 보면 ‘나 같은 놈’이라는 생각에 동질감이 느껴져요. 자동차에 꿈이 있는 친구들이 이곳에서 영감을 얻고, 꿈에 대한 확신을 얻고, 미래에 자동차 디자이너의 길을 걷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장태호 씨
장씨는 한 때 자동차디자이너가 꿈이었다. 산업디자인을 하던 그가 이벤트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극단 ‘파란’의 대표가 되었다. 하지만 자동차에 대한 열정이 그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어린 소년은 어느 날 ‘미니카(다이캐스트)’를 보고 반해버렸다. 그게 시작이었다. 점차 시대별로 자동차를 모으고 중구에 자동차박물관을 열게 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는 고종황제가 인천항을 통해 들여온 자동차였어요. 여기 중구가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가 시작된 곳이죠.”
고종황제가 들여온 최초의 자동차
세계최초 자동차
공간을 가득 메운 자동차들은 시대별로 깔끔하게 정돈돼있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고종황제가 타던 대한민국 첫 번째 자동차.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자동차의 모습을 미니카로 관람할 수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위한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관람을 마친 후 클레이(점토)로 직접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듯, 자동차를 관람하고 자신만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겁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디자인 감각도 일깨울 수 있습니다.”
완성작을 보니 어린아이의 작품 같지 않게 정교하고 디자인감각이 살아있다.
50년대 자동차 디자인
처음엔 부모님이나 지인들의 반대도 있었다. 최소 30만원 이상하던 미니카를 한 달에 몇 개씩 구입하는 장씨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의 자동차 사랑을 막진 못했다. 말 그대로 그는 ‘못 먹고, 못 입어’ 가며 자동차를 모았다.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것들은 미국 이베이(경매싸이트)를 통해 구하고, 가끔 운이 좋게 나오는 개인소장품을 발 빠르게 움직여 데려오기도 한다. 기다리는 것은 그의 일상이 되었다.
그는 자동차의 ‘디자인’에 열광한다. 자동차 수집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자동차디자인 관련 원서까지 구해서 소장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한국자동차는 세계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에서는 외제차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죠. 젊은 사람들도 예쁜 디자인을 찾다보니 외제차를 구입하게 되고요. 국산차량이 설 자리를 외제차에 뺏기고 있는 겁니다. 우리의 기술로 만든 차량이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국내자동차 보급에 더욱 힘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다. 같은 자동차도 더 예쁜 것을 찾기 마련이다. 오감만족 자동차박물관에서 세계 자동차디자인 시장을 이끌어 갈 인재가 나올 날을 기다려본다.
차지은 청년기자 minsable@hanmail.net
미니 자동차 박물관 카페 : 인천 중구 신포동 11-4, ☎765-5392
자료 : 인천광역시 인터넷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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